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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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의 밤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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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03-03-15 ㅣ No.49771

 

 어제는 모처럼 저녁 식사를 하고 명동 거리를 걸었습니다. 낮의 명동은 일하는 사람들의 거리입니다. 모두들 바쁘고, 모두들 짧은 시간에 식사를 하고, 복장도 정장이나, 회사의 유니폼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밤이 되면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어 갑니다.

저녁 무렵이 되면 명동의 대표적인 명물이 되어버린 노점상들이 등장합니다.  물건도 다양하고, 가격도 저렴합니다.

첫째 먹 거리가 있습니다. 오징어 버터구이, 어묵튀김, 붕어빵, 강정, 떡 복이, 순대, 옛날 불량식품, 뽑기, 꿀 타래 등 참 다양한 먹 거리가 있습니다.

둘째 악세 사리가 있습니다. 여성들이 주로 필요로 하는 머리 핀, 반지, 귀 거리, 머리 밴드,  등이 있습니다.

셋째 약간 고가인 시계, 옷, 음반 등을 판매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어제는 많은 노점상들이 사탕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모양의 포장으로 사탕을 판매하는데 많은 젊은이들이 그 앞에서 사탕을 고르고 사랑하는 친구에게 선물로 주곤 하더군요.

한 젊은이가 그 사탕 앞에서 한참을 서 있더니 작은 사탕 바구니 하나를 고르더군요. 그러더니 아주 뿌듯한 표정으로 어디론가 갑니다. 아마 여자 친구에게 주기 위해서 가고 있겠죠.

 

 40분 정도 산보를 하는데,  많은 젊은 연인들이 그렇게 즐겁게 명동의 밤거리를 거닐고 있었습니다. 어느덧 그 모습을 예쁘게 바라보는 저도 이제 40대입니다. 마음만은 아직도 청춘인데...

 

 명동 밀레오레의 야외무대에서는 연인을 위한 노래자랑이 있었습니다. 당당하게 사랑의 노래를 부르는 연인들의 모습이 부럽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노래도 그렇게 잘 부르는지... 남자 친구의 노래를 지긋이 바라보는 여자 친구, 노래를 부르고 서로의 손을 꼭 잡고 무대를 내려오는 그 모습도 참 예쁘게 보입니다.

 

 제가 학생 때는 서로 사귀어도 남자와 여자가 조금은 떨어져서 길을 걸었습니다.  결혼을 해서도 늘 남편이  앞서 걸어가면 아내가 뒤를 따라 걷곤 했습니다. 명동의 밤거리에서 당당한 젊은이들을 봅니다. 자기의 끼를 유감없이 발휘하는 친구들을 봅니다. 그러면서도 자기 자신을 추스릴 줄 아는 모습을 봅니다. 제가 20대일 때는 취하도록 마시고, 그래도 성이 차지 않으면 주먹다짐도 하곤 했는데 지금 명동 거리에는 그런 모습은 거의 찾아 볼 수 없습니다.  

 

 명동의 밤거리는 아침이면 또 다른 활력과 생동감으로 변합니다. 거의 뛰다 시피 사무실로 가는 사람들,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살아가는 땀의 열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명동은 낮과 밤이 조화를 이루면서 서로를 인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낮만의 명동도 아니고, 밤만의 명동도 아닌 낮과 밤이 어우러지는 명동입니다.

 

 대통령이 특검법을 공포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적어도 제 눈에는 권위와 권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기자들과 주고받는 대화에서도 오만하지 않은 자신감이 느껴졌습니다. 이제 우리의 정치도 그렇게 변화와 개혁이 안정과 질서와 조화를 이루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상생의 정치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곳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자유와 젊음, 변화와 개혁이 사랑과 인내, 절제와 겸손이 함께 어우러져서 신명나는 판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이 판이 척박한 땅에 촉촉한 물기를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이 판에서 복음적 가치가 열매를 맺고, 그리스도의 향기가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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