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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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가좌동성당 해법에 대한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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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일 [kdts39] 쪽지 캡슐

2009-07-14 ㅣ No.137690

요즘 이 게시판에서 서울가좌동성당의 문제에 대해 많은 교우들이 관심을 갖고 글도 올리시고 댓글도
달아 주셔서 가좌동성당 신자로써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교우 여러분의 관심과 도움으로 가좌동성당의 문제는 잘 풀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시적
성과(성당존치)는 조합의 사과이외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제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가좌동성당 신자들은 성당이 강제철거 된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고 종교시설 재건축에 대한 법률적 지식도 없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성당의 철거’는 막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모든 교우가 하나가 되어
열심히 뛰고 있을 뿐입니다.
 
제가 서울대교구 2지구 홍은동성당에서 1차 서명운동을 할 때 홍은동성당 주임신부님께서
홍은동 교우들에게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저 분들이 자기 집 일이면 저렇게 열심히 하겠느냐?’ 며 서명 받는 저희들을 칭찬해
주셨습니다. 그래서인지 어려운 줄 모르고 성공적인 서명운동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우리 앞에 강제 철거될 줄 알았던 성당이 이곳에 그대로 남아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또 우리 교우들은 성당에 대한 애착을 더욱 강하게 갖게 되었고
신앙심도 더 키웠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이번 두 차례에 걸친 서명운동은 위와 같은 성과를 가져 왔지만 이에 참여했던
교우들은 사생활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도 숨길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본당존치에 대한 열정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저희 본당 주임신부님께서 “본당 존치운동”을 시작하면서 교우 간에 다툼이나
분열이 생겨서는 안된다고 강조하신 것이 요즘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요즘 잇슈가 되고 있는 가좌동성당 존치운동이 사회운동으로 비화될 조짐과 함께 교우 간의
다툼으로 번져가고 있는 느낌을 갖게 됩니다.
 
그 분의 주장은 가좌동성당의 존치를 위한 노력은 종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법을 바로 잡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 되어야 한다며 아래와 같은 질문을 하셨습니다.
「댓글을 단 교우님들께 : 1)가좌동 성당의 존치가 성사가 되면 '가재울 뉴타운 정책'은 계
속 진행되는 게 맞습니까? 2)가좌동 성당의 존치만 성사되면, 이미 떠나간 원주민들의 '헐린
주택 원상 복구'를 위해 계속 기도하실 겁니까? 3)'관리처분계획'이 취소되었다면서요? 그럼
이참에 개재울 뉴타운 정책 전체를 무효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게 맞습니까? 지금 그렇게
좋은 결과를 가지고 '성당 존치'만 쌍수를 들고 추진해야 맞습니까?
 
어쩔 수 없이 사목회에도 질문이 있습니다.(이는 제가 답을 들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
다. 직접 찾아가 볼 성의는 없습니다.) 1)이전 사목회장은 떠나셨다면서요? 보상금은 좀 넉
넉히 받고 웃으며 떠나셨는지요? 하나 밖에 없는 집을 날리고 어느 변두리로 전세를 얻어
떠나셨느지요? 2)현 사목회원들(회장님 포함)께서는 '가재울 재개발'을 찬성하시는지요? 성
당은 조합원이 아니라지요? 사목회원들께서는 개인 자산(주택/건물)에 대해 조합원이십니
까? 아님 처음부터 반대를 하셨습니까? 3)지금 사목회를 맡아 봉사하시는 분들 중에 '가재
울 뉴타운' 자체를 반대하고, 그를 위해 뛰는 분은 얼마나 됩니까?」
 
