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자유게시판

작은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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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경 [kreuz] 쪽지 캡슐

2001-09-14 ㅣ No.24314

 

슬프지만,

그렇게 올려야겠습니다.

작은 깨달음이라고...

 

심리적으로 인간은

덩치 큰 동물일수록 더 많이 불쌍해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조그만 날파리들은 한손으로 그냥 눌러죽이면서도

커다란 코끼리 한 마리가 밀렵꾼 총에 맞아 죽는 것은

가슴 아파하며 안타까워 한다는 것입니다.

 

이게 사실이라는 것을..

단순히 동물에게만 적용되는 일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는 며칠이었습니다.

 

미국의 맘에 안 든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미국에게 ’깡패국가’로 찍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무차별 폭격에 죽어간

제3세계 작은 나라의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도

’우리를 용서하소서’라고 기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가자지구를 불법 점령한 이스라엘 군의 총탄에 스러져간

어린 아이들과 그 부모들 앞에서도

이스라엘 군을 축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성서공부를 하기 때문에 성서를 뒤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오는 구절 하나 하나마다

소름끼치도록 두렵게 이 세상을 질타하고 계셨습니다만,

그 구절을 드러내어 함께 그분을 듣고자 했던 것조차

제 목적을 위해 성서를 왜곡하는 모습으로 비춰졌나 봅니다.

 

부시는 핵폭탄을 집어들고 협박하고 있습니다.

수만명을 죽인 테러범을 데리고 있던 그 나라의

수만명의 민간인들이 죽어갈 것입니다.

그럼 이제 미국이 환호성을 지를 차례이겠군요.

 

바라건대

테러범을 잡기 위해 던진 폭탄에 무고하게 죽어갈 민간인들을 위해서도

지금처럼 분노해주시고

지금처럼 기도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들이 단지 기독교 신자가 아니고,

미국인이 아니고,

백인이 아니고,

민주주의자들이 아니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미국인들의 죽음보다 값어치 없는 것으로 치부되지 않기만을 바랍니다.

 

그분 앞에서

사람은 모두 똑같을 테니까요.

 

어쩌면 예수님께서 다시 재림하실 땐,

피부 흰 백인들에게서가 아니라

여전히 소외받고 고통받는 제3세계 사람으로 오실테니까요.

 

200년도 더 전부터 수만명의 인디언들을 죽이고,

베트남인들을 죽이고,

이라크 사람들을 죽이고,

우리나라 사람들을 죽여온 나라의 무고한 시민들의 죽음만큼이나,

수만명의 인디언들과

수만명의 베트남인들과

수만명의 이라크 사람들과

그리고 우리나라 오빠와 누이들의 목숨도

소중하다는 것을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들이 외친 방법이 잘못 되었기 때문에

외치려 한 내용들까지 다 잘못이라고 몰아 비난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미 테러가 일어날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일이 일어난 후에야 강경대응을 부르짖는 부시의 손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또 수 만명의 희생자를 예비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테러범은 반드시 잡아야 하고

반드시 처벌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무고한 사람들에 대한 폭격이라는

똑같은 탈리오 규정 식이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테러범을 잡기 위한 과정에서

단 한 명이라도 무고한 사람이 죽는다면

그 한 사람의 목숨이

이번에 죽은 수만명의 목숨의 무게와

똑같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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