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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프로레스링 시리즈 1- 장영철 선수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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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봉균 [baeyoakim] 쪽지 캡슐

2005-10-09 ㅣ No.89156

 

 

 

 프로레스링 시리즈  1

 

 

 1950년대 중반 전쟁의 아픔이 채 가시기 전, 피난지 항도(港都) 부산에서 한국 프로레스링이 자생(自生)의 싹을 틔우고 있었습니다. 장영철을 비롯한 몇 명의 젊은이들이 전문적인 프로레스링 코치도 없이 주한미군의 AFKN-TV와 현해탄을 건너오는 일본 TV의 프로레스링 경기 중계를 보고 프로레스링 흉내를 내면서 여러가지 기술을 익혔습니다.

 

 아마츄어 레스링과 권투, 유도, 당수를 하던 이들은 전혀 새로운 운동인 프로레스링을 열심히 연습하여, 1957년 초 부산 자갈치시장 내에 있는 국제종합체육관에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프로레스링 시합을 개최할 수 있었습니다. 출전 선수는 장영철 선수와 전진주 선수였습니다.

 

 1950년대 후반, 서울로 자리를 옮긴 프로레스링 선수들은 변두리에 도장을 열고 선수확보와 후진양성을 하여 빈번히 프로레스링 대회를 개최하고, 지방순회 시합도 자주 갖게 되었습니다. 1961년에는 정식으로 대한체육회 산하 단체로 등록할 수 있었습니다.

 

 프로레스링 시합을 자주 볼 수 있게 되니 자연히 시합을 알리는 포스타도 동네 골목이나 전신주에 나붙게 되었는데, 포스타에는 구렛나루를 기른 한국 프로레스링의 지존(至尊) 장영철 선수를 중심으로 하여 당수의 천규덕, 백곰 우기환, 고릴라 이석윤, 사자 조경수, 거인 박송남, 박성모 등이 둘러싸고 있었습니다.

 

 당시 포스타의 특이한 점은 팬티차림으로 폼을 잡고 있는 우람한 체구의 선수 사진 밑에 선수들의 몸무게를 적어 놓았는데, 요즘처럼 몇 Kg이 아니라 몇 관으로 표시했다는 것입니다. 주니어 헤비급에 해당되는 선수들은 보통 23관(84,5Kg)이었고 헤비급 선수들은 26,7관(92~96Kg), 거인 박송남, 박성모 선수가 32관(120Kg)정도 인 것으로 기억됩니다.

 

 헤비급 선수로는 장영철, 천규덕, 우기환, 조민영, 송학수, 거인 박송남, 박성모 등 그리 많지않은 선수들이 있었고, 주니어 헤비급 선수로는 이석윤, 홍무웅, 옥태진, 전진주, 조경수, 안명길, 오문환, 김두만, 등 좀 더 많은 선수들이 있었습니다.

 

 대머리 송학수씨는 시합 중 장파열의 부상을 입어 선수 생활은 못하고 심판을 보았습니다. 홍무웅 선수 등 몇 명은 후에 몸무게가 늘어 헤비급 선수가 되었습니다. 거인 박송남, 박성모 선수의 키가 195~197Cm로 요즘 민속씨름 최홍만 선수의 키 218Cm보다는 훨씬 작았습니다.

 

 장영철 선수는 특유의 구렛나루와 날카로운 눈매의 소유자로, 기술도 다양하여 ’목감아 치기’와 ’드롭킥’ ’훌라잉 헤드 시저스’ 등의 화려한 기술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초창기 한국 프로레스링계의 대부요 지존이었습니다.  

 

 1963년 2월 장충체육관이 개관하고 TV 중계도 시작하게 되자 ’고기가 물 만나듯’ 프로레스링은 활기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일류 선수들은 아니지만 외국선수들을 초청하여 국제시합도 갖게되었고, 옥경자 선수 등의 여자 선수들도 등장하여 여자 프로레스링 시합도 심심치않게 열렸습니다. 이때가 한국 프로레스링의 ’제 1의 전성기’였습니다.

