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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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설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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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병 [ppolya] 쪽지 캡슐

2002-11-04 ㅣ No.42693

성모병원의 파업이 어느덧 166일이 되었습니다.

몇번씩이나 글을 남기려다 망설이곤 했습니다.  행여나 제가쓴 글에 기분나빠하는

분이 있을까 염려도 되고 좋은 글솜씨를 지니고 있는것도 아니기에...

하지만 용기내어 몇자 적어봅니다.

그동안 많은일들이 있었습니다. 말로는 다표현할수 없는 고통도 있었고 때론

기쁨도 있었습니다.  파업이 이렇게 길어지지 않았다면 이곳에 글을 남기는 일도 없었을텐데...

이곳 게시판을 이용하는 많은 가톨릭 신자분들을 화나게 하거나 싸움을 하려고 조합원들이 글을 올리는 것은 아님을 알아주시길 바랍니다. 시작은 많은 분들이 우리의 상황을 알고 파업이 빨리 마무리 되어 끝나는데 조금이나마 힘이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였습니다.  냉대적인 글에 감정적인 글을 쓰게 된점에 대해서는 사과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제가 대표도 아니고 그냥 평조합원이기에 님들이 바라는 사과가 되지는 않겠지만요.

가끔 귀족노동자라든지 환자를 볼모로 싸우고 있다든지 집단이기주의 라든지 하는

소리를 듣습니다.

글쎄요. 5개월넘는 무임금으로 아무렇지 않게 생활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저또한 마이너스 통장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어서 빨리 병원으로 돌아가고 싶은맘 간절합니다.  환자의 아픔을 모르고 이렇게 병원밖에 나와 추위와 싸우고 있는건 아님을...

저도 환자 보호자이기에 떠나있는 마음은 너무나 아픕니다.  

어머니는 지난 5월 갑상선 암으로 수술을 받으셨습니다.

내일은 의정부 성모병원에 어머니가 진료를 받으러 가야 하는 날입니다.

외래를 가실때마다 어머니는 "다음진료땐 너랑 같이 갈 수 있을까 ?"라고 하십니다.  같이 갈 수 없기에 지금도 글을 쓰며 눈물이 납니다.

왜 이렇게 파업이 길어졌을까요? 어느 한쪽의 잘못으로 이렇게 되진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상처를 받고 또 어쩌면 많은 상처를 주고....

더이상은 아프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선배들을 따라 나왔다가 이제는 병원으로 가고 싶어도 갈 수 없게된 후배와 같이 웃으며 일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두서없는 글을 올려서 죄송합니다. 그냥 너무 답답하고 속상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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