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자유게시판

박은종 신부님의 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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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sora9] 쪽지 캡슐

2000-02-18 ㅣ No.8765

그 순간의 외로움...

 

 

얼마나 외로우셨을까...

 

얼마나 추우셨을까...

 

얼마나 무서우셨을까...

 

얼마나 그리운 사람들이 많았을까...

 

얼마나 슬퍼하셨을까...

 

........또.....

 

많이 우셨겠지...

 

..................

 

천주교에 무슨 일이 그것도 커다란 일이 있었는데...

 

박은종 신부님의 관련된 글을 읽고서 몇일째

 

계속 침울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같은 글을 몇번이나 읽으면서 무척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정확하게 어느 게시판에두 그분의 죽음의 이유를 알리는

 

글은 실리지 않고...

 

그분을 애도하는 뜻에서, 너무나 아파하는 신자들의

 

가슴아픈 오열이 들려오는 듯했습니다

 

저는 그분을 알지 못합니다

 

한번도 뵌적도 없습니다

 

그저 신자라는 이유만으로 그 분의 죽음에 그저 슬퍼할 뿐인데...

 

 

아래에 많은 분들이 그분의 아픔을 이야기했습니다

 

더러는 화가 나서 과격한 언어를 사용하기도 했는데...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글을 쓰는 저 또한 마음안에는 온통 분노와 그 이유모를

 

억울함이 가득하니까...

 

하지만...

 

이제 우리 그분을 우리 마음안에 고이고이 모셔야겠지요

 

하늘에서도 우리의 마음을...적어도 그분의 그 힘들어하셨던

 

모습을 알고 또 이해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있다는 것을

 

이제 그분도 조금은 아셨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렇죠? 신부님???)

 

신부님께서 생을 마감하시는 그 순간 그분 곁엔

 

아무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분은 하늘을 한참이나 바라보셨겠지요

 

하느님과 대화하면서 그분은 당신의 잘못을 봉헌하면서

 

부모님을 생각하고 친구를 생각하고 형제를 생각했을 것이며

 

본당신자들의 얼굴을 떠올렸을 것이며..

 

당신의 9년전에 사제서품식때의 모습을 떠올렸을 것입니다

 

그순간...

 

얼마나 외로우셨을까...생각을 하자면 가슴이 메어옵니다

 

어느 누구 한사람이도 곁에 있었다면 이러한 일을 없었을 텐데...

 

우리 이렇게 합시다

 

아무리 성당안에 권력을 내세워 성직자나 수도자들을

 

힘들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해도 나 자신만은 그러지 말기를..

 

그렇게 한 두사람이 모이면

 

끝내는 언젠가 그 옛날 그랬던 것처럼

 

우리 교회도 평화가 다시 찾아오지 않을까...

 

죽음에 임박한 사람들이 가장 견디기 힘들어하는 것은

 

더 오래 살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나를 아는 사람들이 나를 잊으면 어떻하지?" 라는 것이래요

 

그분도  그 순간에는 그런 마음 이었을겁니다

 

그러니 우리 그분과 친분이 있던 없던 간에

 

그 분을 잊지 말아요

 

물론 제가 이렇게 이야기 하지 않아도 잊지 못하지만

 

늘 마음안에 그분을 담고 있다는 것을

 

하늘에 계신 그 분이 느끼실수 있도록

 

우리 마음에 모시도록 해요

 

............

 

그리고 반성하고...후회합시다.

 

그분 곁에 있지 못했음을...

 

너무나도 못되게 굴었음을...

 

야속하게도 우리는 그분의 죽음을 통해서 제대로 된 천주교 신자가

 

되기 위해서 노력을 합니다

 

정말 야속하게도...

 

제발 신부님이 계시던 본당 신자들도

 

이런 반성과 후회를 하셨으면 합니다

 

.......사제 인사발령이 났습니다

 

웬지 어느 한자리가 비어 있을 생각에 그리

 

썩 내키지는 않습니다

 

이 모든 것을 하느님은 다 알고 계시겠지요...

 

................

 

 

그냥 그분의 그 순간 외로움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옆에 있었던 것도 아닌데

 

웬지 그분의 외로움이 오늘은 제 마음을 저며오게 했습니다

 

당신의 그 외로움을 제 마음에 조금이라도 담아서

 

죄송하지만...열심히 살겠습니다.

 

편안히 쉬십시오

 

다음에 뵙죠...

 

그럼 안녕...

 

 

 

 

어느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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