 

 장충체육관이 개관하기 전에는 권투나 레스링 등의 큰 시합은 주로 서울운동장(동대문운동장)의 배구 경기장이거나 수영장에서 특설 링을 만들어 놓고 거행했습니다. 1962년 가을, 서울운동장 배구장에서 한국 프로레스링 쥬니어헤비급 챔피언 타이틀매치가 토나멘트로 열렸는데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저도 참관했었습니다. 저는 흥미진진했던 그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먼저 장영철 선수와 신인 레슬러 2명과의 1대 2 경기가 있었는데 장영철 선수가 2명의 선수를 국민학생(초등학생)들 데리고 놀 듯이 놀다가 일방적으로 승리했습니다.

두 번째 게임은 당수 5단의 육군상사 출신 천규덕 선수와 팔뚝으로 얼굴을 문지르는 ’무두질’이 특기인 맷집 좋은 백곰 우기환 선수와의 시합이었습니다. 심판은 역시 대머리 아저씨 송학수씨가 보았습니다. 접전 끝에 ’당수(태권도) 치기’가 특기인 천규덕 선수가 폴승을 거두었습니다.

 

 드디어 오늘의 메인 이벤트인 한국 프로레스링 주니어헤비급 타이틀 전이 시작되었습니다. 8명의 선수가 참가하여 토나멘트로 진행되는데, 출전한 8명 선수의 면면을 살펴보면, 고릴라 이석윤, 타이거 안명길, 비호 전진주, 사자 조경수, 왕서방 옥태진, 약관 20세의 당수 3단 홍무웅, 유도 3단 오문환, 현역 해병 장위수 선수였습니다.

 

 불꽃 튀는 열전 끝에 고릴라 이석윤 선수가 쥬니어헤비급 챔피언 벨트를 차지했습니다.

인상에 남는 경기장면은 이석윤 선수가 노련하게 상대선수의 다리를 잡아 넘어뜨리는 것과 안명길과 오문환의 경기 중 두 선수가 동시에 몸을 날려 연속으로 3번의 드롭킥을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현역 해병용사인 장위수 선수는 연습부족으로 아깝게도 중도에 기권했습니다.

 

 1965년 6월 세계적인 프로레슬러 역도산의 제자로 미국과 일본 무대에서 크게 활약하던 김일 선수가 8년만에 귀국하였습니다. 김일 선수의 귀국은 그때까지 부동(不動)의 에이스인 장영철 선수를 중심으로 태동(胎動)하여 그런대로 호황을 누리기 시작하던 한국 프로레스링 계에 엄청난 변화와 돌풍을 예고하는 것이었습니다.

 

 

           

 

                                                

 

                                              프로레스링 시리즈  2로 계속 이어집니다.

 

 

이강길

역도산...

 

 

김일과 이노끼...

My Blue Heaven - The Ventures
 
 
 
 
 
 
 

