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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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과이】☞ 여러분의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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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혁준 [es75] 쪽지 캡슐

2002-08-03 ㅣ No.36882

 

 

†찬미예수님....

안녕하세요?

저는 성 남종삼 요한성당에서 신앙 생활을 하고 있는 서혁준 스테파노입니다.

제가 파라과이로 이민을 한 것은, 유아시절부터 외할머니를 따라 성남 신흥동 성당을 다니다 전 가족(부모님과 여동생)과 함께 당시 초등학생이였던 1985년 이었습니다.

이미 이전부터 18년동안의 이민생활 중 본당을 맡고 계신 민정식 라파엘 주임신부님을 통해 저희 가족은 모두 세례와 견진 성사를 받았고, 초.중.고등학교와 대학을 현지에서 졸업하고 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다 한국으로 직장을 옮기게 된 3년 전 까지 레지오 마리애 학생부를 거쳐 청년부 쁘레시디움 간부로서 그리고 꾸리아와 주일학교 초등부 교사 교감으로서 주님께서 주신 맡은바 직분을 충실히 지키려 노력해 왔습니다.

 

저희 성당은, 이미 올라와 있는 몇 몇 글 처럼 민정식 라파엘 주임신부님께서 17년째 사제직을 수행 하고 계십니다.

저 또한 한 본당에서 너무나 오랜 기간 재임하신 민 라파엘 신부님께서 이제 그만 다른 곳으로 가셔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 뜻을 같이 하고 있는 사람중 하나 입니다.
그러나 내용면에선 글과는 달리 상당 부분 왜곡된 면이 있어, 이렇게 용기를 내어 글을 올리려 합니다.

떠나실 분은 떠나야 하는것이 옳지만 이 것은 정말 방법이 옳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만을 두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희 본당 문제로 이렇게 글을 올리는 것 자체가... 사실 부끄럽고 죄송스럽습니다. 그러나 이 글을 쓰면서 먼저 한 가지 분명히 밝혀 두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사실 전, 평신도로서(제 본연에 충실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교회 내분이나 어떤 소용돌이에 관여할 마음은 없습니다. 또 다른 이들의 입에 제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은 절대로 싫어하면서, 이 글을 올리는 목적은 저희 성당 분열을 부축이고, 내부 실사정을 모르시는 한국(또는 외국에 거주하시는)우리 교우 형제분들께 어떤 의도인지 모르는 잘못된 내용들이 전해지는 것에 걱정이 되어 이렇게 용기를 내어 제 실명을 밝히기로 마음 먹은 것입니다.

또한 상기, 저를 소개할 때 말씀 드린 것 처럼 18년 동안의 본당 공동체 생활을 통해 저희 성당 내의 상황(개인적으로 민신부님, 이훌리아나, 그리고 글 올리신 임아녜스 자매님 포함)을 누구보다 자세히 알고 있어, 어느 쪽 한편에 서지 않고 객관적인 입장에 서서 설명해 드리겠다는 뜻을 우선 밝히고 싶습니다.

 

우선적으로 지적하셨던 주일학교의 문제점들 중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1) 가장 먼저 사목회 와 교사 사이의 커넥터의 문제 였습니다.

보조교사 시기 2년 정도의 경험 기간을 거친 후 정교사가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개인적 사정(한국 또는 제3국으로 재 이주, 건강, 결혼, 직장구직)등으로 인해 저를 비롯한 정교사 대부분이 98년을 끝으로 그만두게 되어 제대로 된 경험있는 후임 교사를 (양성)세우지 못한 탓으로 다음세대 99년 신학기 교사를 인수인계 기간 없이 급히 학부형 에서 4명을 선발 하였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학기년초 계획안 수립, 예산 편성 등에 진행상 문제가 생긴 것이 사실이고 교사회에서 소속분과(사목회 교육담당자)와의 긴밀한 협조관계가 이루어지지 못해 여러 가지 트러블이 있어온 것이 이후, 해가 갈수록 누적되게 되었으며, 저로서도 책임을 느끼는 일입니다.

또 물품 구입, 지출, 행사 진행에 관한 기안이 사목회로 전해졌다 해도 체계화 되지 못한 사목회의(기획부, 교육부, 청소년부와 경제부 등 각 담당 사이에)전문성의 부재로 효율적인 사목업무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매사 책임전가가 되풀이 되어 왔습니다.

