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자유게시판

성직주의단상(8)폭력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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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화 [ppssm] 쪽지 캡슐

2001-10-06 ㅣ No.24921

聖職主義斷想(8)暴力神父

내가 중학교 2학년 때였다.

그해 겨울 12월 26일 토요일 둘째 시간이었다. 그때는 1월달이 돼야 방학을 했었다. 공부시간에 뒤에서 킬킬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드디어 선생님에게 발각이 되었다. 선생님은 종이 쪽지를 하나 빼앗아 보시곤 이것을 그린 사람 손들어 보라 하셨다.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그 나이에 흔히  있을 수 있는 여학생 나체 그림이었다.

 

학생들이 끝내 나타나지 않자. 선생님은 학급대표 이리 나와 하셨다.

내가 나가자 선생님은 교실 뒤 신발장으로 가더니 검정 고무신 한 짝을 들고 오셔서 "이것은 학급대표 책임이야" 하면서 신발짝으로 뺨을 한 대 때렸다. -철썩-

학급대표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맞은 것이다.

겨울이었고 언 신발짝으로 맞았으니 그 얼굴이 성할 리가 없다. 금방 부어 올랐다.

오늘날 같으면 그 선생님을 보고 폭력교사라 할 것이다.

 

노는 시간에 변소엘 가다가 교장선생님에게 들켰다.

내 얼굴을 보시고 " 너 이놈 누구하고 싸웠구나" 하시면서 교장실로 데리고 갔다.

교장선생님은 누구에게 맞았느냐고 종조목을 대셨다.

나는 끝내 고자질할 수가 없었다.

그랬더니 "너 이놈 맞어야 말할래?" 하시면서 종아리를 또 치셨다.

이래 터지고 저래 터지고 그날은 운수 사나운 날이었다.

 

사람이 자라면서 때리고 맞은 일이 한 두 번이겠는가?

허지만 그 많은 사건중에서도 나는 유독 이 사건만은 잊을 수가 없다.

선생님에게는 이유없이 맞아서 잊을 수가 없고,

교장선생님에게는 교장선생님(우러름의 대상)이었기 때문에 잊을 수가 없다.

보통 사람에게 맞았으면 잊을 수도 있다.

 

K신부님은 입만 거친 것이 아니고 손까지 거친 분이었는지 모른다.

성직주의 단상(7)에서 소리 없는 총이 있으면 쏴 죽이고 싶다는 바로 그 신부님이다.

 

한 번은 神學生들이 방학이 되어 성당에 와서 있을 때였다.,

신학생 한 명이 게으름을 핀 모양이었다.

성전 뜰에서 보기좋게 귀따새기를 올려붙였다. 소문은 금방 났다.

신부가 다른 사람도 아닌 신학생을 때렸으니 소문이 안 날 리가 없다.

 

烏飛梨落일까? 그 후로 우리 교회는 신학생이 없어졌다. 그 신부님 오시기 전까지만 해도 너댓 명의 신학생이 있었는데 구타사건 이후 씨알맹이도 없어졌다. 더러는 이사가고, 한 명은 퇴교 당하고, 맞은 학생은 신학교를 나와 수도원으로 갔다. 그리고 예비 신학생은 한 명도 없다.

 

미사시간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학생 미사시간에 한 학생이 장난질을 친 모양이다. 뒤에서 이 광경을 본 본당신부님이 현장에서 뺨따귀를 때렸다. 미사 집전하시던 보좌신부님도 놀랐고 학생들도 놀랐다. 그 후로 학생들이 현저히 줄었다.

 

어느 학부형은 이런 말을 했다.

자식놈이 주일을 지키지 않아 왜 성당에 안 가느냐고 물었더니 그 자식놈 하는 대답이 "맞으려고 가요? 나 안 가요." 하더란다.

 

나는 학생미사에 두어 번 참석해본 적이 있다. 하도 썰렁해서 학생 수를 세어 보았더니 미사전에 열 명이 되질 않았다. 미사 중간에 다시 점검을 했더니 스무 명이 넘질 않았다. 끝날 무렵에 다시 헤아려 보니 두세 명이 더 늘었을 뿐이었다. 수 백 명 학생 가운데 서른 명이 안되다니 이 무슨 해괴한 일인가?

 

학생 수가 적은 것에 관해서 성당에서는 꽤 고민을 한 흔적도 엿보였다.

미사시간이 8시 반이어서 아침에 못 일어나 그런가보다 하여 오후 4시대로 옮겼다. 예상은 빗나갔다. 전만도 못하였다.

 

참회 예절이면 우리는 가슴을 치고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큰탓이로소이다." 한다.

이 내 탓은 평신도에게만 해당되고 신부님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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