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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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덕 [naneuri] 쪽지 캡슐

1999-01-12 ㅣ No.289

밑의 글(288)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먼저 288를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출처 : http://myhome.netsgo.com/hicheol/ 저자 : 이현철(hicheol@netsgo.com) 접속 - 2 거의 점심무렵이 되었다. 전화벨이 울렸다. "한영미씨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잡지사인지 물어봤다. "잡지사에요? 전 영미 친군데요 이제 사진찍으러 안나간다니까.전화하지 마요." 그러며 전화를 끊었다. 조금있다가 다시 전화벨이 울렸다. "저 그게 아니고요. 주원이라고 전해주시면.." 혹 이녀석이 마음뺏은놈.. ? 친구방에 들어가니 친구가 잠들어 있다. "나중에 다시해주시겠어요? 방금 잠들었거든요.." "예...그럼 주원이라 전해주시고..음..저 마지막에 만났던 곳에 가있겠다고 좀 전해주시겠어요.." 영화찍냐? 어떻게 생겼는지 안봐도 훤하다..그러마 하고 전화를 끊었다. 한참이 지나서 친구가 방에서 나왔다. 또 어디를 갈려나..? 이쁘게 차려입었다.. "야 아까 주원이라는 놈한테서 전화왔더라.." 친구가 나갈려다 말고 홱 나쪽으로 돌아섰다. "너 잠들어서 다시하라 그랬더니..뭐 마지막 만났던곳에서 기다린다고 하더나.? 욱 느끼해.." 친구는 나를 아주 못마땅한 듯이 쳐다보더니..아주 빠르게 겁나게 빠르게 나가버렸다. 오늘도 술먹고 들어오기만 해..아주 아작을 내버릴껴..둘다. 저녁은 나 혼자 쓸쓸히 먹었다. 외출이라도 할걸 그랬나..? 그래도 소년님과 만나는 시간이 점점 다가온다. 소년: 안녕 소녀님.. 소녀:안녕 소년님..좋은 휴일되셨어요? 소년: 하하. 그냥 조용히 글 썼었어요..정미님은? 소녀: 호호. 그냥 조용히 잤어요.. 그럼 오늘 글 다썼었어요? 소년: 아직 조금 남았어요.. 오늘은 임대리 안봐서 기분나쁠일은 없었겠네요.. 소녀: 뭐..제가 착하다 보니까. 임대리도 그런데로 괜찮아요. 친구가 좀 짜증나게 하네요..근데 소년님 말데로 그놈인듯 싶은 녀석이 오늘 전화가 왔었어요. 소년: 그래요..? 오늘같은 파란하늘아래 여자를 슬퍼게 할 남자는 없을것 같네요.. 아마 반가운 일이 친구에게 일어날 것 같아요. 소녀: 소년님 말씀데로라면..호호.. ..... ..... 소녀: 어머 친구가 왔나봐요..오늘은 제가 먼저 작별인사를 하네요..안녕히.. 친구의 얼굴이 너무나 밝다. 소년님 말데로 반가운일이 친구에게 일어났나보다. 아까 전화한 그놈이 그놈이 맞나보다. 도대체 그놈이 뭐라했기에 친구가 이렇게 변해 온걸까? 오랜만에 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그놈 백수랜다. 이기 지금 정신이 있나..? 그치만 친구의 얼굴은 어느때보다 행복해 보인다. 어제 친구와 이야기 한 관계로 딴 날보다 조금 늦게 일어났다. 오늘 친구의 아침할차례건만. 이년도 일어날 생각을 안했다. 결국 아주 오랜만에 아침을 걸르고 출근을 하게 되었다. 출근을 하니 임대리가 레몬차를 끓여 마시고 있었다. 잔이 두갠걸루 봐서 두잔이나 마셨나보다. "안녕 정자씨 ..오늘은 조금 늦었네.." 친구의 얼굴이 밝게 변해서 나두 밝은 얼굴로 답을 했다. "내가 레몬차 끓여 봤는데 정자씨가 끓여 준것 만큼 맛있지가 않네.. 나 레몬차 한잔만.." 뭐 이런기 다있노..월요일 아침부터..할 수 없이 내꺼하고 임대리녀석꺼하고 두잔을 끓여 마셨다. 한참이 지나서 편집장이 들어왔다. 