My Blue Heaven - The Ventures
 
배봉균(baeyoakim) (2004/08/04) : 이강길님, 이 사진들 어디서 구했쑤? 역쉬... 젊었을 때라 그런지 잘들 생겼다. 이노끼 턱이 좀 길어서 그렇지...ㅋㅋ 이노끼 별명이 펠리칸인거 아슈?
이윤석(animation) (2004/08/03) : 어린시절 참 많이도 환호하며 시청했습니다...^^ 장영철, 천규덕 등등... 근데 풍차돌리기하던 레슬러가 누구였었죠...? 참 좋아했었는데...^^
배봉균(baeyoakim) (2004/08/03) : 김기남 선수 아닌가요? 미남이었죠. 프로레스링 시리즈 4까지 썼는데 이번에 10편으로 마무리 지으려고 합니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 ^;^
이강길(u90120) (2004/08/03) : 김일, 이노끼, 역도산, ~혹시 깐데또까, 안깐데 골라까. 비사이로 막가..뭐 이런 인물은 없었나요?
배봉균(baeyoakim) (2004/08/03) : 그 선수들 외에도 일본의 도끼로 이마까, 독일의 칼 휘둘러, 불란서의 꽁드레 망드레, 구 소련의 호로새끼 쵸프 선수 등이 있었습니다. 리차드 강님..^^
황상곤(youni4) (2004/08/03) : 워~메 살~살 웃기세요.배선생님 웃다가 죽겠습뉘다.
배봉균(baeyoakim) (2004/08/03) : 황상곤님, 실컷 웃어 보자구요... 눈물이 찔끔나도록...^---^
김교훈(ilgyo20) (2004/08/03) : 장영철 선수와 천규덕 선수가 진짜 시합이 붙었는데 서로 겨루기만하다 끝난 시합이 있었는데, 그후 어떻게 되었지요?
배봉균(baeyoakim) (2004/08/03) : 65년 김일 선수가 귀국하기 전에는 장영철 선수가 영원한 지존이었습니다. 김일 선수가 오고는 천규덕 선수는 김일 선수 밑으로 들어갔습니다.
배봉균(baeyoakim) (2004/08/03) : 64년도인가 장영철 선수와 천규덕 선수가 붙었는데 장영철 선수가 이겼습니다. 프로레스링 시리즈가 계속 이어지니까 지켜봐 주세용...^^
김유철(stefanokim) (2004/08/03) : 박치기로 유명한 김 일 선수가 귀국한 뒤, 장영철과 천규덕 선수는 갑자기 빛이 바래 버렸었지요. 어쨋거나 뭐니뭐니 해도 독일의 칼 휘둘러 선수가 압권입니다. 하하하...
배봉균(baeyoakim) (2004/08/03) : 장영철 선수는 사라지고 천규덕 선수는 빛을 봤지요. 독일의 칼 휘둘러 선수는 히틀러 총통의 먼 친척이라면서 링 위에서 칼을 막 휘둘러 댔습니다... 믿거나 말거나..^^
최보연(spring111) (2004/08/04) : 지혜로우십니다..
이강길(u90120) (2004/08/04) : 이걸 지금 진짜영상으로 봐야 하는데..도끼로 이마까 나오는거 특히 재밌을 겁니다.ㅋㅋㅋ
배봉균(baeyoakim) (2004/08/04) : 최보연님, 고맙습니다. 사람 볼 줄 아신다~. ㅎ ㅎ(쑥스럽지만 좋아서 나오는 웃음)
배봉균(baeyoakim) (2004/08/04) : 불란서 선수 꽁드레 망드레의 술 취해서 벌이는 경기는 일품이었습니다. 가히 취선(醉仙)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었지요. ㅋㅋㅋ
이복선(lbs) (2004/08/04) : 우리 동네 TV 에서는 프로 레슬링에서 무기 쓰는거 전 한번도 못 봤는데요..(칼이나 도끼나 술 같은거...동네가 달라서 그런가??ㅎㅎ)
배봉균(baeyoakim) (2004/08/04) : 아녜스님, 지금 우리는 on line 프로 레스링을 관전하고 있는 중입니다. 일본의 도끼로 이마까 선수는 반칙왕으로서 도끼 뿐만 아니라 의자, 야구방망이 등 손에 잡히는 대로
배봉균(baeyoakim) (2004/08/04) : 들고 상대방을 깠습니다. 구 소련의 호로새끼 쵸프 선수는 배가고프 선수와 한 조를 이루어 태그 챔피언 밸트를 거머 쥐었지요...ㅋㅋ)
신성구(xhak59) (2004/08/04) : 배 선생님...김일선수 박치기중 이마에서 피 흘리는모습 사실입니까...?
배봉균(baeyoakim) (2004/08/04) : 사실이고 말고요... 김일 선수는 스승 역도산이 "너는 박치기를 특기로 하거라."고 말한 순간부터 새끼를 감은 기둥에 박치기 연습을 하고, 역도산은 골프채로 김일의 이마를 사정없이
배봉균(baeyoakim) (2004/08/04) : 내리쳤습니다. 이렇게 단련된 김일의 이마도 부랏쉬 선수와 같을 흡혈귀를 만나면 줄로 날카롭게 간 금이빨(죠스)에 의해 찢어져 선지피를 흘리게 됩니다..^^
배봉균(baeyoakim) (2004/08/04) : 당시 보보 부라질, 압둘라 부처 선수같은 내노라 하는 박치기 왕들이 있었는데 김일 선수의 이마에 박살났습니다...^^
신성구(xhak59) (2004/08/04) : 배 선생님...골프채로 내리치고, 죠스 부랏쉬 흡혈구...보보 부라질, 압둘라부처..진짜 선수이름 맞습니까?..아무래도 선생님 기억력이..ㅎㅎㅎ^^
배봉균(baeyoakim) (2004/08/04) : 도마 형제님, 앞으로 프로 레스링 시리즈 10안에 다 나오는 이야기와 선수들입니다. 그것도 전반부에...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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