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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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직주의단상(13)사무장은 소모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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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화 [ppssm] 쪽지 캡슐

2001-10-27 ㅣ No.25805

聖職主義斷想(13)사무장은 소모품인가?

 

본당을 이동할 때마다 사무장을 데리고 다니는 신부님이 있다.

무엇 때문에 사무장을 데리고 다닐까? 먼저 있던 사무장은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만약 한 신부님이 열 번을 본당을 옮긴다면 열 명의 사무장이 실직해야 한다. 한 사람의 편의를 위하여 열 명이 희생당한다면 그것도 사랑이라 할 수 있을까?

 

사무장은 소모품이 아니다.

필요할 때는 쓰고 필요 없으면 버리는 물건이 아니다. 어엿한 인격자요 버젓한 직업인이다.

 

성당 사무원은 배가 고프다.

지금은 교구별로 똑같이 주는지 모르지만 이십여 년 전만 해도 성당마다 급료가 달랐다.

부자촌과 빈민촌의 대우가 달랐고, 농촌과 도시가 달랐다. 오지의 본당 사무원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희생과 봉사만을 강요당했다.

그렇게 살아온 사무장들이 많은 세월이 흘러 성당 형편이 좋아지면 좀더 나은 대우를 받게 되지만 항상 그들은 불안에 떨어야 한다. 이번엔 어느 신부님이 오실까? 사무원을 데리고 오지는 않을까 해서다.

 

내 경험으로는 성당 사무원은 바뀌지 않는 것이 좋다. 그가 열심히 일을 하고 결함이 없다면 오래 있을 수록 좋다. 어차피 정년이라는 게 있으니 오래 하고 싶어도 하지를 못하지 않는가?

내가 아는 사무장 중에는 컴퓨터라는 별명을 가진 친구가 있다. 머리가 좋아서 그런지 하도 오래 해서 그런지 그는 모든 신자들의 신상을 전부 파악하고 있다. 서류를 일일이 들춰보지 않아도 그는 다 안다. 그러니 모든 사무가 빠르게 되고 그만큼 성당 일이 수월해진다.

그런데 만약 새 사람이 그 자리에 앉게 되면 어떻게 될까? 不問可知다.

 

그런데 왜 사무장을 데리고 다녀야 하는지 모르겠다.    

요 근자 데리고 온 사무원 때문에 어느 게시판이 시끌벅적 한 때가 있었다. 명분은 긴축재정으로 인하여 기존의 사무원을 내보낸다 했지만 사실은 데리고 온 사무원 때문이었다 한다. 그래도 좋은 것일까?

 

이런 신부님이 그 성당을 떠나고 나면 반드시 좋지 않은 소문이 무성하게 퍼진다. 그 나쁜 소문은 여기에 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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