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수)
(홍) 성 토마스 사도 축일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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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묵주이야기] 쉰아홉 알의 나무로 만든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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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kimhh1478] 쪽지 캡슐

2015-02-01 ㅣ No.83809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사목영성
[나의 묵주이야기] 110. 쉰아홉 알의 나무로 만든 기적
박복금 스콜라스티카(춘천교구 옥천동본당)
2015. 02. 01발행 [1300호]
홈 > 평화신문 > 사목영성 > 나의 묵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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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복금 스콜라스티카(춘천교구 옥천동본당)


매일 드리는 성모님을 향한 항구한 묵주기도는 내 삶을 곧추세워 주는 원동력이다. 하느님을 알고 나서 대모님이 영세 선물로 준 ‘묵주’ 59알을 30여 년 매일 돌리며 살고 있다.

세례를 받고 첫 구역 모임에서 반장이 성모님께 묵주기도를 바치면 마음이 편안하고 삶의 활력을 얻는다고 말해 주었다. 그래서 영세 선물로 받아 한 번도 사용하지 않고 문갑 속에 고이 간직한 묵주를 꺼내어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 후 묵주기도는 매일 일정한 시간에 촛불을 켜 놓고 소리 내어 드리는 기도가 되었고, 하루를 주님께 바치는 좋은 습관이 되었다.

묵주기도는 식사를 매일 하듯 수십 년을 하루 같이 드리는 내 삶의 숙제하기이며 여정의 동행자가 되었다. 습관처럼 묵주기도를 하루라도 바치지 않으면 왠지 불안하고 초조하였다. 매일 적게는 5단, 많게는 100단까지 성모님께 바쳤다. 긴긴 세월을 묵주와 함께, 혹은 묵주를 지참하지 못했을 때는 손가락 묵주기도와 동행하며 살아왔다. 그것은 내 삶의 충만한 기쁨이었다.

그러나 우리의 삶은 결코 매일 즐겁고 행복하지만은 않았다. 어느 날 우리를 놀라게 한 사건이 가족에게 일어났는데, 이는 더욱 항구한 묵주기도의 계기가 되었다. 건장하던 남편의 갑작스런 간경화 진단으로 간이식을 해야만 하는 큰 장벽이 우리 가족 앞을 가로막아 슬픔에 빠져 있었다.

고통과 불안이 엄습할수록 묵주기도 횟수는 늘어나고 성당 출입은 당연하게 잦아졌다. 성모님께 의탁하는 뜨거운 간구는 고요 속에 한 줄기 빛을 바라는 간절한 기도뿐이었다. 남편의 건강이 악화될수록 하느님을 때로는 원망하고 불평하다가도 애절하게 도와달라는 기도로 매일 내 손에서 묵주는 떠나지 않았다.

항구한 묵주기도는 기적같이 딸을 통하여 남편의 간이식을 시도하게 했으며, 아버지와 딸은 가족과 신자들의 기도로 긴 수술 시간을 치유의 기적으로 보여주었다. 아버지의 생명을 구한 딸은 어려운 결정을 단번에 실행함으로써 지극한 효성을 보여주었으며, 하느님 사랑의 응답을 주변의 많은 신자에게 보여준 실례가 되었다. 우리가 하느님의 큰 사랑을 몰랐으면 어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기도의 응답은 하느님께는 불가능이 없다는 확신과 간절히 구하면 얻는다는 믿음을 더욱 견고히 갖게 해주었다.

묵주기도는 고통과 슬픔을 건너 희망과 사랑에 도달하게 하는 내 삶의 동반자이며, 나를 이기는 가장 큰 무기이기도 하다. ‘둥글고 작은 쉰아홉 알의 나무로 만든 기적의 성물’, 그 묵주 속에서 희로애락을 담은 카멜레온 같은 기적을 수시로 만나게 한다. 생활 속에서 끊임없이 부딪치며 허우적거릴 때마다 성모님을 부르면 사랑의 손길로 인도하는 따스한 체온을 느낀다. 살며시 손잡아 주는 성모님의 모습을 그려보며 값비싼 보석처럼 묵주를 소중히 여기어 성모님 손을 잡듯이 기도를 올린다. 매 순간 우리가 살아 있는 것이 곧 기적이듯이, 온몸으로 기도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주는 기적의 성물이 바로 묵주다.

※‘나의 묵주이야기’에 실릴 원고를 기다립니다. 200자 원고지 8매 분량으로 연락처와 함께
pbc21@pbc.co.kr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채택된 원고에 대해서는 소정의 고료를 드립니다. 문의 : 02-2270-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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