임대리 녀석이 뭘 한보따리 들고 편집장한테 간다. 뭐라 말을 건네고는 그 보따리를 편집장한테 건냈다. 별루 관심이 없어서 난 나의 일을 했다. 사장님도 출근을 하셨다. 마누라한테 매맞는 남편이지만 얼굴은 항상 밝다. "안녕 여러분.." 뭔 좋은 일이 있나..? 또 술먹자고 하실려나..? 사장님이 괜히 발을 들더니.."제군들.. 이게 뭔지 아나.? 울 마누라가 사준거야..하하" 구두가 삐까번쩍하다. 40이 넘어신 분이 아직 어린애같이 신발자랑이나 하다니..하지만 사장님이 사모님을 사랑하시는 맘을 느낄 수 있었다. 집에 오니 친구가 저녁을 차려 놓았다. 뭐가 즐거운지..일자리도 짤린 주제에.. 그래도 그녀의 밝은 모습을 보니 괜시리 나도 즐겁다. 이년이 어제완 딴판으로 나한테 친한척한다. 메일을 확인했다. 역시 소년님도 나를 즐겁게 했다. 그렇게 월요일 저녁은 화창하게 밤으로 어둠을 짙게하고 있었다. 소년: 안녕하세요. 소녀님.. 소녀: 항상 안녕하세요 소년님.. 소년: 월요일인데 출근 즐겁게 하셨어요.? 소녀:친구가 밥을 안차려 주어서 아침을 굶었어요.. 소년: 어제 친구가 역시 안좋은 모습으로 들어왔나요.. 소녀: 쿠쿠 아니요. 기분이 좋아가지고..아마 그동안 못잤던 잠 한꺼번에 잤나봐요.. 소년: 그남자하고 일이 잘됐나보죠? 소녀:예.. 그런가봐요. 계속 입에는 미소가.. 소년님은 어떻게 친구의 일을 그렇게 잘 예측하세요.? 소년: 하하..가을이잖아요. 소녀:친구가 소년님 사랑한다고 옆에서 전해 달라고 하는데요.. 소년:하하..감사 그치만 저 지금 한소녀와 연애중이라고 전해주세요.. 소녀:익..그 소녀는 저? 부끄러버라.. ... ... 소년:참 임대리는 여전하던가요? 소녀:예..오늘 아침에 레몬차 석잔이나 마셨어요. 아마 딴 사람 주기가 아까웠나 보죠.. 소년님 글을 잘되어 가세요. 궁금. 소년: 아 거의 마무리..지금은 검토중이에요. 소녀: 증말..? 언제쯤 보여주실수..? 소년: 제가 맘에 들때쯤이요. 오늘 좋은 꿈꾸시고 내일 좋은 아침 맞으시길..안녕. 아침이 왔다. 친구가 밝은 표정을 지으며 오늘 여행간다고 밤에 혼자 집지키라고 한다. "누구랑 가는데.." "그사람이랑..옛날 낚시 했던 그바닷가.." 잘한다. 백수랑 백조랑..앞날이 훤히 보이는거 같다. 오늘도 임대리는 일찍 나와 있다. 근데 몸상태가 별루 안좋은거 같다. 연애하는게 잘 안되나..? 조금 가여워서 레몬차한잔을 끓여서 주었다. 물론 내가 먹을 것도 한잔 만들었지만.. "연애가 잘 안되나봐요? .별루 밝은 표정이 아닌데.." 날 보더니 알수없는 미소를 짓더니.. "응 고마워..실은 한여자와의 연애는 정리하는중이야..이제 진짜 연애를 해볼까해서리.." 뭐야 이녀석..바람둥인가..? 편집장이 아주 밝은 표정으로 출근해서는 임대리에게.." 야 . 이거 꽤 괜찮은데..내가 어제 밤을 새며 읽어 보았는데 출판사 잘 만나면 바로 떠겠던데..언제 이런걸 썼어.?" 뭘까? 임대리가 무슨 책을 냈나? "하하 괜찮았어요? 그래도 조금 수정할게 있나해서 편집장님께 보여드린건데.." "그래? 그럼 오늘 우리집가서 같이 검토해볼래.?" "괜찮으시겠어요? " 뭘까? 궁금해지네.. 참 소년님도 글 쓰신다고 했는데..그 글 좋으면 우리출판사에서 출판하자고 할까? 근데 우리출판사가 책 낼수 있는 돈이 없는게 문제다. 으이그 사장님. 술 먹은 돈 일년치만 못았어도.. 퇴근시간이 다가왔다. 아마 오늘 임대리는 편집장집에 갈것 같다. 임대리 나쁜놈..아니다 지가 차였겠지. 오늘은 나혼자 쓸쓸히 집을 지키는 구나..그치만 소년님의 메일은 이런 내마음을 조금 달래주었다. 소년:안녕하세요 소녀님.. 소녀:예 소년님두요.. 소년:오늘 하루 잘 보냈습니까? 소녀:예 그런데로..근데 친구가 어디가버려서. 조금 허전.. 소년:친구가 가출했어요? 소녀:예? 가출이라니요. 그놈 따라 옛날 갔던 바닷가로 여행갔어요.. 소년:아..예. 소녀:둘다 가을타나봐요..소년님 말데로.. 가을바닷가라..한번 저도 가보고 싶어요. 소년:아 예. ... ... 