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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찹쌀떡, 번데기, 그리고...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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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선 [peterpan65] 쪽지 캡슐

2002-02-19 ㅣ No.30016

 저녁때 나탈리아와 오붓(?)하게 저녁을 먹기위하여 식사준비를 하고 있을때였습니다.

 

퇴근들이 다소 늦기에 남들보다 저녁식사가 늦은편이지요.

 

주방에서는 기특한 솜씨를 보이는 그녀의 토닥토닥 소리가 울리고 저는 안방에서 컴퓨터를 켜놓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바깥에서 아주 정겹고 반가운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지금은 듣고 싶어도 잘 들을수 없는 그야말로 정겨운 소리였지요.

 

"찹싸~알 떡!메밀무~욱!!"

 

아무 생각없이 듣고 있는 순간 전 저도 모르게 입에서 메밀 무~욱! 소리를 따라 하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렇게 무의식적으로 몇번 따라하는 순간, 주방에 있던 그녀의 웃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제서야 "아! 지금 내가 따라하고 있구나!" 함을 알았습니다.

 

그러면서 갑자기 내 어릴적 정겨웠던 소리들이 하나 둘씩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들어볼 수 없는 그소리들을 하나 하나 떠올리자 아련한 생각에 지금의 나를 돌아볼수 있었습니다.

 

무엇들이 있었을까요?

 

어렸을적 우리들을 심한 유혹에 빠지게 만든 그 기다려지던 소리...

 

"아이스 께이끼~"

 

비록 그것이 불량식품이었을지는 모르지만 맛만큼은 지금의 그 어떤 고급 아이스크림을 먹어도 그때의 그 독특한 맛을 못 찾겠더라구요.

 

또 있었습니다.

 

그 소리가 재미나서 항상 방안에서 누워있다가도 따라하곤 해서 어머니를 웃겨드렸던 소리인데, 이소리 흉내는 지금도 잘내기에 사실 글보다는 직접 내소리를 들어야 실감날텐데...방법이 없음이 아쉽네요.

 

"고장난 시계나 머리카락 팔아요오오~ 된자앙~팔아요~!!!"

 

전 당시에 된장 판다는 소리는 이해를 하고 있었어도 머리카락 판다는 소리가 무슨소린지 도통 모르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서울의 명물 아저씨라는분이 있었습니다.

 

갸냘프게 생긴 노인이셨는데 목소리도 아주 갸냘픈소리로 외치던 소리...

 

"어리굴젖이나 새우젖 사세요!"

 

이소리는 약간 꼬부라진 소리로 워낙에 빨리하는 바람에 전 어렸을당시 도대체 저 소리가 무슨 소린가? 무척 궁금해서 동네 형들에게도 물어 봤지만 다들 안다고 나서서 설명을 해도 제대로 맞힌놈들은 하나도 없었던것 같습니다.

 

그 아저씨가 자전거 뒤에 광주리를 끌고 나타나면 우리들은 쫓아다니며 그 어려운소리를 목소리 흉내 내가며 쫓아다니다 "이눔의 자식들!!" 호통에 혼비백산하여 달아나던 기억도 납니다.

 

또 하나가 기억이 납니다.

 

모두들 얼굴이 찌푸려지며 그 냄새가 싫었지만 그래도 왠지 맡으면 맡을수록 묘한 자극이 되었던 그것을 당시엔 지게로 사람이 직접 실어 날랐었지요.

 

      " 퍼!"

 

냄새는 지독해도 그것을 직접 푸는 장면은 안놓치고 볼려고 왜? 기웃거렸는지 지금도 이해가 잘 가지는 않지만 어쨌든 그소리도 이젠 정겨움마저 불러오는 추억의 소리가 되어버렸습니다.

 

"자아~삼천만의 영양간식 뻐~언!디기 뻔! 디기디기 뻐~언!"

 

이 번데기 장사아저씨만 왔다하면 그야말로 동네 아이들은 고기병 걸린 아이들 마냥 우르르 몰려 너나 나나 코묻은 동전을 내밀었었지요.

 

그 원뿔로 접은 종이속에 담아준 번데기를 손에 쥐노라면 어깨가 으쓱해지고 미처 어머니에게 동전을 못얻어 나온 애들은 콧구멍속 누런 코를 들락날락거리며 나 하나만 주라! 하며 애걸복걸 하곤 했지요.

 

그럼 바로 이때가 딱지나 구슬치기에서 원한 관계가 있던 아이들에게 보복할 수 있던 절호의 기회가 되곤 했습니다.

 

실컷 약올리다 구슬 몇개 얻고 딱지 몇장 얻어서 한번 입속에 털어주기도 했지요.

 

절대 상대방 손에는 못쥐게 하고 입만 아~벌리라고 해놓고는 슬슬 털어도 줬지요.

 

그러나 절대로 줄수 없는 그것...그것은 바로 그 종이 뿔쪽에 달랑 하나 담겨져 있던 번데기 한알 입니다.

 

다 먹은후 그 종이를 주욱 펼쳐서는 그속에 감추어진 번데기 한알을 꺼내 먹는 맛이란...

 

이런 저런 잊혀진 소리를 나탈리아와 저녁식사를 하며 떠올리자 그녀는 한사코 기억이 안난다며 발뺌합니다. *^e^*

 

"어머! 그랬었어?? 난 신세대라...자...알!" 하며 시침떼는 그런 자기도 우스운지 막 웃습니다.

 

지금 배경음악으로 나가는 노래가 [Mary hopkins]의 [Those were the days]란 곡인데 기억들 나시죠?

 

지나간 추억을 떠올리며 옛친구를 그리며 그때가 좋았었지...하는 추억과 그리움을 노래하는 내용의 곡입니다.

 

제가 참 좋아하는 노래이기도 하고요.

 

오늘은 미디음악으로 소개시켜드렸지만 다음번엔 MP3로 한번 소개해 드릴게요.

 

지금 자료를 찾아보는데 아직 못찾아서 임시로 미디로 올렸습니다.

 

이따금씩 삶속에서 문득 문득 찾아오는 반가움들이 짬속의 여유로움을 안고 있으면 많이 있을 것입니다.

 

오늘 그 찹쌀떡 장사에게 고마움을 느껴봅니다.

 

이제서야 아! 아까 뛰어나가서 사올걸! 하는 후회가 듭니다.

 

또 한번 안지나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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