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자유게시판

꽃과 아이는 아무리 봐도 예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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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03-08-13 ㅣ No.55854

 며칠 전에 엘리베이터 안에서 이런 이야길 들었습니다. “꽃과 아이는 아무리 봐도 예뻐!”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세상을 아름답게 보려고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들 보시기에 세상은 그렇게 아름답고 예쁘신지요?

 

 저는 기회가 주어져서 성지순례를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성모님과 관련된 성지로는 가나의 혼인잔치를 기념하는 성당과, 나자렛의 성모영보 성당을 보게 되었습니다. 성모영보 성당에는 오래된 제대가 있었습니다. 순례를 함께한 교우들과 미사를 봉헌하는데 모두들 감격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성모님의 품에 안겨서 지난날들의 삶을 돌아보며 모두들  눈물을 흘리는 것 같았습니다.

 

‘여행이 즐거운 것은 돌아갈 곳이 있기 때문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계속 여행만 한다면 그것은 고단한 일이 될 것 같습니다. 저도 보름간의 성지 순례를 마치고  돌아오니 마음이 무척 편해 졌습니다.   성모님은 어쩌면 우리가 먼 여행을 하고 돌아와도 언제나 우리를 반가이 맞이해 주는  집처럼, 편한한 분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성지순례를 다녀오니,  정 몽헌 씨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신문을 보니 1년에 만 이천 여명이 자살을 하고 하루에 35명 정도가 자살을 한다고 합니다. 이는 자동차 사고로 사망하는 사람들의 숫자보다 많은 숫자라고 합니다.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자살을 하고, 사랑을 받아 주지 않아서 자살을 하며, 재벌의 총수까지도 자살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아이들까지 동반해서 자살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미쳐 펴 보지도 못하고 지는 꽃처럼  아이들이 자살이란 이름으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고도의 경제 성장을 이루고, 많은 발전이 이루어진 이면에 우리 사회는 이렇게 그늘도 커가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그늘에 속하지 않았기 때문에 안심하는 것은 신앙인의 자세는 아닐 것입니다.

 

 가난함 때문에, 정신적인 고통 때문에, 소외감 때문에, 고독 때문에 삶을 포기하려하는 사람들의 죽음은 어쩌면 우리가 함께 나누지 못하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죽음을 알리는 사인을 보여 준다고 합니다. 우리의 무관심 때문에, 우리의 이기심 때문에, 우리의 편견 때문에 우리는 그런 사인을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성모님은 세상을 구원하고자 하는 하느님의 사인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라고 말하며 자신의  몸이  구원 사업의 도구가 되는 것을 기꺼이 받아들였습니다.

 

 성모님은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포도주가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잔치의 즐거움이 계속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청하게 합니다. 예수님 또한 성모님의 그런 마음을 아시고, 아직 때가 되지 않았지만 혼인잔치를 더 풍요롭게 하셨습니다. 성모님은 혼인잔치에 손님으로만 간 것이 아니라, 그 잔치에 부족함이 없는지를 살피시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성모님은 십자가상에서 아들 예수님이 죽음 직전에 한 말씀이 무슨 뜻인지를 알았습니다. “어머니 이 사람이 당신의 아들입니다.”(요한 19,26)

사도들, 그 사도들이 함께 일구어낼 교회 공동체의 어머니가 되리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성모님은 파티마에서, 과달루페에서, 루르드에서 발현하셨고, 우리들 신앙인의 위로와 힘이 되어 주십니다.

 

  성모님의 그런 마음을 본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웃의 아픔을 헤아리는 마음,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마음, 자신의 고통 보다는 사도들을 추스르고 교회를 걱정하는 마음, 바로 그것이 성모님의 마음입니다.

 

 천주의 성모여!

당신 보호하심에 우리를 맡기오니, 어려울 때 애원하는 우리를 물리치지 마시고,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우리들 또한  이웃의 아픔과,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우리의 마음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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