따라서 교사회의와 사목회의에서 통과된 행사 계획안이 신부님이나 이정애(훌리아나)사무장의 일방적인 변경으로 취소 되었다기 보다, 되풀이 되고있는 핵심적인 문제는 교회 내의 상호 협력과 긴밀한 조직체의 부재 라는 점입니다.

 

2) 카톨릭센터(운동장)의 비품 사용에 관한 관리(제제)는 저희 성당 교우중 누구라도 해야 하는 의무입니다.

늘상 신부님과 훌리아나 선생님이 악역을 맡아야 하는 이유는, 나머지 신자들이 해야할 관리의 의무를 소홀히 하기 때문이 아닌가요?

해마다 늘상 부서져 나가는 성당 집기들, 심지어는 의자에 발을 대고 책상에 앉아 담배를 피워 물고 있는 한창 나이의 몇몇 중고등부 학생들에게 복도에 지나며 이것을 보시는 교우 어른들께선 한마디 따끔한 질책이라도 하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이나마 관리를 안하면 분실될 교회 물품들에 대해선 누가 책임을 지겠습니까?

문단속도 마찬가지입니다.

매번 열쇠를 빌려가서 반환하지 않고, 아무도 없는 교리실은 활짝 열려있는데, 환히 켜져 있는 불과 혼자 돌고있는 선풍기... 이를 관리해야 하는 것은 정작 우리인데...

 

3) 사제의 피부 접촉? 사실 이건 정말 웃음이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오해라고 해야 할 까요?

파라과이를 비롯한 대부분의 라틴권 국가는 ’Besito’ 라고 하는(한국어로 표현하자면 가벼운 키스) 인사법이 있습니다. (몇몇 라틴국가에선 남성끼리도 이 방식으로 인사 하지만 파라과이에선 흔히) 남성과 여성 사이에, 그리고 여성끼리, 처음 만났거나, 또는 절친한 친구와, 스승과 제자 사이, 부모자식 지간, 또는 오랜만에 만난 이들이 반가움을 표하는 방법으로 양 볼에 키스를 하는 인사법이죠.

이를 가지고 사제의 지나친 스킨십, 입맞춤이라 트집(?)을 잡으신다면, 지금 이 순간 한국에 들어와 김치를 먹는(한국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외국인에게도 돌을 던지실 건가요? ^^

 

4)주일학교 학생들의 본당에서의 대우에 관해,

어린이들 증가로 교리실이 부족하여, 교리실 수에 맞춰 아이들을 줄이라는 모순된 말씀을 하셨다는데, 출석하는 학생은 사실 지난주 주일학교 미사를 가 보니 주일학교 학생은 유아부에서 초등부6학년까지 채 30명이 안되더군요. (참고로 제 머리속으로 간단히 따져봐도) 저희 성당 교실은 9개가 넘으며 1교실 당 최소 20명씩은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인데,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성당 차량 운행 금지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라고 보네요.

한국처럼 각 동네 마다 있는 성당이 아닌, 파라과이에 거주하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유일한 본당이다 보니 학생숫자로는 몇 안되지만 뿔뿔히 흩어져 있는 각 가정으로 차량 운행을 한 다는것도 무리가 있지 않았을까요?

한가지 예로 저희 집은 San Lorenzo입니다. (한국으로 가정하자면 분당, 또는 일산 위성도시 정도에 해당)

또한 식당 옆에 비치된 학생들과 저희가 마시는 식수대는 지하수가 아닌, 냉각시설을 한 수돗물입니다.

90년대 초, 자랑스런 마음으로 우리들 손으로 벽돌을 쌓아 올려 지은 성당과 카톨릭 센터의 시설이지 않습니까? 그 당시만 해도 파라과이엔 생수 정수기 보급이 그리 높지 않은 상태였고, 또 미솔학원(성당 유치원) 건물은 제작년(2000년)에 완공이 된 것이구요.

헌금 건에 관해서도 그렇습니다. 빈부격차가 커, 빈민생활을 하는 이들을 하루에도 거리에서 수십명씩을 볼 수 있는 파라과이라는 나라에서, 생각없이 주머니에서 나온 낡고 너덜너덜하여 꼬깃해진 1000과라니 (우리나라 돈 300원이 채 안됨)를 바칠 때마다, 성전 앞에서 상인을 내 쫓으신 예수님 처럼, 강론 시간에 멜기세댁의 정성을 상기시키는 신부님 이십니다. 맥도널드 햄버거가 9000과라니 인데 성당앞에 모인 좌판에서 몇천과라니짜리 아이스크림과 하드를 사 먹고, 일주일에 한 번 바치는 헌금을 아무 성의없이 바치는 학생들에게 대체 우리는 어떤 교육을 시키고 있는 것 일까요?