소녀:소년님 오늘은 아.예란 말을 많이 하시네요. 소년:아. 예..버릇이 되서요.. 소녀: 버릇이요? 전에는 그런말 안썼잖아요.. 참 글 다써가요.? 소년: 글요? 아..예. 시간이 되어서..그럼 안녕히 계세요. 오늘따라 소년님이 조금 이상하네. 내가 내 얘기만 너무 했나? 아침이 되었다. 오늘은 그냥 굶고 가야겠다. 어제 임대리하고 편집장하고 말한 게 무엇인지 궁금하다. 출근을 하니 내가 일등이다. 야호..레몬차를 한잔 끓여 마셨다. 상쾌한 아침이다. 9시가 넘었다. 아무도 안왔다. 30분이 더 흘렀다. 무슨일이 있나 생각이 들쯤 편집장하고 임대리가 동시에 들어왔다. "에이 편집장님 그때 깨워주시면 어떻합니까." "미안 울마누라가 오늘따라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어제 임대리가 편집장님댁에서 잤나보다. 아마 저 대화는 괜히 늦게 온게 미안해서, 둘이서 짜고 나 들어라고 하는 대화인것 같았다. "좋은 아침..나 레몬차한잔만.." 아니 편집장님도.."나도 정자씨." 그렇지 역시 임대리 너도. 사장님이 삐까번쩍한 구두를 신고 출근을 하셨다. 오늘도 자그마하지만 정이 있는 우리출판사의 업무가 시작되었다.. 거의 퇴근 무렵에 되었다. 편집장께서 사장한테 뭔 책같이 제본된걸 건넨다. 두권이다. "이게 뭐야.? " "임대리가 쓴건데.. 꽤 좋아..한번 집에 가서 읽어봐.." 임대리가 나한테도 그 책같은걸 건냈다. "정자씨 내가 쓴 소설인데, 한번 읽어봐 주겠어?" 크 주제에 책을 썼단 말여? 임대리를 위에서부터 아래로 한번 훝어 보았다 .이소설 별루 재미없을 것 같다. "야 임대리..정자씬 한권인데..왜 난 두권이야..?" 사장님이 자기는 두권인데 대한 불만을 토로하셨다. "임마..한권은 니 마누라 갖다줘..아마 사랑받을꺼야.." 편집장님이 별루 이상할게 없다는 듯 말씀하셨다. "저 한번 읽어보시고 괜찮으시다면..저희 출판사에서 이책을 출판했으면 하는데요." "뭔소리야 임대리..우리 출판사는 안돼..전혀 이름없는 구멍가게 출판사야.. 뜨기 전에는 인쇄비도 자네가 부담해야 하는데.. 내가 좋은 출판사 알아봐 줄께.. 이 출판사는 안돼.." 편집장님이 사장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씀하셨다. "우쒸..우리 출판사가 어때서.. 너 내일부터 나오지마...."사장님이 열받은 듯 편집장에게 말했다. "나 짜를려면 이출판사 설립할때 내가 낸돈 내놔.." "씨..돈땜에 봐줬다.." "제가 조금 모아놓은 돈이 있거든요..우리 출판사 이름붙인 책한권 내고 싶었어요" "야..이정도의 글이면 딴 출판사에서는 계약금도 받을 수 있어..그리고 우리 출판사에서 내면 뜬다는 보장도 없어.." 편집장님이 또 사장의 신경을 건드렸다. "에이쒸..너 내가 니돈 만들때까지만 나와..하여간 오늘 읽어볼께. 출판얘기는 내일 다시 하자구.." 퇴근을 했다. 오늘은 소년님의 메일이 없다. 무슨일일까..? 친구가 와 있다..사랑을 하면 이쁘진다는 말이 사실인가 보다. 미소띤 그녀의 얼굴이 오늘따라 화사하다. "재미는 있었어..무슨 딴짓 한건 아니지..?" "너두 사랑을 해봐..재미가 문제가 아니지..느낌이 문제지.. 딴짓은..뭔 딴짓.? 내가 그사람 뭐에 반했는데..순진하고 순수한 것 때문에 반했는데.." 그래 이뇬아 넌 좋겠다. 임대리가 준 소설을 그냥 식탁위에 놓아두고 11시 되기만을 기다렸다. "이건 뭐야? 무슨 글써놓은거 같은데.."친구가 그걸 보고 나에게 묻는다. "아..우리사무실 임대리가 적은 소설이래..별루 관심없어.." "그래? 내가 한번 읽어봐도 되지? " 읽어봐라.. 몸도 피곤한데 11시 될때까지 잠이나 자자. 11시가 거의 되어 방에서 나와 컴앞으로 갔다.. 친구가 임대리의 소설을 열심히 읽고 있었다. 그녀의 눈망울에는 가을이 잠겨있기라도 하듯 책에 깊이 빠져있다. "야 재밌니? " 이게 내가 묻는데도 들은척도 안한다. "야! 한영미. 재밌니..?" "응..? 