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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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검사의 입장을 이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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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섭 [happy1017] 쪽지 캡슐

2003-03-10 ㅣ No.49525

 

게시판을 보니까 어제의 토론에 대해서 검사에 대한 비판이 많은것 같은데 저는 좀 다른 의견을 피력하고 싶습니다.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특정사건에 대해서 속시원히 의혹을 풀지 못한 일도 있었읍니다.

 

검찰이 그동안 잘못에 대하여 겸허히 반성하고 그 기조위에서 개혁도 해야합니다.

 

그런데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한 근본 이유가 검찰 자신의 수사의지나 능력이 부족한데 기인한 것이 아니라는데 문제점이 있읍니다.

 

비근한 예로 검찰에서 미진했던 의혹이 특검에서 명확히 해소된 사례가 있었읍니다. 그런데 그 특검에서 실질 수사를 담당했던 수사관은 대부분 현직 검사(파견 형식)들이었읍니다.

수사환경에따라서 수작이 나오기도하고 태작이 나오기도합니다.

 

때문에 젊은 검사들의 의견은

개혁의 원칙 즉 총론은 동의하나 각론이 문제라는겁니다.

검찰의 독립과 중립성을 제도로 보완해달라는 겁니다.

 

검찰이 독립과 중립을 지키지못하고 외압에 휘둘린 것은 최고 집권층을 비롯한 정치권이 문제점 비호나 입지 강화의 도구로 검찰을 이용했기때문입니다.

한마디로 그들 압력때문이었읍니다.

그렇기때문에 근본적인 치유책은 그 고리를 끊어 주는 것입니다.

인사가 만사이기때문에 그런 제도를 만든다음에 인사를 해야한다는 절차를 지적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부분에 동의합니다.

공직생활을 해본사람이면 상사의 부당한 압력이나 지시를 하급자가 거절하고 물리치기가 얼마나 힘든지 압니다.

검찰조직은 다른 행정부보다 더한 군대에 버금가는 상명하복 조직입니다.

 

혹자는 외압을 물리치고 감옥에라도 갈 각오를 가지고  소신껏 수사를 해야 마땅하다고 할 것입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눈치없는 소신수사의 검사가 조직으로부터 미움받고 승진에서 누락되고 벽지로 좌천되는 현실입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그레샴의 법칙이 모든 구석까지 만연된 우리사회에서 검찰만 독야청청하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입니다.

 

쏘크라테스와 딸의 일화가 있읍니다.

쏘크라테스는 불량 친구와 사귀는 자기 딸이 걱정되어 그 친구들과 교제를 하지 말라고 요구했읍니다.

그러나 딸은 "내가 그들에게서 물들지않으면 되지않느냐"고 항변했읍니다.

소크라테스는 새까만 석탄을 삽으로 퍼와 "손에 새까만 석탄이 묻지 않게 받아라"고하여 딸을 일깨워줬다고합니다.

우리 나약한 인간은 환경의 지배를 벗어나기 힘듭니다.

 

따라서 검찰의 독립과 중립성 보장의 해결은 인치나 운영상의 문제가 많은 우리 사회에서는 더욱 더 제도적인 보완책 접근이 절실합니다.

 

그래서 젊은 검사들은 선 인사위원회 구성을 강력히 요구하는 것입니다.

대통령의 구두 중립성 보장 천명은 과거 역대정권에서 불신만 안겨준 것이 사실이었으니까요.

 

DJ도 검찰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고 했던 분입니다.

그러나 검찰을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가장 많이 키우고 위상을 추락시켰읍니다.

그러니 젊은 검사의 말처럼 대통령이 바로서야 검찰이 바로선다는 말이 이런 우리의 현실을 아는 사람에게는 진리같이 들리고 폐부를 찌릅니다.

 

다음으로 개혁방법입니다.

개혁은 문제의 핵심을 보고 근본적인 치유 방법을 골라 개혁 대상의 지지를 받게 점차적으로 진행되어야합니다.

 

그러나 젊은 검사들의 불만 기폭제가 된 이번 검찰 간부의 인사계획을 살펴봅시다.

개혁이라기보다는 혁명에 가까운 파격입니다.

인선의 기준과 원칙을 제시하지못했읍니다.

그들이 발탁되어야하는 이유를 많은 검사들이 이해를 못하고 있읍니다.

 

과거의 인사가 문제점이 많아

인사권자에 줄대고 아첨하는 바람에

정치권에 휘둘린 검찰이

이제는 소신이 강하고 판단력 있는 대통령 만나

변화와 개혁에

기대를 잔뜩 걸었읍니다.

 

허나 역시나였읍니다.

몇사람이 밀실에서

무슨 기준인지도 모른채 극소수만 발탁되고

나머지 많은 검찰간부는 퇴진해주길 기대했읍니다.

 

이와같이

불투명하고 객관성과 공정성이 결여된 인사는

과거와 같이

입맛에 맞는 사람만 발탁하고

인사권자에게 줄서고

정권에 아부하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받아들일만합니다.

 

토론으로

이부분의 오해는 많이 해소되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만......

 

또한

젊은 검사들의 요즈음 심경을 헤아려볼 필요가 있읍니다.

 

그들은

사생활의 희생을 감수하고 밤 11시-12시에 퇴근하는 일이 허다합니다.

토요일 .일요일 특근도 많이합니다.

업무량이 많아 퇴근시 일보따리를 가지고 귀가 할때가 많습니다.

검사 한명이 한달에 200-300건의 사건처리를 담당한다고합니다.

1건의 사건처리 과정이 얼마나 복잡 다단합니까?

 

그들은 그런 격무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신뢰를 받고 싶고 명예를 원합니다.

 

그런데

집권층때문에,

정치권때문에,

일부 이에 영합하는 정치검사때문에

99%의 정의의 검사들이 신뢰를 잃고 매도당하는 현실에

자괴감을 느끼고 치욕을 느끼고 있읍니다.

그들은 이제는 설 입지마저 없어지고

벼랑끝에 몰려있다고 생각하고 있읍니다.

 

우리는

이러한 순수한 대부분의 검사들을

보듬어 안아주어야합니다.

그들에게 용기를 북돋워 줘야합니다.

정의감있고

때묻지 않는

유능한 인재를 길러내야합니다.

 

지금의 현실이

누구의 책임이 가장 크고

구조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그리고 해결책이 무엇인지

냉철하게 판단해볼 필요가 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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