신부님께서 부임하신지 2년여가 되셨다고 들었습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기간입니다. 아마 뉴타운
정책이 삽질까지 이어지는 데에 전혀 부족하지 않은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사목회에서는 뉴타운 정책에 대해 (이전?)신부님과 어떤 상의를 해오셨는지요?
가재울 뉴타운이 결정될 때 사목회는 (이전?)신부님과 어떤 상의를 해오셨는지요?
가재울 뉴타운이 조합을 결성하고 조합원을 모집하는 동안 (이전?)신부님과 어떤 상의를 해오셨는지요?
새 신부님께서 부임하셨을 때, 사목회는 이전 신부님과의 상의 내용을 가지고 어떤 상의를 해오셨는지요?
교우들 집이 헐려 나가고, 그 교우가 본당에 '전출 등록'을 할 때에 사목회는 신부님과 어떤 상의를
해오셨는지요? 교우들이 끼리끼리 모여 '우리 성당이 철거민들에 대해 무심하다'라고 투정을 부릴 때
사목회는 신부님과 어떤 상의를 해 오셨는지요? 사목회원들 중에 이번 재개발고 떼돈을 벌 분은 한
분도 안 계신지요?
가좌동성당이 '재개발의 한 복판에서 그 명맥을 유지할 때 얻게 될 막대한 경제적 이득'은 정말 터무니 없는
상상인지요?」
 
위 글에 많은 분들이 댓글을 달아 그 분의 주장에 반대도 하고 해명도 하며, 동의도 하셨더군요.
저도 가좌동성당 신자들의 순수한 마음을 왜곡 말라고 말했습니다.
 
문경준 님의 주장대로 가재울 뉴타운 개발지역 주민들의 문제에 우리 성당이 처음부터 관심을 갖고
그들을 대변하는 교회, 가난하고 힘없는 자의 편에서 사회의 정의를 실현하는 사회적 소금의 역할을
해야 하는 일이었다면 나는 솔직히 이 일에 참여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저도 가재울 뉴타운개발 지역에 살며 그 당사자였던 사람으로써 현장에서 일어났고 일어나는 일을
왜 모르겠습니까? 그리고 그 일에 뛰어들어 고통 받는 주민들을 교회가 구제한다면
그 얼마나 좋겠습니까?
 
우린 한 가정의 가장이고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우린 사회 운동단체 회원도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보고 성당의 존치만을 위해 쌍수를 들고 추진해야 하는 것이 맞느냐,
종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법을 바로 잡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며 가좌동성당 존치운동에
찬성인지 반대인지 모를 주장을 하셨습니다. 물론 본인은 존치에 찬성한다고 하나 글은 그것이
아닙니다.
 
솔직히 우리 신자들은 개발법도 행정적 절차도 잘 모릅니다.
관리처분인가 취소에 따른 후속절차도 잘 모르고 우리 성당이 존치되는 것인지 예정대로
철거되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해당 관청에 질의해도 확답은 없고 동문서답을 받습니다.
 
그래서 문경준 님의 질문에 답할 능력도 없고 그런 위치에 있는 자도 아닌 이 지역 주민이
며, 가좌동성당의 신자일 뿐입니다.
 
물론 가좌동성당의 해법에는 사람에 따라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질 수는 있습니다.
그렇다고 자신의 견해와 다른 사람을 자신의 견해에 맞출 수는 없지 않을까요?
 
성당이 강제철거 되는 위기까지 오는 동안 사목위원과 사제는 무엇을 했느냐고
반문하며, 이런 저런 질문을 던져 대답하라고 하는 것은 무슨 의도이며,
과연 님은 이런 질문을 할 권리가 있으며, 우린 그 질문에 대답할 의무가 있는지
생각하게 만듭니다.
 
님의 상상대로 가좌동성당이 재개발 지역의 한복판에 명맥을 유지하여 얻게 될 막대한 경제
적 이득이란 무엇입니까? 성당이 이곳에 남아 있으면 개발로 땅값이 올라 부를 축적한다는
논리 같습니만 떼돈을 벌려면 성당을 팔아야 하지 않겠어요?
그럼 성당은 어떻게 됩니까? 없어지고 마는 논리가 아닌가요?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야 한다는 님의 뜻을 왜 모르겠습니까. 그러나 교회가 이 일에
나서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 일에는 그 교회 신자들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합의 없는 사회운동은 엄청난 화를 자초할 수도 있을 겁니다.
 
서두에서 말씀드린대로 저희 본당 주임신부님께서 본당존치 운동 때문에 신자들의 분열을
우려하신 것도 이 때문일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우린 같은 천주교 신자입니다. 서로 돕고 격려해야지 비난하고 헐뜯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가좌동 본당의 존치는 반대하지 않지만 자신의 뜻과 다르다고 해서 본당존치운동 자체를
이상한 방향으로 몰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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