이거 진짜 재밌다. 너무 애틋해..중간까지 봤는데 끝이 너무궁금해..나 계속 이거보고 있을테니.. 너 하던일이나 계속해.?" 이상하네..임대리 수준이면..'김양 커피한잔 끓여줘.. 오늘 연애나 할까?' 이수준일텐데.. 소년:안녕하세요 정미님.. 소녀:예 소년님도.. 어제는 너무 제말만 했죠? 계속 소년님 반응이 그래서 혹시 삐졌나해서요..아니죠? 소년:아니 무슨 말씀을..제가 소녀님 말듣고 왜 삐져요. 기쁘지.. 참 메일은 좀 일이 있어서 오늘 못보냈어요. 죄송. 소녀:괜찮아요. 대신 내일 두개 보내주시면 되잖아요. 소년:아.예 .. 꼭 두개 보내드릴께요. 소녀:또 아..예다.. 소년:제가 아..예란 말 많이 썼어요.? 소녀:아니요 어제만요.. ... ... 소년:친구분은 요즘 괜찮나요? 소녀:오늘은 임대리얘기보다 친구얘길 먼저 묻네요.? 여행잘갔다와서 아주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소년:하하. 임대리는 요즘 어떤가요? 소녀:참 임대리도 글썼나봐요..뭔 소설같은걸 적어서 읽어보라며 저한테 줬어요. 소년:재밌던가요.? 소녀:아뇨..아직 안읽어봐서. 지금 친구가 읽고 있는데..제 생각과는 달리 재밌나봐요. 그냥 임대리 생각하면 별루 재미없을거 같아 안읽어볼려고 했는데.. 친구일고나면 한번 읽어볼까 해요.. 소년:재밌으면 저한테 얘기해주세요. 제 글쓰는데 참조하게요. 근데 임대리생각하면 왜 재미없을것 같다고.. ? 제 생각엔 그런데로 재밌는 사람같았는데.. 소녀:임대리요..연애한다고 그러더니 그여자 정리한다고 그러네요. 그리고 또 딴여자 찾는다고.. 재밌으면 얘기해드릴께요. 소년님 글은 잘되어가요? 소년:읔. 예 다쓰고 검토중이에요. 소녀:읔? 소년님 글. 저한테 보여주신다고 했잖아요. 언제쯤..? 소년:곧 보여드릴께요.. ... ... 소년:제가 몸이 좀 안좋네요. 오늘은 이만.. 소녀: 아니..몸조심하세요..그럼 소년님 저두 안녕. 친구가 눈물까지 글썽이며 그 소설을 일고 있다. 왜 울까..? "얘 다 읽었어? " "조금만 있어봐.." 십여분이 흘렀다. "너무 애틋하다. 주원씨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나네.." "그기서 그놈이름은 왜 나와..?" "그냥..사랑하는 사람이 이글을 읽는다면 그 사랑하는 사람을 한번쯤 돌아보게끔하는 마력이 있는 글이야. 읽다보면 끝까지 안읽고는 책을 놓을수가 없어.." "정말이야..? 어.. 야. 이거 책내면 팔릴까?" "팔릴까? 바로 베스트셀러감이야...내가 이런부류의 책은 많이 봤잖아..이거야."그러며 엄지손가락을 펼쳐보였다. 그래? 그날밤 난 날이 새는것도 잊고, 출근해야 된다는 것도 잊고. 끝까지..임대리의 소설을 읽었다. 나역시 친구가 느낀것과 별 다름없는 감정을 느꼈나보다. 사랑을 하고싶다. 소년님이 자꾸 머리에 그려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임대리 녀석도 같이 그려지고 있었다. 임대리에게 이런면이 있다니..신기하고 놀라웠다. 임대리가 다시보이기 시작했다. 친구가 아침을 지으러 나왔나보다. 날샌김에 아침이나 같이 해야겠다. 친구가 날보더니.. "재밌지? 임대리라는 사람 한번 만나보고 싶다.." "재밌기는 한데.. 임대리라는 사람은 안만나보는게 좋아." 약간 정신이 몽롱한 상태서 출근을 했다. 임대리가 먼저 와 있었다. 또 레몬차를 끓여 마셨나보다. 역시 이번에도 두잔이다. 근데 그 임대리의 입에서 의외의 소리가 나왔다. "오늘은 제시간에 맞춰 왔네.. 이거 내가 끓인건데 한번 마셔볼래? 예전에도 끓였었는데.. 그때는 식어서 내가 먹어버렸었거든.." 어제 책읽은거 때문일까. 약간 감동이 밀려왔다. 사장하고 편집장이 오늘은 제법 일찍 출근을 했다. "사장님 제글 읽어보셨어요.."임대리가 물었다. "야..난 이런쪽 소설은 잘 안 보는데..그런데로 재밌었어..너 연애한다면서 이거 썼구나.." "그런데로 재밌었어..? 