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신앙상담 신앙상담 게시판은 비공개 게시판으로 닉네임을 사용실 수 있습니다. 댓글의 경우는 실명이 표기됩니다.

q 사랑은 회심으로 진화하는 생명체

인쇄

사랑과영혼 [61.106.106.*]

2006-04-17 ㅣ No.4109

 

   † 찬미예수

 

   좋은 질문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잠정 결론부터 말씀드리건데 요즘 제가 기도생활이 소홀하여 그랬는지 과거에 선명히 기억되던 자매님의 질문에 대한 응답을 섯불리 말씀 드리기가 어렵군요. 죄송합니다.

 

이곳에 저보다도 훌륭하시고 교리지식도 훨씬 밝은 분들이 적지 않을터이니 그분의 명답을 기대하면서 저도 나름대로 답을 다시 구하여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자매님께서 교회에서 수시로 베풀어주시는 세례 갱신의 은총으로 그리스도 왕직, 사도직, 예언직 은총 또한 선물 받으셨기에 망자를 위한 연미사 봉헌 자체에 대하여 그 가부를 떠나 이미 그 기도들을 주님께서 어여삐 보아주셨으리라 믿습니다. 300배 600배의 은총을 다시 주시려 함을 믿습니다.

 

자매님도 잘 아시다시피 전례를 앞당겨 살기를 권고하는 가톨릭 환경에 있어 새로운 영혼 구령을 위시한 기도속에서 우리가 파수꾼보다 더 새벽을 기다리기에 저의 개인적인 부활 체험으로써 우선 간접적으로 답을 제시토록 하겠습니다.

 

사순절을 육체적으로 매우 쉽고 편안함에 젖은 상태에서, 그리고 평일 미사 참례의 기쁨조차 실종 되어가던 최근의 여정가운데 부활 아침 전화벨 소리는 저에게 특별한 은사로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어린시절 죽마고우였던 친구 광태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려오더군요. 건강하시던 어머니가 봄나들이를 가셨다가 급채로써 선종하셨다는 슬픈 소식이었습니다.

 

하여 당시 국민학교 동창이기도 하였던 진호와 함께 우리 오래전의 삼총사는 수년만에 乙병원 장례식장에 모이게 되었는데, 병원을 향하면서 심장병 관계로 하루에 투석을 네번하는 고초 속에 생명의 귀함을 몸소 체험중인 진호는 검게 그을린 얼굴로써 아무 말없이 운전대를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광태와 그의 가족들은 세상에 사랑하는 가족들을 두고 생이별을 해야 했던 망자 어머니의 아픈 마음을 그리듯 혀를 물며 끝까지 살려하셨다 돌아가신 그 슬픔을 아프게 아프게 이야기합니다.

 

잠시후 오른쪽 또다른 빈소에는 그 국화 화환 갯수 만큼이나 규모가 큰 개신교 기도 부대가 출현하여 지상으로부터 영원으로 떠나는 망자의 영혼 구령을 위하여 천사의 협조 단원들로써 큰 소리로 기도를 더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광태의 어머니 빈소는 어떠한 연주동호회 화환 한개와 함께 조촐하고 조용한 가운데 그 영혼 구령에 있어 이사람은 소리내어 기도한줄 바칠 여건이 아직 그리스도 은총을 모르시는 분들이기에 여의치 않음을 바라보기도 합니다.

 

아무 생각없이 장지도 동행한다 하였기에 문득 복도 소파위에 기다리고 있던 한권의 가톨릭 선종 예식서를 살펴보게 되었는데 잠도 오지 않고하여 그 첫장부터 조용히 묵상 하려다가 어느새 아픔의 어머니의 영혼을 초대하며 혼자만의 주파수로써 소리내어 그것을 봉독하여 나갑니다.

