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자유게시판

언론사 세무조사와 정의구현사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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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경 [kreuz] 쪽지 캡슐

2001-07-18 ㅣ No.22628

 

1.

요즘 살인을 한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그 사람은 기자이고, 정치부 기자라고 합시다.

성향이 야당이고, 평상시 정부에 삐딱한 사람이었다고 합시다.

 

이 사람이 살인한 것에 대해 수사하고 그래서 구속한다면, 언론탄압입니까?

대선을 앞둔 언론 길들이기 입니까?

 

2.

신문사에서 탈세를 했습니다.

탈세에 관해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던 신문사들에서 탈세를 했습니다.

세무조사를 받다 보니 탈세사실이 드러났건,

탈세한 걸 정당하게 세무조사를 한 것이건,

죄는 죕니다.

교통경찰이 돈 뜯어내려고 별것 아닌 교통법규위반자 차량을 세웠다가 그 안에 큰 범죄자가 타고 있어서 잡았다고 해서

그 사람이 범죄자가 아닌 게 되는 건 아닙니다.

뇌물 받으려던 교통경찰의 잘못으로, 다른 범죄가 덮어지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3.

신창원이 영웅시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은 큰 범죄자였습니다.

정부가 부패했고, 경찰이 부패했는데, 그런 정부와 경찰을 비웃듯 도망다닌 사람이라 해서

그 사람이 저지른 악독한 범죄마저 영웅시될 수는 없을 겁니다.

 

마찬가지로

정부가 언론사를 탄압했고,

언론사가 정부에 빌붙어 아양떨었던 시기가 있었고,

이제 또다시 정부가 언론 길들이기를 하려다보니 탈세사실이 드러났다 해서

탈세가 탈세 아닌 것으로 변하지는 않습니다.

범죄는 범죄입니다만,

그 범죄가 제4의 권력을 가지고 있던 언론사이기에

이렇게라도 사방에서 옹호하는 글들이 올라올 수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더더욱 그 탈세사실은 처벌되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범죄는 어떤 이유로건 옹호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4.

어느 술집이 탈세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합시다.

이 술집은 야당 의원들이 주로 드나들던 술집이었다고 합시다.

이 술집을 좋지 않게 보던 세무서에서

야당 길들이기 차원으로 세무조사하다보니 탈세사실이 드러났다고 합시다.

그럼 야당 탄압이 됩니까?

논리가 웃기지요?

 

5.

정구사 신부님들께서 어떤 생각으로 그런 발표를 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사람들은 바보가 아닙니다.

정구사라는 단체가 가톨릭신자들에게 구속력을 갖지도 않습니다.

정구사의 목소리가 가톨릭의 목소리는 아닙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정구사 소속 신부님 몇 분의 삶의 태도에 대해 고개를 흔듭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목소리를 내어주시는 분들이 계시니

그나마 세상이 이모양으로라도 돌아가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가끔, 너무 순진한 모양새를 보이시는 것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6.

A를 비판하지 않았다 해서

B를 비판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양비론 내지는 극단론으로 치닫지 않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정부는 생각을 잘 해야 할 겁니다.

정말 해야 하는 일인데도 왜 하필 꼭 그 시기에 하려고 해서 오해를 사는지 말입니다.

옛 선조들의 말씀을 되새겨야겠죠.

오이밭에서 신발끈 고쳐매지 말고,

배나무 아래에서 갓끈 고쳐매지 말라구요.

오해한 사람 나무라기 전에

오해할 행동은 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할 만한 머리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작은이 앞발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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