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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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2]가톨릭 교회의 상징??(CI와 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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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세자요한 신부 [john1004] 쪽지 캡슐

1999-01-22 ㅣ No.3673

+ 찬미 예수님!

 

  가톨릭 교회의 이미지는 무엇일까??????

                 - 교구 또는 한국천주교회의 차원의 CI 와 BI에 관하여

 

  가톨릭 교회, 천주교회라고 하면 일반 사람들은 어떤 것을 먼저 떠올릴까?  예전에 평화신문의 조사도 참고하고, 개인적으로 조사한 것에 의하면, 일반인들에게 '한국 천주교회의 이미지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인식속에  성모님, 명동성당, 김수환 추기경님, 민주화, 정의구현사제단, 엄숙한 전례, 수녀님, 신부님의 모습, 고백성사 등으로 천주교회의 인상이 박혀있었습니다.

 

  위에 언급한 부분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평가야 다르겠지만, 그래도 한국 천주교회가 이 땅에서 살았던 역사의 증거이자 영향력의 반증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가톨릭 교회도 본격적인 의미에서의 CI와 BI작업이 필요하지 않을까?하고  생각 합니다. CI(Corporate Identity)라고 하면,  보통 기업들의 이미지 통일 작업을 많이 생각하는데, 기업에만 필요한 작업은 아닙니다.

 

  CI는 국기나 가문의 문장처럼 그 기관이나 단체의 정체성(아이덴터티)을 이미지를 통해 알리는 하나의 심벌입니다. 그래서 그 이미지를 보거나 연상되는 색을 보면 '아 ~' 하고  상징하고 있는 무언가를 은연중에 알려주기 때문에, 선교와 사회홍보를 위해서도 필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교회전체로 보아서는 예산 절감효과와 각 개별 본당의 고민을 덜어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성당마다 성당 안내판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 안내판이라는 것들이 다 제 각각 입니다. 글씨체도, 색도, 모양도 ..... 물론 다양성안의 일치라는 측면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고 하지만, 그 것은 변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가톨릭 교회의 CI가 있고나서 지역적으로, 문화적으로 특수한 본당이나 성지의 안내판에서 개성을 드러낼 수도 있지만, 기본이 없는 상태에서는 하나의 변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다보니 성당 교리실에 붙여놓은 표지물의 색도, 모양도  제 각각이면서도, 그리고 게다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안내판의 경우에는 더더욱 수준에서 미흡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안내판 제작을 위한 예산은 지출되고 있습니다. 상당한 수준에 있는 안내판도 간혹은 있지만, 제가 방문해 본 성당들의 상황은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수준이하라는 생각이 든 곳이 많았습니다. 어차피 만들 것이라면 제대로 만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CI는 사람들의 머리속에 강렬한 인식을 심어 줍니다. 국내에서도 기업들이 80년대 후반에 CI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CI 제작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것은 대다수가 공유하고 있는 사실이고, 여기에 지방자치단체도 고유 아이덴티티 확보차원에서 CI에 나서고 있는 실정입니다.  최근에는  금융기관 M&A(인수합병) 등으로 새로운 CI 제정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차피 필요하기에 개별 본당의 CI가 아닌  교구 차원 또는 한국교회차원의 CI가 제정되었으면 하는  꿈을 꾸어봅니다.

서울대교구의 경우 주교좌 명동성당,혜화동성당, 역삼동 성당이 작업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청주교구와 춘천교구가 시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듣고 있습니다.

 

CI와 동시에 BI(브랜드 이미지통합)작업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BI는 개별 브랜드에 대한 시각적 통일화 작업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교회내에서도  각 부서의 고유한 활동의 특성을 살리면서, 동시에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이미지 통합작업이 필요합니다.  BI의 정확한 개념으로 볼 수는 없지만, 현재 본당중고등부 사목부라든지, 본당 청년 사목부 등등의 부서가 고민하고 있는 일 중의 하나가 이  BI와 관련한 것이 많습니다.  그러나 개별적인 부서에서 작업을 하다보니, 가톨릭 교회의 품위와 한국천주교회의 역사성에 대한 연구가 전제되어 있지 못하고, 단지 선의의 봉사자의 봉사에 감사하는 수준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다 보니 너무나 제각각의 이미지들이 교회내에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과학적인 측면에서 합리적으로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드리면 늘 예산에 대한 것이 붙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머리속에 어떠한 색과 어떠한 마크를 보면, 그리고 어떠한 글씨체를 보면  '아 천주교'하고 인상이 박히게 되는 효과와 어차피 각 본당이나 기관, 단체의 안내판을 지금도 제작하고 있고, 앞으로도 제작해야 한다면 예산낭비하고는 무관하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사족을 붙이면, 이 CI나 BI 이야기는 교구행정업무의 작은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실무자의 입장에서쓴 글입니다.

 

얼마전에 지난 해에 수해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던 동두천 성당에서 무려 180명이 세례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수해기간동안 보여주었던 성당의 모습이 그 지역사회안에서 복음이 되고, 희망이 되었다는 이야기겠지요. 이렇듯 동두천 성당의 예가 보여주듯이 교회의 핵심은 CI나 BI를 통한 홍보효과에 있지 않습니다. 2000년대복음화를 위해서도 본질적인 작업이 아닙니다.

 

그러나 지금도 어느 본당에서 성당을 짓고 나서, 안내판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을 신부님과 그에 필요한 예산들이 조금 더 품위있게 사용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몇자 적어보았습니다. 제 글이 혹시 상처를 드리는 분이 없기를 바랍니다.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최성우 세자요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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