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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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생일” 꽃가게 주인이 배달 갔다가 눈물바다 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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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자 [socho] 쪽지 캡슐

2017-11-05 ㅣ No.213662

라이프스토리

“엄마 생일” 꽃가게 주인이 배달 갔다가 눈물바다 된 사연

“제가 꽃가게를 60년 동안 운영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살아있는 한 매년 9월 22일에는 꼭 카네이션을 한 다발씩 배달하겠습니다.”

꽃가게 주인이 전한 사연이 SNS를 눈물로 적셨다. 온라인 미디어 버즈핸드가 전한 그의 기록을 재구성한 내용이다.

 

그날 날이 너무 좋아서인지 손님이 없었다. 나도 볕이나 쬘 겸 가게 입구에 있었다. 살짝 잠이 들었다가 가냘픈 목소리에 잠이 깼다. 눈을 떠보니 한 소년이 창백한 표정에 옅은 미소를 띠고 나를 보고 있었다.

“아주머니, 꽃을 몇십 년어치 주문할 수 있어요?”

소년의 물음에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났다. 이런 꽃 주문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소년은 진지했다.

“60년어치 꽃을 주문하고 싶어요. 카네이션 한 다발씩 매년 9월 22일에 배달해주세요.”

나는 궁금증이 생겨서 물었다. “왜 이런 주문을 하니? 이런 주문은 처음 받아보는데?”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자료사진 /GigCasa.com

소년은 12세 정도로 보였지만 나이답지 않게 어른스러웠다. 곧 내게 돈을 건네주더니 종이쪽지를 내밀고 말했다. “여기 우리 집 주소예요. 꼭 보내주세요.”

종이에는 삐뚤삐뚤한 글씨로 주소가 적혀 있었지만, 수신자 이름이 없어서 물었다. “어머님 성함도 알려주렴.”

소년은 쑥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우리 엄마 이름은 참 예뻐요. 캐서린이에요. 아 참, 저는 토비라고 합니다.”

“지금이 7월이니까, 너희 어머니 생신까지 두 달 남았구나. 꼭 배달해드릴게.”

“고맙습니다. 올해 보내고, 내년에 보내고, 그다음에도 보내고, 60년 동안 보내주세요.”

토비는 거듭 신신당부한 끝에 가게를 떠났다. 나는 가게 밖으로 따라나서며 배웅했다. 토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참 기특한 아이구나 싶었다.

이튿날, 토비가 다시 가게를 찾았다. 첫인사가 “잊지 마세요. 9월 22일에 우리 엄마한테 꽃 보내주세요”였다.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자료사진 /Jackie Lieberman

내가 “절대 잊지 않겠다”고 하자 토비는 “혹시 꽃 선물하시면서 엄마한테 생일 축하한다고 말해주실 수 있으세요?”라고 물었고 나는 흔쾌히 승낙했다.

내 대답에 기분이 좋았는지 토비는 웃음 띤 얼굴로 떠나갔다.

그다음 날에도 토비는 찾아왔다. 감사의 표시로 내 초상화를 그려주겠다고 했다. 내가 괜찮다고 했지만 토비는 “미술 공부한 지 6년째”라며 30분 동안 초상화를 그려줬다. 그림을 본 나는 “와 정말 잘 그렸다”며 칭찬했고 토비는 방긋 웃으며 떠나갔다. 가면서도 “약속 꼭 잊지 마세요”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하지만, 그다음 날부터 토비는 보이지 않았다. 나는 다소 실망했지만 언제 또 오겠지 싶었다. 그러나 토비는 더는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고 나는 마음 한켠이 허전했다. 그래서 9월 22일이 기다려졌다. 그때 아이의 집에 꽃을 배달해주며 아이 어머니에게 “토비가 참 귀엽다”라고 칭찬해주려 했다.

그리고 9월 22일, 카네이션 한 다발을 예쁘게 포장해 토비가 적어준 주소로 향했다. 가까운 곳이었다. 아이와 어머니가 함께 기뻐할 모습이 눈앞에 선했다.

현관문에 도착해 초인종 누르니 잠시 후 한 중년여성이 문을 열고 나왔는데 초췌한 모습이었다.

“캐서린 씨세요?”라고 묻자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말했다. “아드님이 주문한 꽃 배달 왔습니다. 생일 축하드려요.”

순간 그녀는 당황한 얼굴로 말했다. “제 아들이라고요? 잘못 찾아오신 것 같은데..”

“두 달 전에 토비라는 아이가 우리 가게에 와서 ‘엄마 생일에 보내달라’며 꽃을 주문했어요.”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자료사진 /The Full Bouquet Blog

말이 없던 그녀는 잠시 후 왈칵 눈물을 쏟아냈고, 나는 당황스러워 어쩔 바를 몰랐다. ‘왜 우는 거지?’

그녀는 눈물을 닦으며 집안으로 나를 안내했고, 나는 따라 들어가며 “아드님이 참 귀여우시던데요. 제 초상화도 그려줬어요”라고 말했다.

그녀는 “맞아요. 너무 귀여워요…”라며 재차 말을 잇지 못했다. 순간 나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우리 애는 백혈병이었어요. 사방으로 다니며 치료를 받았는데, 아무 소용이 없었어요. 아이도 아마 자기가 세상을 떠나리라고 알았을 거예요. 3년 전 제 생일날 앞으로 매년 꼭 카네이션 한 다발 선물하겠다고 손가락 걸고 약속하더니..”

여기까지 들은 나는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머리가 붕 뜨는 듯하더니 눈물이 쏟아졌다. 이후 토비 엄마와 어떻게 헤어져 가게로 돌아왔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그날 하루 온통 토비 생각뿐이었다. 환하게 미소 짓던 가녀린 얼굴이 선했다.

내가 꽃가게를 60년이나 운영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살아있는 한 매년 9월 22일에는 토비의 엄마에게 카네이션을 선물할 것이다. 토비의 소원을 꼭 이뤄줄 수 있도록 앞으로 60년은 살 수 있기를 하늘에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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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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