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녹)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군중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감동에 취해 쓰러질 뻔한 작은 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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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양기 [asp78] 쪽지 캡슐

2000-07-02 ㅣ No.1360

어려운 이웃을 도울때

자신이 쓸 것 다 쓰고 남아서 돕는 것 보다

자신이 먹을 몫의 양식을 타인에게 내어 준다면

이것이 참 사랑 아니겠는가?

 

내 자신의 삶 한가닥을 이미 글로 올린 것 처럼....

(626일자 1323)

고픈배를 참으며  어려운 이웃에게 내 점심을 온전히 나누어 주고자

점심을 굶는 365일 중의 하루였으나,  

내 영혼 깊이에서 너무 큰 감동이 이랑져오는 참 사랑에

자신의 삶이 부끄러운 하루였다

 

여유가 있다고 꼭 남을 돕는다고 할 수 없겠지만

자신도 허덕이는 삶이라면

남을 돕는다는 것이 더 어려운 것이다

모든 사람은 여유가 있을때 어려운 이웃을 돕기는 쉽다

자신도 비참하리 만큼 어려운 속에서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이라고 타인을 돕는다는 것은

요즘 세상에서는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전에 밝혔던데로 토요일은 30-40여명의 행려자및실직손님이

집중적으로 나에게 오는 날,

삶의 작은 보람이 있는 토요일

지난 토요일 오전 처음 마주하는 낮선 손님이 찾아 왔는데

통상적인 나눔을 거부하고 막무가내기로 쌀 값을 요구했다

쌀 값으로 몇백원을 주기는 어려운 일

물론 처음 왔으니 특별히 좀더 많이 나눔을 할 수 있지만

나눔의 룰 같은 것이 무너지면 감당하기 어려울지 모른다는

얄팍한 내 계산때문에 누구에게나 차별없이

똑 같은 나눔을 해왔다

이런 손님이 오는 날은 곤욕을 치룬다

한동안 입씨름을 하고 나름대로의 룰을 지키는 선에서

이해시켜 돌려 보내면 언제나 마음은 편치 않다

 

통상적인 나눔보다 올린 오백원 과 이천원 사이에서

몇 분간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데 또 다른 손님이 왔다

또 다른 손님은 어김없이 일주에 한번 만나는 벗 같은 단골손님,

우리의 줄다리기를 듣고 내편에서 말을 거들었지만

처음 온 손님은 아랑 곳 하지 않고 반 어거지였다

이를 지켜보던 벗 같은 단골손님이

자기 몫 오백원을 선뜻 그에게 주면서

"내 것도 주리다 이제 돌아갑시다" 하고

처음 왔던 손님을 몰고나가듯 돌아간 후 ......

두 사람 모두에게 더 내어 놓았으면 좋았을 것을

이런 이런 이런 멍청이....가슴을 치듯 후회 했다

 

내가 만일 저 사람처럼  

이곳 저곳 손을 내밀며 근근히 살아 가는 처지라면

과연 내 몫을 비슷한 처지의 사람에게

과연 선뜻 내어 놓을 수 있었을까 ? ? ? ? ?

감동과 후회가 가슴을 휘젓고 .....

새로운 나로 거듭 나게 만들어 주었다

 

내가 이웃을 위하여 점심을 금식하여

나눔을 행하고 있다지만

지난 토요일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 날 이었다

단골 손님의 모습에서 느낀 감동과

나 자신의 옹졸한 바리사이 같은 행위의 부끄러움이

나의 작은 영혼을 휘청거리게 만들었다

 

자기 몫을 더 어려운 사람에게 선뜻 내어준

단골 손님에게는

이번 토요일 포기했던 몫까지 합하여 나누어야지..

그리고 차라도 한잔 대접해야지....

옹졸한 바보의 나눔을 한없이 후회하면서도

단골손님의 아름다운 참 사랑에  만취한 토요일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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