이게 배가 불렀구먼. 내가 보기엔 완전히 대박감이던데.."또 편집장이 뭐라 그랬다. "우쒸.. 울 마누라가 이거 보고나더니 다시 연애하자고 얼마나 날 괴롭힌줄 알어..? 아예 이번주말에 신혼여행 갔던데 다시 놀러가기로 했다. 책임져. 임대리.." 말은 그렇게 하지만 사장님 얼굴엔 웃음이 가득하다. "저 이책 우리출판사에서 출판하는건 어떻게..." 임대리가 사장에게 말을 꺼냈다. 돌연 사장의 얼굴에 웃음이 걷이면서.. "진짜 우리 출판사에서 낼려고..? 어제 말은 그렇게 했지만..솔직히 자신이 없어. 내가 생각해도 딴 출판사에 보여주면 두말않고 책 출판하자고 그럴거야.. 계약금도 물론 제시할거고.. 우리출판사는 이름이 없어도 너무 없어.. 딴 출판사 알아보는게 좋겠어..일부러 고생할 필요는 없잖아.." "괜찮습니다..전 꼭 우리출판사이름이 새겨진 책을 내고 싶어요.. 초판 인쇄비정도는 부담할 돈도 있어요.. 제가 좋아서 하는 건데요.뭐. 부담가지실 필요 없어요." "야..그냥 딴 출판사에 책내고 뜨면 사장한테는 술값 몇푼 주면 돼..그래도 저녀석 좋아 할건데.." 편집장님 역시 사장님과 같은 생각이신가 보다. "저게 진짜.. 임대리 정말 우리출판사 이름내고 출판할거야..? 진짜 인쇄비부담해가며..?" "사장님하고 편집장님하고는 가족같아서 너무 좋았어요..꼭 그렇게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까짓것 출판하자고..휴..고마워 임대리.." 임대리 녀석이 오늘 날 세번 감동시켰다. 임대리 진짜로 밤마다 연애하러 간다고 그런게 책쓰러 간걸까..? 오늘 퇴근은 온통 임대리를 생각하며 집으로 왔다. 괜시리 그 임대리가 인간다워 보인다. 컴을 켰다. "정미님 저 소설끝마쳤어요. 제가 좋아하는 출판사에서 제 책을 출판해준다고 하는군요. 축하해 주세요.." 소년님한테서 메일이 왔다. 소년님의 영상에 임대리의 얼굴이 겹쳐진다. 저녁에 친구와 임대리에 대해서 얘기했다. 출판에 드는 돈얘기가 나왔다. 근심스럽게 우리 출판사사정을 친구에게 얘기했다. 친구가 한동안 머리를 굴리더니..자기방으로 들어가 통장을 가지고 나왔다. "이거 그렇게 큰돈은 아니지만..출판하는데 보태써..분명 그책 뜰거라 생각하기에 주는거야. 뜨면 갚아야 된다고 임대리에게 말해줘.." 이기 미쳤나? 이년도 날 감동시키네.. 방에 들어가 내 통장을 들추어 보았다. 팬티엄투살려고 모은돈이 저금되어 있다. 그래 까짓것 내일 사장한테 갖다주자.. 소년:안녕하세요.소녀님.. 소녀:소년님도 안녕.. ... 소녀:책 완성되신거 축하드릴께요. 소년:하하 감사..참 임대리 글은 재밌던가요? 소녀:무척요. 임대리가 새롭게 보였어요. 소년:정말요..? 소녀:예 그리고 그 임대리가 날 무척이나 감동시켰어요. 소년:그봐요. 그 임대리 괜찮을거라고 했잖아요..하하 ... 소년:아쉽지만 작별인사를 ..그리고 요며칠 바쁠것 같아서 대화는 미뤄야 겠네요.. 하지만 메일은 꼭 보낼께요. 안녕히. 소녀:예. 아쉽네요. 그럼 다시뵐날 메일 꼭주세요. 안녕히. 다음날 아침 출근을 하니..임대리가 기침을 해가며 출판준비 하느라 컴을 두들기고 있다. 레몬차한잔을 정성스레 끓여 임대리자리에다 갖다 놓았다. "고마워..정자씨. 콜록" 사장님이 꽤 밝은 모습으로 편집장과 함께 들어왔다. "임대리 울마누라가 자네 글에 꽤 반했나봐.. 출판얘길하니까 어디서 모았는지..통장을 내 놓더라구.. 제법 도움이 될만큼의 돈이더군..자네 인쇄비부담은 줄일 수 있겠어.." "참내..그래도 조강지처가 젤이지..? 에라 나도 좀 모은돈 얼마 되지는 않지만 보태기로 하께.." 그러며 편집장도 얼마간의 돈이 들었는지는 모르지만 사장한테 봉투를 건냈다. "저두 제친구가 임대리님 글을 보고 반했나봐요 그래서 제돈 조금하고 같이 보탤께요..글이 뜨면 그때 갚아주세요"그러며 나도 얼마간 보탰다. 임대리가 생긴것 같지 않게 울먹인다.."너무 감사해요.." 또 임대리가 새롭게 보이네.. 그렇게 며칠 바쁘게 보내며 흘렀다. 