 

역시 신비한 체험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동안 의무감등으로 바치던 모든 성인 호칭기도등, 입관후 장례예절, 친구가 바치는 기도등의 그 말씀을 자주 지루하게 생각하는 분심중에 바치고 있었는데 어느새 그 소리는 평소 내가 메어달리려던 그 목소리에서 점점 더 자유로워 지고 있었으며 인위적인 평화로움이 아닌 주님이 도와주시는 그러한 평화로운 음성으로, 피곤한 상태였으나 더욱 맑고 경건하여지는,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치지 않는 인간 최선의 행복인 주님 평화 맛들임으로의 한걸음을 더 옮기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한다하는 성가가 세배의 기도였다며 그 기도의 평화를 지나치게 감성적으로, 성가음율 편향으로써 찾으려 하였으나 무색 무취의 물같은 부부사랑을 닮은듯 그 봉독은 흐르는 시냇물을 연상하여주시기도 하였습니다.

 

연이어 제가 최근 장기적으로 궐하고 있던 교우들의 선종예절에 다시 참여할 수 있는 힘을 충전받았다는 기쁨도 누리게 되었는데 아무튼 내가 참여하지 않으려는 그것으로 경계하며 그저 아무 생각없이 조용한 목소리로 기도를, 공부를, 묵상을 거침없이 나눌 수 있었습니다.

 

마음으로는 당장 이분 가족들 한가운데에서 성모찬송 성가 봉송과 더불어 간단한 보편지향 자유기도를 바치고 싶었으나 우선은 제코가 석자였기에 어머니의 영혼과의 뜻모를 담화가 더 가까이 다가온듯 합니다.

 

아침이 되자 이번엔 왼쪽 빈소의 장례객들은 벌써 장지로 출발하였고 새로운 빈소가 마련되고 있었는데 수려한 모습의 청년의 영정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소방제복을 입은 그의 영정앞에서는 주황색 진화 제복이 정돈되어 놓여졌고 동료들은 합심하여 계속 그 자리를 마련하는 가운데, 한쪽에서는 울음 소리조차 크게 내지 못하며 망자의 갓난 아기를 걱정하시며 망연자실 흐느끼는 청년 어머니의 슬픈 노래가 많은이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었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일테니 모쪼록 교형 자매 여러분들도 모두 이러한 빈소의 아픈 환경들을 직접 향하시어 다만 그 기도를 더욱 풍성하게 나누실줄 믿습니다.

 

친구 광태의 어머니가 갑자기 성토요일 한낮, 선종하셔야 했기에 부활절 밤을 크게 울다가 잠들었던 그와 가족들을 따라 장지에 도착하니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경황이 없었기에 급거 장지 조성 과정에서, 일지기 선종하신 아버지 무덤에의 합장을 위하여 포크레인을 동원하려는 찰나에 주민의 신고로 공무원들이 출동하여 법규위반 사항을 제시함으로써 하관을 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좁은 국토안에서 일지기 무덤 매장문화를 화장문화로 권고하고 있었기에 기존 무덤을 강제로 퇴거시킬 수 없던 정부측에서는 비록 상주들 소유의 땅이라도 새로운 매장에 규제사항을 강화한듯한 문제였던 것입니다.

 

불의를 보면 못 참으신다는 광태의 이모께서는 생전에 부부가 원만치 못하였는데 잘되었다며 벽제 화장터로 갈 것을 강조하고 계셨는데 어디선가 하얀 고니 한마리가 날아와 평화롭게 알곡을 찾고 있었고 좀처럼 날아가지 않고 있었습니다.

 

장시간 동안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형제간에도 일촉즉발의 상호 실수등의 책임 추궁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었으나 어느새 또다른 고니가 날아와 둘은 봄볕의 약간은 차가운 기온속에서 알곡을 캐고 있는 가운데 서툴으나마 부지런히 뛰었던 막내의 겸손함등으로 인하여 버스는 다시 乙병원 영안실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병원측의 물질욕에 젖은 망자에 대한 슬픔을 이용하고 있는 비싼 장례물품비 책정등의 비겁한 상술 행위는 여전하였기에 가난한 이분들의 읍소로 새로운 후송비 추가 전액중 하루간의 영안실 안치비용(시간당 3,000원)만 에누리 해준다 하였는데 관련 담당 어린 친구의 회사측에 과잉 충성이 안타까웠고 경황없이 망자를 편안히 모시려는 이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하여 '성전 장사치'들처럼 폭리를 취하려는 이들의 사업 방식이 유감이었습니다.

