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ㅣ생활ㅣ시사용어 건강상식ㅣ생활상식ㅣ시사용어 통합게시판입니다.

할머니의 여름 간식

스크랩 인쇄

이장성 [jslee9742] 쪽지 캡슐

2010-08-14 ㅣ No.650

어머니가 내오신 푸짐한 간식으로 한여름 더위쯤은 물리치던 시절이 있다.

먹을 것이 귀하던 그때, 마음만은 부러울 것 없던 그 시절 여름밤으로 돌아가보려 한다. 

요리연구가 김숙년 선생이 들려주는 여름밤 옛날 간식 이야기.
 



찐 옥수수와 감자 한 소쿠리


그 시절 가장 흔한 농작물은 옥수수와 감자였어요. 집집마다 밭 가운데엔 감자가, 가장자리에는 옥수수가 심어져 있었지요. 덕분에 배가 꺼질 늦은 저녁이면 온 가족이 둘러앉아 희뿌연 김이 오르는 찐 옥수수와 감자를 자주 먹었어요. 어머니는 마당 한가운데에 콩깍지를 태워 모기를 쫓고, 할머니는 손자 손녀를 위해 매일 밤 이야기보따리를 풀었지요. 옛날이야기를 들으며 옥수수로 하모니카를 부는 아이, 모기를 잡겠노라며 손뼉을 치는 아이, 어느새 잠들어버린 아이…. 8월 무더위를 견디던 우리 집 풍경이랍니다.

⊙ 찐 감자

· 재료 : 감자(중간 크기) 5개, 물 2컵, 소금 1작은술

· 만들기 :

1. 냄비에 감자를 담고 소금물을 부어 센 불에 끓인다.

2. 물이 끓기 시작하면 중간 불로 줄여 20~30분 정도 푹 익힌다.

3. 젓가락으로 찔러보아 부드럽게 들어가면 불을 끄고 식힌다.

⊙ 찐 옥수수

· 재료 : 옥수수 5개, 소금·설탕 1큰술씩, 물 5컵

· 만들기 :

1. 냄비에 옥수수를 넣고 옥수수가 잠길 정도로 물을 붓는다.

2. 소금과 설탕을 넣어 센 불에서 10분, 중간 불에서 10분, 약한 불에서 10분 삶은 뒤 불을 끈다.

3. 10분 정도 뜸 들인 후 소쿠리에 건져 물기를 뺀다. (*이 칼럼에서 재료에 표시된 1컵은 250cc 기준입니다.)
 



할머니의 별식, 칼싹둑이


가장 기억에 남는 여름철 별미는
열무김치와 오이소박이를 곁들여 먹던 칼싹둑이예요.

칼로 '싹둑싹둑' 국수를 자른다고 해서 할머니는 칼국수를 '칼싹둑이'라 불렀지요.

가족 40명이 모여 살던 큰집이라, 칼싹둑이가 상에 올라오는 날이면 할머니, 어머니, 숙모들이 대청마루에 한데 모여 밀가루와 콩가루 반죽을 홍두께로 미는 진풍경이 펼쳐졌지요. 집안의 가장 큰 어르신인 할아버지 생신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음력 6월이었는데, 매년 이맘 때 우리 집은 한 달 내내 잔치를 벌였어요.

특히 시골에서 올라온 손님이 묵는 날엔 할머니는 어김없이 칼싹둑이를 만들었어요. 밭에서 딴 애호박과 말린 표고버섯을 고명으로 올려 한 그릇 푸짐하게 내면 '후루룩' 들이켜느라 정신이 없었죠.

⊙ 애호박칼국수

· 재료 : 애호박 100g, 표고버섯 2장, 대파 1대, 달걀 2개, 다진 마늘 ½큰술, 진간장·소금 적당량씩, 식용유 약간, 반죽(밀가루 1컵, 생콩가루 ⅓컵, 물 ½컵, 소금 ½작은술), 국물(멸치 25g, 다시마 10×10㎝ 1장, 물 2ℓ), 고추간장(풋고추·붉은고추 1개씩, 실파 2뿌리, 진간장 1큰술, 청장 ½큰술, 깨소금·고춧가루 1작은술씩, 참기름·물 약간씩)

· 만들기 :

1. 밀가루와 콩가루를 섞어 체에 내린 뒤 소금물을 조금씩 넣으며 치댄다. 반죽이 완성되면 마르지 않도록 젖은 면보로 덮는다.

2. 멸치는 내장을 제거하고, 다시마는 면보로 살짝 닦는다. 냄비에 물과 멸치, 다시마를 넣고 끓인다. 끓기 시작하면 5분 뒤에 다시마를, 15분 뒤에 멸치를 건진다.

3. 애호박은 채썰어 소금에 살짝 절이고, 표고버섯은 미지근한 물에 불린 뒤 기둥을 떼고 곱게 채썬다.

4. 달군 팬에 식용유를 살짝 두르고 ③을 볶는다.

5. 달걀을 풀어서 체에 거른다.

6. 도마에 밀가루를 뿌리고 ①을 밀대로 얇게 민 다음 접어서 칼로 채썬다.

7. 끓는 국물에 밀가루를 가볍게 털어낸 ⑥을 넣는다. 국수가 투명하게 익으면 다진 마늘과 어슷하게 썬 대파를 넣고 진간장과 소금으로 간한 뒤 ⑤의 달걀을 넣는다.