개신교에서 강요하는 십일조에 의무에 비해서 우리의 정성은 오히려 너무나 부끄럽다고 생각되는것이 제 개인적인 생각 입니다.

 

5) 사제의 활성화 의욕 및 협조 부족?

사실 저희 신부님께선 무척이나 엄격하신 편이시죠.

그것은 당신 스스로가 한점 부끄럼 없는 분 이시라는 자신감 때문이기도 할 것 입니다.

1950년 한국 전쟁이 끝나던 한국이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입국하여 당시 고아들을 모아 사제로서 갖은 고생을 하시며, 한국과 한국인을 위해 70평생을 바치신 분입니다.

우리를 지칭 하실 때 당신 스스로가 "우리 한국인"이라고 말씀 하시며,

그 어떤 한국인 누구보다 한국인 다운,

우리에겐 누구보다 자랑스러운 교회 안의 어른 이십니다.

이러한 공로가 한국 정부에도 인정되어 대통령 훈장까지 받으셨는데, 당시 훈장대신 우리 한국인을 위하여 성당에 셔틀 버스 한 대를 기증해 달라는 청을 하여 버스를 얻은 일화는 우리 신자 누구나가 다 아는 사실입니다.

또한 이곳에서 현지 사회에 살다 말 못할 어려움이 생기면 누구보다 먼저 달려가셔서 스페인어 통역과 수습을 해 주시고, 한때 영주권과 쎄둘라가 없는 수많은 불법 체류 한인 교우들을 구해주신 것도 신부님께서 하셨던 일이였으며, 지금도 법률 문제나 여러 가지 문제로 호소할 곳 없는 한인들을 위해 그 연세에도 묵묵한 소 처럼 발로 뛰시는 신부님이 아닙니까?

그리고 만일 현지사회에 전혀 문외한 새로운 신부님께서 오신다면, 이러한 일들이 가능 할 것이라고 여기십니까?

오히려 손과 발이 되어 드려야 할 우리들이,

그 어떤 자신의 부귀영화를 바라셔서가 아닌, 한점 부끄럼 없는 공동체라는 가족 안에서 할아버지, 아버지 같은 분께 돌을 던지는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 것 인가요...?

 

어떠한 불의와 어려움 앞에서도 타협을 하시기 보다는 두 어깨로,

그리고 굳센 믿음과 신념으로 밀고 나아가시는 70평생을 한결같은 신부님께,

어찌 단 한번이라도 교회 내 사목 정책적으로 트러블이나 얄미운 시선으로 보는 이가 없을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대화와 이해로서 풀어나가야 할 교회 내의 크고 작은 해결안을, 이러한 비방의 말씀으로 해결 하신다는건... 저로서는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일 입니다.

 

교회의 분열을 조장하실 마음이 없다며 글을 올리셨지만,

생각해 보면 교회 분열을 위해 이 보다 더 한 일이 어디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작 우리 성당에서 부끄러운 건... 이런 스페인 신부님이 아니라, 꼬레아노(한국인) 신자 입니다.

지금 외국에 나와 서도, "월드컵 4강을 이룬 우리!" 라는 엊그제까지의 자랑스러움이, 지금 이때는 반대로, 한없이 부끄러워 지는 군요...

거듭, 성 남종삼 요한 성당의 신도로써 물의를 일으키게 된 점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 합니다.

수십년간 한인들을 위해 수고해 주신 분께 이러한 불명예의 멍에를 씌운다는것은 인간적으로도 우리의 도리를 벗어난 길 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감사의 박수를 치며 떳떳하게 보내드릴 수 있을수는 없을까 하는 마음에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군요.

 

저의 두서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좋지 않은 일로 형제분들의 걱정을 끼쳐드린 것 함께 가슴아파 하면서도,

글을 읽어주시고 저희 성당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여러분들의 기도를 바라겠습니다.

주님 안에서 저희 모두가 하나 될 수 있도록...

 

파라과이시각, 8월3일 새벽 4시.

굿뉴스를 보고 놀라운 마음으로 글을 올리는, 서 스테파노 올림.

 

 

제 개인 홈페이지 http://es75.byus.net 로도,
여러분들의 좋은 말씀과 기도를 부탁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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