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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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즐거운 판정시비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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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원 [kosopooh] 쪽지 캡슐

2002-06-27 ㅣ No.35486

프랑스 즐거운 판정시비 (딴지펌)  

 

나는 요즘 잠에서 깨서 인터넷에 들어가면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이 안될 때가 많다. AOL 홈 화면에 한국인들이 매일 뜨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 신물나게 TV를 통해 보고있는 그대들에겐 이것이 무슨 감동인지 절라 설명해도 이해 한치 안감이라.

 

경기가 있는 날엔 16강전, 4강전 소식에.. 열광적인 길거리 응원 사진에... 경기가 없는 날엔 안정환이 미남 투표에 오르고 이런 식인 것이다. 심지어는 TV에서 안정환 CF랑 결혼식, 패션쇼 하는 것까지 보여주더라.

 

나 파리에 살면서 특정 한국인들이 이렇게 줄창 뜨는 것 단 한번도 못봤다.이게 얼마나 대단한 건지 알고들 있는지 새삼 걱정이 된다. 왜냐... 한국 게시판을 들어오면, 머리 쪼개고 강제로 속에 넣어줘야만 알 수있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국이 4강에 오른게 절대로 이해가 안간다고? 이해가 안가면 그냥 외워라... 대학 입시땐 잘도 하는 짓이더만 왜 월드컵에선 그걸 못하나?

 

요새 판정 시비니 뭐니 하는거 많이 듣는다. 나 그 때마다 엄청 기분좋다. 제 정신이냐고? 물론 그런 시비없이 이긴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만, 있어도 상관할 것 전혀 없음이라.

 

요새 한국이 심판을 매수했다고 더티한 아그들이 말한다. 나 솔직히 웃었다. 유럽 애들, 우리 한국이 그 정도 돈 있다고 생각한 애들 그 전에 없었다. 월드컵이 어떤 행사인가? 그 국제적인 행사의 심판들이 쌈짓돈에 넘어갈 사람들인가? 파리에서 새옷 입고 씻고 나가면 여기 사람들 일본인이냐고 묻는다. 내가 우리 나라 잡지 보여주면 일본거냐고 묻는다. 여기 애들 한국은 돈 한푼 없는 나라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나마 지금은 IT 산업 휴대폰이 강타하고 있어서 설명할 꺼리라도 있지, 그 전엔 우리 기업들 일본회사로 착각하고 있던 넘들이 이 넘들이다.

 

음모론? 푸하ㅡ. 그 전엔 여기서 우리 나라가 FIFA에 그런 음모 꾸밀 정도로 힘 있다고 믿는 애들 아무도 없었다. 음모론 듣고 난 내 귀를 의심했다. 여기 애들 무식한게 한도에 다다를 때는 한국이란 나라를 중국에서 독립한 한 지방 정도로 착각하는 넘들도 있었다. 지방에 내려갈수록 심했다. 한국이란 나라에 대해 전혀 모르는 애들 부지기수였다.

 

매수? 음모론? 다 웃겼지만 마지막은 나를 진짜 웃게 만들었다.

뭐? 홈 어드밴티지? 푸하하하... 여기 애들 월드컵 시작하기 전에 어땠는지 아는가? 일본에서 개최하는 걸로 알고 있는 애들 많았다. 공동 개최를 아는 애들도 관람하러 일본에 가고 싶다고 했지 한국의 한자는 꺼내지도 않았다. 작년에 프랑스에 5-0으로 진 별볼일 없는 나라라고 치부했다.

 

프랑스 애들 월드컵 시작하기 전에 어땠는지 아남? 미스 프랑스 출신 리포터를 일본으로 미리 보내고 캠프를 일본에다가 치는둥 난리쳤었다. 프랑스팀이 탈락하기 전날까지도 그 리포터 일본에서 일본애들과 함께 방송에 나왔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한국에서 월드컵 하고 있는거 모르는 애덜이 없다. 지금은 마치 우리가 단독 개최하는 것처럼 일본은 안중에도 없고 홈 어드밴티지란 말이 아무렇지도 않게 나오고 있고, 실제로 우리들 혼자 개최하는 인상이다. 놀랍지 않남?

 

프랑스 공영방송인 TF 1에서 길거리 응원이며 선수들 선전에 엄청난 찬사를 보내고 있다. 물론 즈그들이 떨어졌기 땜에 다른 유럽 넘들 올라가는거 꼴보기 싫은 감도 없지않아 있다. 하지만 단순히 그것 때문이라면 이런 찬사 보내지도 않는다.

 

프랑스 넘들이 어떤 애들인가? 세계에서 한 자존심 하는 애들이다. 하지만 얘들은 일단 감동적인거에 엄청 약하다. 길거리 응원 보여주며 입을 못다물었다.

 

얘덜이 처음부터 그랬는줄 아남? 처음엔 일본 밖에 안보여줬다. 우리가 첫 경기 이길 때도 월드컵에서 한 경기도 못 이긴 과거와 작년에 5-0으로 깨진게 단골 멘트였다.

 

하지만 요새 월드컵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은 우리에 대한 찬사 일색이다. 심판 시비에 대해선 친절하게도 설명까지 해주더라. 일단 선수들이 눈물나게 뛴 결과라며 그 예로 코 다친 김태영이 공 쫓아서 미친 듯이 뛰어서 골라인 아웃 시킨 그 장면 비디오 갖다 놓고 보여 주더라 이거다.

 

그리고 덧붙인 건, 골 무효가 아니다. 왜냐면 선수들이 휘슬 듣고 수비를 멈췄기 때문이다라면서 아예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보셨죠? 선수들 멈췄습니다" 라고 설명해 주더라 이거다. 내 보기엔 한국에서 수치스럽네 어쩌네 쓸데없이 신경쓰는 사람들을 위한 일침을 외국 방송이 하고 있더란 말이다.

 

여기 유럽 애들도 이태리, 스페인 애들 끈적거리며 말썽부린다고 별로 신경 안쓴다.괜히 우리나 그 비싼 이태리 옷 보며 동경심을 가져서 우리끼리 딸딸거리는 거지, 그런 심판 시비는 여기엔 흔한 것이다. 이렇게 말해도 이해가 안오는감? 우리한테 진 애들 열받고 창피하니까 꼬투리 잡고 늘어지는 거라 이 말이다.

 

판정 시비니 음모론이니 이런거 듣고 우리가 열받을 필요 쪼깨도 없음이라. 그런거 일일이 신경쓰면 암 생긴다. 언론이나 나서서 깨끗하게 글이나 잘쓰면 된다.

 

홈 어드밴티지? 매수? 푸하하.. 실컷 웃자. 그리고 진애들한테는 이렇게 한마디만 해주면 된다.

 

- 약체였었던 우리한테 진 느그들 심정은 이해가 간다... 라고.

원래 승자는 너그러운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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