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30일 (일)
(녹) 연중 제13주일(교황 주일)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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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07 ㅣ No.10422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신앙생활은 모든 사람이 같은 출발선에서, 하느님이 "출발"을 외치시면 달려가서 골인지점에 도착하면 구원되고 아니면 구원되지 못하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첫 번째로 나는 여기에서 출발하는데 어떤 사람은 저만치 앞에서 출발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나보다 훨씬 더 뒤에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두 번째로 어떤 사람은 누구보다 짧은 길을 가는 사람도 있고, 또 다른 사람은 돌아돌아 가는 사람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산넘고 물건너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게 신앙생활입니다. 즉 각자가 가는 길이 다르고, 각자의 몫도 다릅니다. 그런데 어떻게 인간적인 기준으로 모태신앙이 아니라고 뭐가 있습니까? 누구는 순교자 집안에서 태어났으니까, 더 구원에 가까워 보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그 사람이 나보다 더 빨리, 더 쉽게 구원에 다다를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각자의 길은 다르고 그래서 우리는 어느 선까지는 이끌어 주기도 하고 밀어줄 수도 있지만, 결국에 자기 길은 자기가 가는 것일 뿐입니다.


주일미사 지키기도 힘들다고 하셨지요. 님은 주일미사라는 것을 세례받기 전 23년동안 한 번도 한 적이 없습니다. 겨우 5년 전 알게 되서 이제 겨우 몸에 배이게 된 것일 뿐이지요. 23년동안 하지 않았던 일을 하려니 그것이 쉽게 되겠습니까? 당연히 안되지요. 안되는 것이 당연한데 ,원래 안되는게 당연한 것을 안된다고 불만이라면 어쩔 수가 있겠습니까? 예를 들어 온 가족이 함께 걸어가는데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기가 뒤뚱거리면서 어른들을 따라 천천히 가는데, 너는 왜 어른들처럼 빨리 못 오냐고 혼내고 다그치면, 아이는 걸음마에 흥미를 잃고 걸음마를 잘 할 수 없게 될 수 있습니다. 천천히 가든 뒤뚱거리며 가든 "잘 한다, 잘 한다" 해 줘야 아이는 신이 나서 잘 걷게 되고 또 뛰어다닐 수도 있게 됩니다. 님의 주변 사람들은 그런 단순한 진리를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런 사람들의 모습에 휘둘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 사람들은 교회의 입장은 관습적으로 잘 알고 있지만, 새 신자, 새 영세자를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진심으로 기뻐해 줄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어차피 우리는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믿습니다. 세상에 보이는 것이 전부 다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믿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보이는 것이 전부인양 행동하고 말합니다. 그 사람들 속에 내가 섞여 있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에 민감해지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 사람들은 결국 그 정도 밖에 안되는 사람들입니다. 관습적으로 관례적으로는 교회를 잘 알고 신앙을 잘 아는 것 같지만, 그 관습과 관례을 만든 인간이 그들 중심에 있습니다. 우리는 인간이 아닌 하느님 중심으로 살아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에 이런 이야기가 있지요. 바로 "미운 오리 새끼"라는 이야기입니다. 백조가 오리들 사이에 섞여 있으면 당연히 튈 수 밖에 없습니다. 오리들은 자기들과 다른 백조를 왕따시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들은 우물 안 개구리이지요. 님은 백조가 되서 하느님을 향해 날아오르셔야 합니다. 님이 나이가 차서 세례를 받은 것은 우연히 어쩌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그것은 하느님의 뜻입니다. 


앞에서 우리는 같은 출발선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씀드렸습니다만,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어느 지점까지 꼭 와야만 구원된다고 하실 것 같습니까? 나보다 백 보 앞에 있던 사람과 오십 보 앞에 있던 사람이 결국에 같은 지점에서 만나게 되었을 때에, "너희들은 다 똑같다"라고 하느님께서 말씀하실 것 같습니까? 더 많이 달려 온 사람의 노력을 하느님께서 몰라주시겠습니까? 하느님께서 그렇게 융통성도 없고 콱 막힌 분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하느님은 절대 그런 분이 아니십니다. 그래서 복음서에서 보시면 예수님께서도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양우리에 알아서 잘 들어가는 99마리의 양보다 길 잃은 양 한 마리를 찾아 시간을 더 보내시는 분이 바로 우리 주님이십니다. "하늘에서는, 회개할 필요가 없는 의인 아흔아홉보다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더 기뻐할 것이다.” 아우구스티누스 성인도 처음에는 이교도였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신천지나 통일교에 푹 빠져 있던 광신도였지만, 마음을 돌이켜서 회개하고 결국에는 성인이 되셨지요. 님이 지금 약점이고 단점이고 불만이라고 생각하는 그것들이 언젠가 님이 열심히 노력해서 달려간 그 곳에서는 하느님께 받을 칭찬과 격려와 위로의 이유가 될 것입니다. 저는 그것을 믿습니다. 님도 함께 믿어 주십시오. 그리고 보란듯이 열심히 살아 주십시오. 언젠가 그 곳에서, 하느님 앞에서 함께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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