임대리는 자기 글이라 그런지 아니면 우리가 성의를 보인것 때문인지 매우 열심이다. 전부터 콜록이던 기침소리가 자주 그리고 크게 들리기 시작했다. 그런던 어느날 아침 ..임대리가 일하다 쓰러졌다. 쓰러졌다라기 보다는 자기자리에서 컴으로 편집작업하다가 조용히 졸았다고 한 표현이 맞을 것 같다. 그랬는데..못일어났다. 편집장이 보지 못했다면 그냥 계속 자는줄로만 알았을것이다. 편집장이 다급하게 깨워 병원으로 데려갔다. 사장이 안스럽게 병원으로 가는 임대리를 바라보았다. "야 아프면 아프다고 말했어야지..편집장 안되면 입원시켜버려.." 임대리가 안되어 보였다. 사장이 나를 보며 한마디 했다. "임대리 무뚝뚝해서 그렇지..진짜 진국이야.." "그런거 같네요.." 임대리책상이나 정리해 주자.. 컴이 아직 켜져있다. 하던작업이 그대로 모니터에 떠있다. 내가 컴에 대해서는 좀 알지..하던작업 모두 세이브를 했다. 끌려고 했는데 전부터 좋아보이던 컴이라 조금 가지고 놀고 싶었다. 임대리가 앉았던 자리의 온기가 아직도 느껴진다. 네츠컴? 임대리도 네츠컴에 가입했었나? 아이콘을 한번 눌러보았다. 아이디 boy70.. 많이 보던 아이디다..순간 별루 좋지 않는 느낌이 왔다. 비번은 지워져 있어 들어가지 못했다. 받은 편지함이나 볼까..? 보낸편지함.. 아침인사1 아침인사2 ... ... 아침인사20 아침인사1을 봤다. 소년님이 나에게 보낸 메일이다. 2를 보았다. 역시다. 더이상 보기 싫다. 맙소사..임대리가 소년이었다니..임대리가 소년이서서 기분이 나쁜건 아니지만 너무나 큰 배신감같은게 들었다. 순간 지금까지 내마음속의 백마탄 왕자는 그 백마와 함께 죽어버렸다. 마음을 많이 주었기에 그만큼 마음이 아팠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설움이 밀려왔다. 임대리가 병원으로 간지 두어시간만에 전화가 왔다. 편집장신가 보다. "뭐 임대리가 생각보다 많이 아프다고..?" .. "그래 그럼 입원시키고 좀 푹쉬라고 그래.." ... "알았어..입원시키고 곧장와..땡땡이 치지말고.." 전화를 끊고 나서 사장이 나한테 말한다. "정자씨. 임대리가 많이 아프다네..하기야 글쓰고 편집하고..무리하긴 했지..입원시켰대.. 출판일은 거의 끝나고 있으니..내일 시간내서 임대리 면회가자.." 지금 마음은 임대리얼굴을 보기가 싫다. 그냥 맘없는 대답을 했다. "예.." 집에 왔다. 그냥 멍하니..그렇게 컴앞에 앉았다. 지금까지 날속이며 소년행세를 한 임대리 얼굴이 모니터에 꼴보기 그려졌다. 버릇처럼 컴을 켜고 통신 접속을 했다. 메일이 와 있다. 아침인사20.. 무시했다. 읽지도 않고 지워버렸다. 지금까지 받았던 모든 메일을 모두 지운 편지함으로 넣고 다 삭제시켜버렸다. 밤에 난 왠지 서글펀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임대리의 웃는모습과 그 위에 겹쳐지는 꼴보기싫은 소년의 글들... 오늘은 아침에 임대리동생이라며 한 청년이 왔다. 형이 시킨일이 있다면서 컴을 켜고 임대리가 하던 작업을 마무리 지어 자료를 뽑아 사장한테 올렸다. 임대리가 거의 마무리를 지어 놓았나보다. 별로 어렵지 않게 동생이 마무리짖는걸루 봐서..아프면서도 하던일을 마무리짖는 임대리가 대견하게 생각되어진다. 하지만 그위에 또 소년의 글이 겹쳐진다. ..싫다. 사장이 그녀석한테 수고했다며 나보고 레몬차한잔 끓여서 주라고 했다. 레몬차를 먹는 녀석의 모습이 임대리와 많이 닮았다. 사장이 물었다. "임대리하고 많이 닮았네.. 임대리가 글쓰는거 알았어..?" "아..예. 몰랐는데요.." "언제 썼을까..?" "아..예.. 그냥 대학때부터 늘 쓰고 싶은 글이 있다며. 저한테 간혹 말하긴 했어요.." "인제 가봐도 돼..수고했어..임대리한테 고맙다고 전해줘.." "아..예.. 그럼 안녕히 계세요.." 퇴근시간때 편집장과 사장이 임대리 병문안 가자고 그랬다. 하지만 왠지 그의 얼굴을 보기 싫다. 아주 바쁜일이 있다며..애써 거절하고 집으로 왔다. 