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자유게시판

돈 이야기 하나...

스크랩 인쇄

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02-03-18 ㅣ No.30994

 요즘은 판공성사 때입니다.

시골의 작은 성당도 판공성사 표를 나누어 드립니다.

본당 신부에게 성사를 보시기 어려운 분이 계실까 해서 손님 신부님을 모셨습니다.

 

 아주 친한 동창 신부님입니다. 서울에서 오셨습니다.

동창이 부탁을 하니 기쁜 마음으로 하루 전에 오셨습니다.

만남은 늘 즐거운 것, 이런 저런 이야길 나누다 보니 어느덧 밤이 깊어집니다. 다음날 신부님은 성사를 주셨습니다. 많은 분들이 성사를 보셨고, 그리고 성사를 보셔서 그런지 모두들 얼굴 표정이 밝아 보였습니다.

 

 서울에서 모임도 있고, 그래서 점심도 드시지 못하고 바로 가셔야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교우분들이 길게 줄을 서서 성사를 보시고, 수녀님들께서도 보시고, 미안할 정도로 많은 분들이 성사를 보셨습니다.

 

 정말 작은 정성으로 서울가시는 길에 기름 값을 조금 드렸습니다.

그런데 친구 신부님은 결국 그  작은 정성을 도로 놓고 가셨습니다.

아무리 이야길 해도 막무가내입니다.

 

 한용운 스님의 시가 생각납니다.

"남들은 자유를 사랑한다지 마는, 나는 복종을 좋아하여요.

자유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당신에게는 복종만 하고 싶어요.

복종하고 싶은데 복종하는 것은 아름다운 자유보다도 달콤합니다.

그것이 나의 행복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나더러 다른 사람을 복종하라면 그것만은 복종할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을 복종하려면, 당신에게 복종할 수 가 없는 까닭입니다."

 

 돈이나, 명예나, 권력이나, 욕심에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늘 주님께 복종하는 그 동창 신부가 있어서 참 자랑스럽습니다.

그 동창 신부가 있어 참 행복합니다.

 

 

 

 



550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