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복용을 ‘즐기는’ 가정을 종종 보게 된다.
처방전이 필요한 약조차 비타민 먹듯 남용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환자들뿐만 아니라 약사, 의사들도 가장 많이 남용하는 약 중의 하나가 바로 항생제다. 가정에서도 너나 할 것 없이 조금만 열이 나거나 감기가 걸려도 항생제를 먹곤 한다. “밥 먹듯이 약을 먹는다” 는 말이 나올 법하다. 특별히 아픈 곳이 없어도 ‘예방차원(?)’ 에서 먹는 약들은 오남용으로 이어지기 쉽다.
필자를 찾은 환자 중에 술, 담배를 전혀 안 하는데도 불구하고 갑자기 황달이 생기고 피로를 느껴 찾아온 사람이 있었다. 검사를 해보니 간 기능 수치가 정상이 30이하인데 무려 2,000이 넘었었다. 습관적으로 항생제를 복용하다가 독성간염에 걸린 것이다.
항생제 특히 항진균제를 복용할 경우에는 미리 간 기능 검사를 하지 않고 투여해서는 안 된다. 손톱이나 발톱 무좀 때문에 항진균제를 먹는 경우도 있는데 이 약품은 간 독성이 심하기 때문에 간 기능이 나쁜 상태에서 복용하게 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요즘 건강에 좋다고 복용하는 아스피린의 경우에도 위출혈을 일으킬 수도 있고, 수술이나 치아를 뽑을 때 지혈이 잘 되지 않는 등의 부작용이 있다. 한마디로, 부작용 없는 약은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 낫다. 음식과 약의 궁합도 살펴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서 한밤중에 발가락에 갑자기 통증이 느껴지는 통풍환자의 경우는 등 푸른 생선이나 육류를 먹게 되면 요산을 증가시켜 증상이 악화된다. 단, 계란, 우유, 치즈 등은 먹어도 상관없다.
가정에서 약을 먹는 경우, 가족들의 복용습관을 그대로 따라가기 마련이다. 평소 약을 먹을 때 제대로 점검해야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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