친구는 여전히 그놈과 잘되어 가는지..얼굴엔 미소가 가득하다. 오늘은 컴도 켜지 않았다. 올 메일도 없기 때문에.. 밤에 잠자리 드는데..임대리의 얼굴이 떠올랐다. 책속의 사랑이야기와 출판결정내릴때의 모습이 어울어져 사랑스럽게 그려졌다. 하지만 여전히 소년의 글들이 그 모습을 가려버린다. 다음날도 조금 착찹한 마음으로 출근을 했다. 임대리의 자리가 비어있다. 나쁜놈.. 드디어 책이 나왔다. 겉표지를 보니 우리출판사 이름이 선명하게 찍혀 있다. "호떡출판사" 좀 촌스럽다. 하지만 생각보다 깔끔한 표지가 병원에 있는 임대리의 마음을 편하게 할것 같다. 사장님이 돼지머릴하나 사오셨다. 징그러워라..그날 조촐하게 책잘팔리게 해달라고 제를 올렸다. "잘안팔리면 우리출판사망하고 전 마누라한테 마자죽습니다.." 역시 사장님 답다. .. .. 퇴근시간이 되었다. "정자씨 임대리한테 한번 안가봐? 어제 임대리가 정자씨 얘기 많이 하던데..책쓰는데 많이 도움됐다고 하던데.." "예 가볼께요.." 그냥 생각없이 대답을 하고 집으로 왔다. 아직 임대리가 밉지만.. 책하나만은 잘 되었음하는 맘이 간절하다. 마음은 여전히 우울하다. 친구가 전화를 하고 있었다. 내가 들어가니 전화를 끊는다.."음 친구가 들어왔어요. 그럼.. 저두 사랑해요..안녕" 사랑해요? 이기 불난집에 부채질하나.. 그냥 방으로 들어왔다. 내얼굴에 우울한 빛을 친구가 본걸까..? "무슨 속상한일 있어..? 책이 안팔려? .말해봐.." "나좀 그냥 나둘래.."그렇게 말하고 이불을 홱 덥고 자는척 해버렸다. 다시 출근을 했다. 임대리가 없으니 좀 사무실내가 허전하기는 하다. 사장과 편집장은 책 맡길 서점들을 포섭하느라 바쁘다. 이제서 출판사같은 느낌이 왔다. 어찌됐건 임대리덕택에 우리도 출판사명함을 내밀수 있게 되었다. 그점은 임대리가 고맙게 생각된다. 퇴근시간..사장과 편집장이 "정자씨. 오늘 우리 임대리한테 갈건데 같이 안갈래? " 하지만 외면을 하고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날 밤 하도 물어대는 친구 때문에 임대리와 소년의 일에 대해서 이야기 해 주었다. 친구를 방에서 몰아내고 그냥 잠자리에 들었다. 오늘은 토요일이다. 임대리는 오늘도 자리에 없다. 몸이 많이 안좋은가 보다. 생각보다 오래 입원해 있다. 사장과 편집장이 하는 말을 들었다. "역시 아직은 책에 대한 반응이 없지..? 좀더 기다려 봐야지.." "그래 ..그나저나 임대리가 빨리 퇴원해야 할텐데..다음주에는 나올수 있을까..?" 오늘도 난 임대리를 보러 병원에 가지 않았다. 친구가 같이 외출하지 않겠냐 했지만..그냥 집에서 자고 싶었다. 왠지 오랫동안 그 소년의 글들이 뇌리에 박혀 지워지지 않는다. 친구는 여전히 즐겁다. 내 이야기를 자기 남자친구한테 얘기해서 카운셀러해준다고 했다. 자기 남자친구가 자기한테 했던말이 아직 기억에 남는다며..그래 니 남자친구 팔뚝 굵다. 일요일..친구가 오늘 저녁에 이야기 하자며 또 놀러를 갔다. 백조가 백수를 만나도 즐거운가 보다. 컴을 오랜만에 켜보았다. 아무것도 없는 받은편지함이 초라하다. 며칠전만 해도.. 나의 보물상자였는데.. 가을은 너무나 깊어 그 끝이 어딘지 보이지도 않는다. 밤에 친구가 귀찮게 했다. 자기 남자 친구가 해준 얘기라며 꼭 들으라 했다. "나한테도 전에 한말인데..그와 나는 낚시를 몇번 갔었잖아. 낚시는 기다리는 설레임과. 물고기가 걸렸을때의 손맛..그리고 결실이라고 하더라.. 하지만 결과가 어떻든. 기다리는 설레임과 손맛을 볼수 있다면 낚시는 해볼만하다고 비록 걸려나온게 쓰레기일지라도.. 설레임속에 다가온 기대감으로 낙시대를 들어올릴때의 기분은 ..캬.라고 하더군. 너도 많은 설레임으로 만난 소년과 많은 기대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 않았냐..? 비록 그게 큰 실망감으로 건져졌지만.. 하지만 앞에 받았던 즐거움은 그 실망감을 가려주지 않을까싶다. 