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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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14 ㅣ No.10204

다 지나갔다고 여겨졌던 것들을 다시 기억하게 되면

굉장히 화가 나고 그러지 않습니까?

 

부모님 혹은 부모님 중 어느 쪽에 대해서든

용서해야 하는 입장이 되는 경우

그 근거가 되는 기억들은 대게

어릴 적의 일들입니다.

최소한 성인이 되기 전의 경우이지요.

 

그리고 그 때에

나에게 용서받아야 할 일을 한 부모님을

내가 어느 정도라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그때그때의 일들이 끝난게 아니라

나는 어쩔 수 없었고,

일방적으로 당했고,

그래서 할 수 없이 꾹꾹 눌러 참았던 감정과 기억들이

자매님 자신은 잘 모르지만

마음 속 어딘가에 분명히 남아 있습니다.

 

보통은 그런 것들을 마음 속에 묻어버리거나

잊어버리면 된다고 생각을 하지만

부모님에게서 독립한 이후에

그 전과 180도 다른 사람으로 보여졌다고 하더라도

이전에 청산하지 못한 감정이 많이 남아 있는 경우

그것은 마치도 버리지 못하고 담아두기만 했던 쓰레기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악취가 나는 것처럼

지금의 나 자신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특히 그 부모님과의 관계는

정말 어떻게 할 수 없는 관계가 되지요.

또 자제분과의 관계에서도 어떤 것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용서해야 하는데

우선 말씀드려야 하는 것은

용서라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더욱이 관계가 오래되었을수록 그 시간만큼이나 오래 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회피하면서도 그렇지 않은 것처럼

그렇지 않은 안에서도 상대방에게 다가가려 하다가 좌절되면서

자포자기한 상황에서 습관으로 굳어진 것들이 있기 때문에

이미 이루어져 있는 그 모습들을 고치는 것이 쉽게 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번에 해결하려고 하지 마시고

천천히 간다는 생각을 가지고 노력하시길 바랍니다.

 

우선은 다 지나갔다고 생각되는 그 기억들 안에 있는

어머니께서 자매님에게 했던 말이나 행동들을 기억해 보십시오.

그리고 어머니의 입장을 어떤 식으로든 이해해 보십시오.

 

어머니께 직접 이야기를 듣고 서로 대화로 풀 수 있다면 좋겠지만,

어떤 경우 부모님들은 자식들이 일방적으로 당했다고 생각하는 기억들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또 일정한 시기가 되면, 자식과 부모의 입장이 바뀌는 때가 옵니다.

그러면 부모님 입장에서도 자식들 눈치를 보거나

최소한 자식의 어른됨을 인정해야 하는데

어떤 부모님들은 절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끝까지 부모만 어른이고 자식은 어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경우 절대 대화가 되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진실을 아는 것이 아닙니다.

내 입장에서 내 방식대로 상대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알지 못하는 진실은 그렇지 않을지라도

내 논리대로 "아 그래서 그렇게 된 것이구나"라고 이해할 수 있으면 됩니다.

그렇게 어머니도 어쩔 수 없었음을 내가 인정할 수 있다면

절반은 성공하신 겁니다.

그 다음은 한 번만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어머니께서 자기 자식에게 사랑을 보이지 못할 만큼

마음이 좁아져서 살 수 밖에 없었던 불쌍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인정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그 불쌍한 어머니를 위해서 마음을 담아 기도할 수 있게 되면

용서의 과정이 어느 정도 끝나게 됩니다.

 

그 다음에는 이런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어서

조심스럽게 말씀드립니다만,

어머니에 대해서와 함께 일방적으로 당해야만 했던

자기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는 분도 있습니다.

당시에 어쩔 수 없어서 바보같이 당했던

무력했던 나 자신을 마음으로 끌어안고 위로해 줄 수 있다면,

나 자신에 대한 용서가 끝나게 됩니다.

 

어떤 사람들은 용서의 끝을 화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작이 각기 다르고 또 관계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화해로 끝나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일단 상대방을 생각할 때에, 내 마음에서 파도가 일지 않는다면

용서가 끝난 겁니다. 그리고 우리는 크리스챤이기 때문에

그를 위해서 진실된 기도를 할 수 있다면 진정으로 용서한 것이 되겠지요.

 

제 경우에는 아무 관계도 없었던 그 분을 만나서 단 몇 달만에

마음의 상처를 입고 그것을 해소하기까지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지나고 보면 10년이 전혀 아깝지 않습니다.

한 번 용서를 했던 것이 나에게 큰 힘이 됩니다.

그 분보다 더한 사람을 만나도

이제는 더 쉽게 용서할 수 있습니다.

님에게도 진정으로 그 힘으로 마음의 평화를 이루시는 날이 오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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