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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생명의 불씨가 꺼져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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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영 [kirasung21] 쪽지 캡슐

2001-05-30 ㅣ No.1506

저희들 삶의 지표가 되시는 김수환 추기경님!

저의 사정이 너무나 급박하기에 두서 없이 글을 올리오니 끝까지 읽어 주실 것을 부탁 드립니다.

전 수원에 사는 30 대 중반의 직장인이며 두 아이의 아빠 기 도영 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올 1 월 16 일, 태어난 지 겨우 6개월 밖에 되지 않은 둘째 녀석이 여의도 성모 병원에서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으로 진단 받아 어른도 견디기 힘들다는 골수 검사와 척수 검사 그리고 4차에 걸친 항암 치료를 하나님의 은혜로 무사히 견디어 내고 이제 골수 이식 수술 날짜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번 외래 진료 때 담당 교수님으로부터 늦어지게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저희는 또 다시 절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르는 분들은 좀 늦어 진다고 뭐가 그리 문제냐고 하시겠지만 저희들은 이제까지 병원에서 눈으로 경험 한 게 있습니다.

같은 골수를 찾아 놓고도 이식 날짜가 늦어져 그 안에 재발이 되어 이식도 받아 보지 못하고 먼 곳으로 가는 어린 생명을 보았습니다.

제때 이식 수술만이라도 하였더라면 그 어린 생명이 그렇게 허망하게 떠나 가지는 않았을 겁니다.

 

저희들은 잘 알지 못합니다.

어떤 문제로 이식 날짜가 늦추어지게 되었는지

저희 절망하는 모습을 보시고 정 그러시다면 이곳으로 탄원서라도 올려 보라고 해서 이렇게 두서 없이 저의 사정을 사실대로 적어 봅니다.

처음 저희에게 6월에 이식이 가능하다고 그렇게 준비 하라고 했고 또 병원에서도 그렇게 준비 해 오다가 어느 날 갑자기 한 두달 늦어지게 되었다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이제 저희는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앞이 캄캄합니다.

 

분명 하나님께서는 한 생명을 천하보다 귀하게 여기신다고 말씀 하셨는데 어떻게 생명을 이렇게 소홀히 생각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처음 병명 진단과 자세한 설명을 전해 듣고는 망연자실 하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담당 선생님 말씀에 의하면 아이가 너무 어려서 당장 골수 검사 때 버티어 낼지 조차 의문이며 항암 치료 과정을 설명 하시면서는 부정적인 말씀만 거듭 하셨죠.

하지만 인간의 생사를 주관하시는 것은 하나님이시기에 하나님께 맡기고 시작하였더니 담당 의료진도 놀랄 결과로 하나님께서는 응답 해 주셨는데 마지막 관문 이식 수술이 지연 되는 바람에 재발이라는 절망의 그림자가 저희를 엄숨 해 오는 것 같아 가슴 졸이며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부디 저희의 애끓는 심정을 헤아려 속히 이식 받을 수 있게 선처를 부탁 드립니다.

 

존경하는  김수환 추기경님!

저희는 많은 부나 높은 권력을 욕심 내지도 않습니다.

단지 가족이 모두 식탁에 둘러 앉아 식사를 할 수 있다면 하는 아주 작은 소망 뿐입니다.

이것 조차도 욕심 입니까?

 

존경하는 추기경님!

마지막으로 저희 부부와 큰 딸의 고사리 같은 손을 모으고 기도 했던 것이 헛되지 않게 저희의 사정을 부모님의 가슴으로 한번만 헤아려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 드리며 언제나 주의 은총이 함께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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