 

이것은 도심에 만연되고 있는 과소비, 물질 우선주의, 지나친 향락 문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에 이들에게도 보다 지혜롭게 설파하여 나가기 위해서는 우리도 자매님처럼 상대의 영혼을 먼저 바라보며 열심히 기도하여야 할 것입니다.

 

자매님의 뜻깊은 질문에 간접 해법을 나누고자 부족한 부활절 8일 축제의 체험을 나누었습니다. 주님께의 작은 감동을 나누려 하였는데 졸필이라 전달이 되었는지 모르겠군요.

 

죽은자의 영혼은 천국에 오르기전 더이상 자신을 위하여 기도할 수 없기에 돌아가신 분에 대한 자매님의 기도가 매우 좋은 몫을 이루고 있슴은 이미 공감하실 사항이라 여겨집니다.

 

다만, 자살한 영혼을 위하여 가톨릭 교회에서는 장례미사를 집전할 수 없기에 이 공지 또한 인간의 해석들로 하여금 또다른 잔가지형의 자아 해석들을 야기할 수 있는 사항이기도 할터인데, 연미사는 하늘나라를 향하는 지상에서의 출발시 올려지는 장례미사이기보다는 생미사와 더불어 돌아가신 영혼을 주님께 의탁하는 미사임을 잘 아실 것입니다. 문제는 장례미사가 곧 연미사이며 연미사는 곧 장례미사이기 이전에 죽은 영혼들을 의탁할 수 있는 통칭의 봉헌행위이기에 과연 심각한 오류인 자살한 영혼의 구령에 있어 전능하시기에 한없이 연약하시기도 한 하느님께서 그것을 어떻게 이루어 주실지는 보다 심도있는 고민 의탁도 좋겠다 여겨지는 것입니다.

 

모든 복음의 정신이 '삶과 죽음'이기에 산자를 위한 생미사, 죽은자를 위한 연미사에 있어서 자매님의 경우는 일단 긍정적으로 주님께서 허락해 주실것이라 믿습니다. 성경에서도 하느님은 여인의 어떠한 간절한 기도를 예수님께서 일단 보류하셨으나 그 믿음으로 허락하여 주셨슴이 있지 않겠습니까? 아무튼 명확한 답을 구해드리지 못하여 거듭 죄송합니다.

 

독신으로 살고 있는 광태와 이제부터 어머니의 육신이 보이지 않을 빈 아파트를 지켜야 할 그의 동생 의태, 이들에게는 고통이라는 하느님의 귀한 선물이 있기에 더우기 어머니와 아들의 사랑이 있기에 우리가 조금만 노력을 기울이면 주님의 복음을 한결 수월하게 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기도 기억해주십시오. 故 송경애 어머니의 영혼 구령을 위하여 우리도 더욱 성심으로 새로운 장례예절에 동참하여야 하겠습니다.

 

고통을 위한 고통조차 난무하는 이 악해진 시대에 죽은자를 포획해가려는 어둠의 세력들과 대처하여 천국으로 이끄는 천사의 부대원들로써 보다 진지한 장례미사와 연미사 참례를 위한 기도를 더하도록 합시다.

 

내가 기도하려는 그것에서 자유롭도록 완전한 사랑이요 선이신 하느님의 은총가운데에서 사랑은 사랑하는 분께로 변모시키기에 더욱더 깊이 슬픔이 담긴 사랑, 사랑이 담긴 슬픔, 슬픔에서 온 사랑인지, 사랑에서부터 온 슬픔인지 구별할 수 없었던 은총, 사랑하는 마음은 고통안에서 기뻐하고 슬픈 사랑 안에서 기뻐 뛰놀기에(십자가의 성 바오로) 우리도 조금씩 다시한번 그리스도 제대위에 이 모든 것을 봉헌합니다.

 

그리하면 틀림없이 사제와 하나되어 교회와 하나되어 그리스도와 하나되어 미사에 참례하는 더 친밀한 천국을 허락하실 것입니다.

 

무엇이든지 하느님께 향할 때 그것은 기도가 됩니다(성 이냐시오).

 

자매님께서 그 열쇠를 찾아 현명히 대처하여 주시겠지만 부족한 편지 읽어주신 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자매님이 청하신 복음 나누어주시고 저도 주변의 그분들께 문의하도록 하겠습니다.

 

 

 

 

 



217 1댓글보기

신고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