8. 그릇에 ⑦을 담고 그 위에 ④를 얹은 뒤 고추간장을 곁들여 낸다.
 



비 오는 칠월칠석에는
밀전병


비가 오면 부침개가 생각난다고 하죠? 저는 여름 한가운데 자리한 칠월칠석,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면서 먹던 밀전병이 떠오릅니다. 밭에서 갓 딴 애호박을 채썰어 넣고 부친 뽀얀 전병과 고추장을 넣은 붉은 전병을 접시에 한가득 담아내면, 애어른 할 것 없이 우르르 몰려들었죠. 밀전병 하나도 취향대로 골라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배려, 이것이 우리네 어머니들의 푸근한 인정이지요.

⊙ 호박밀전병

· 재료 : 반죽(밀가루·물 1컵씩, 소금 ½작은술), 애호박 1개, 소금 1작은술, 식용유 적당량

· 만들기 :

1. 애호박은 곱게 채썰어 소금에 살짝 절인 뒤 면보에 싸서 물기를 꼭 짠다.

2. 밀가루에 소금을 넣고 물을 조금씩 부으며 반죽한 뒤 ①을 넣고 고루 섞는다.

3.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②를 떠 넣어 얇게 지진다. 반죽이 투명하게 익으면 3×4cm 크기로 썰어 낸다.

⊙ 고추장밀전병

· 재료 : 밀가루 1컵, 고추장 1큰술, 물 ¾컵, 풋고추 2개, 식용유 적당량

· 만들기 :

1. 풋고추는 반으로 갈라 씨를 털어내고 송송 썬다.

2. 그릇에 밀가루를 담고 물을 부어 멍울이 생기지 않게 치댄 뒤 고추장을 고루 섞어 반죽한다. 여기에 ①을 넣고 섞는다.

3.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②를 떠 넣어 얇게 지진다. 노릇하게 익으면 3×4㎝ 크기로 썰어 접시에 담아낸다.

⊙ 고추초장

· 재료 : 풋고추·붉은고추 ½개씩, 실파 약간, 깨소금 1작은술, 진간장 2큰술, 식초·물 2작은술씩

· 만들기 :

풋고추와 붉은고추, 실파를 송송 썬 뒤 진간장, 식초, 물, 깨소금을 넣고 섞는다. 호박밀전병에 곁들이면 좋다.


한 여름, 영양을 빼곡히 채운 그 맛


사계절 중 무더운 여름부터 추석이 오기 전까지 먹을 것이 가장 풍성하던 시기입니다. 어머니는 강낭콩을 따는 날이면 늙은 호박에 쌀가루와 밀가루, 강낭콩, 은행 등을 섞어 뭉근한 강낭콩범벅을 만들어주셨지요. 지금 먹어보면 사실 별 맛은 없어요. 그래도 곳간에 있는 은행이며 대추, 팥 등을 한데 모아 직접 만들어주신 손맛이 어찌 달콤하지 않겠어요.

⊙ 강낭콩범벅

· 재료 : 늙은 호박 200g, 강낭콩·삶은 팥·볶은 은행·멥쌀가루 ½컵씩, 밀가루 ¼컵, 물 1½컵, 소금 1작은술, 설탕 ½큰술

· 만들기 :

1. 늙은 호박은 4등분하여 씨를 빼고 속을 긁어낸 뒤 껍질을 벗긴다.

2. 냄비에 호박을 큼직하게 잘라 넣은 뒤 물 ¾컵을 부어 끓인다. 호박이 뭉근해지면 강낭콩을 넣어 한소끔 끓인다.

3. 멥쌀가루와 밀가루는 한데 섞은 뒤 나머지 물을 부어 갠다.

4. ②의 콩이 모두 익으면 ③을 넣고 나무 주걱으로 저으며 섞는다.

5. ④에 팥과 은행을 넣고 소금과 설탕으로 간한 뒤 뜸을 들인다.


무더위 몰아내는 건강음료 한 잔


햇보리가 나는 여름에는 보리수단을, 가을이면 가래떡으로 떡수단을 해주셨어요. 밖에서 놀다 들어온 목마른 아이에게 건네는 보리수단은 엄마의 정성이 가득 담긴 여름 음료예요. 시원한
오미자물에 동동 띄운 투명한 보리수단 한 그릇이면 무더위는 물론 출출함이 단번에 사라졌지요.

⊙ 보리수단

· 재료 : 햇보리 ⅓컵, 녹두녹말 ½컵, 잣 1큰술, 화채국물(오미자 농축액 ¼컵, 물 4컵, 꿀 적당량)

· 만들기 :

1. 햇보리는 박박 문질러 씻은 뒤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헹군다.

2. ①을 손으로 누르면 으깨질 정도로 푹 삶은 뒤 찬물에 식혀 물기를 충분히 뺀다.

3. 체로 친 녹두녹말에 ②를 굴려 고루 묻힌다음, 끓는 물에 삶아 다시 찬물에 헹군다. 이 과정을 3번 반복하면 보리에 윤기가 난다.

4. 물에 오미자 농축액과 꿀을 섞어 화채국물을 만든다. 오미자 농축액이 없다면 찬물에 오미자를 우린 뒤 꿀, 설탕을 섞는다.

5. 화채 그릇에 ④의 국물을 담고 ③의 보리수단과 잣을 띄워 낸다. 

우먼센스 기획|이명희 기자 *사진|김남용 *요리|김숙년, 이호영


793 0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