모든걸 잊어버리고 임대리라는 사람만 놓고 한번 생각을 해보라고 하더라. 주원씨가 말할 때는 멋있게 하던데..내가 하니까 좀 이상하다..하여간" ..문득 임대리가 보낸 마지막 메일을 안본게 생각났다. 컴을 켰다. 받은 편지함 ..다 지워버렸다. 자꾸 마지막 편지에는 뭐가 적혀 있는지 궁금해졌다. 월요일 출근을 했다. 오자마자 임대리의 컴을 켰다. 그리고 보낸편지함의 아침인사20을 클릭했다. "안녕 소녀 김정자씨.. 먼저 미안하다는 말부터 해야 겠네.. 속은 감정이 많이 들거라 생각해.. 기분도 무척이나 안좋을거야..하지만 이글 읽고 풀렸으면 하는 맘으로..나를 밝힐께 나두 오래 속일 생각은 없었는데..나 임대리야. 나 이번에 글쓴거 옛날부터 쭉 구상은 했왔던건데.. 연결이 매끄럽게 안되어 주져하고 있었지. 정자씨와 연애한다는 감정을 가지고 글을 쓰니까..잘모르겠어..정자씨 생각을 하니까 글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더라고.. 정자씨와 통신하면서 주고 받았던 말들이.. 내가 글쓰는데..많은 도움을 주었어. 고마바.. 근데 소녀는 임대리를 무척이나 싫어하는거 같았어..이기적이었을까..? 그래서 글을 마칠때까지만 속이기로 한거야. 대화를 해가면서 차츰 임대리의 모습이 좋게 표현되어 가는게 나는 기뻣지.. 정자씨가 입사하면서부터..내가 찍은거 알어..하하. 난 글을 쓰면서 이글의 주인공인 여자와 연애를 했지. 솔직히 말하자면 정자씨라 생각하고 연애를 했어. 글을 마칠때쯤 이 여자와 정리를 했지..앞으론 실제로 내여잘 찾을거야.. 화가 이글보고 바로 풀릴꺼라는 기대는 하지않아. 하지만 이것만 알아주었으면 해.. 소년은 소녀와 대화를 하면서 진심으로 기쁘게 하루를 정리할수 있었고.. 소녀에게 메일을 보내며 즐겁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는거. 그리고 그기엔 하나도 거짓이 없다는것도. 다음에 화가 풀리면 노총각과 아가씨라는 대화방으로 한번 들려주길 부탁할게.. 그곳엔 소년 아닌 나 임대리가 있을거야.. 이거였나..마지막으로 보낸 그 메일이.. 차츰 임대리의 영상을 덮고 있던 소년의 글들이 걷혀지기 시작했다. 소년과 함께 쓰러졌던 그 백마에는 이제 임대리가 타고 나에게 다가오고 있다. 사장과 편집장이 출근했다. 여전히 책은 반응이 없나보다. 오늘은 임대리병문안을 가보아야 겠다. 우쒸 사장과 편집장도 오늘 병문안 간댄다.. "아 사장님 오셨어요.."그때본 임대리 동생이라는 녀석이 우릴반겼다. "형 내일 오전에 퇴원하라고 하던데요.." "아 그래..잘되었네.." 근데 임대리가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내일이면 퇴원할 녀석이 엄청 아픈척 하는거 같다. 깨우기도 그렇다. 사장과 편집장은 일어날때까지 기다린다 그런다. 애그 기다려라. 나는 간다. 다음날은 상쾌하게 출근을 했다.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레몬차를 한잔 끓여서 임대리자리에 앉아 먹었다. 사장과 편집장이 출근을 했다. 아직 책의 반응이 별루인가보다. 한달은 지켜봐야지..이제 겨우 일주일짼데.. 오후가 되었다. 임대리가 출근을 했다. 오늘 퇴원을 한녀석이 바로 회사부터 나오다니..감동해야 하나.. "저 때문에 다른분들에게 고생을 주어 죄송합니다..이제 다나았어요.." "오늘은 푹 쉬고 내일 나와도 되는데..참내.." 사장이 좀 안스럽게 말했다. "임대리..아직 책반응이 별루 좋지 않아.. 그러게 내가 딴 출판사에서 내라고 했잖아..그랬으면 벌써 인터뷰하고 있겠다. 광고가 안되니 영.." "괜찮습니다. 책표지의 우리출판사이름이 너무 이쁘게 나왔어요..호떡출판사.." 임대리가 날 한번 쳐다보았다. 무안한지..애써 시선을 피하고 자기 자리로 가 앉았다. 나도 좀 무안하긴 하다. 레몬차한잔을 끓여서 갖다 주었다. 임대리가 어제서야 자기 메일읽은걸 알기나 할까? "정자씨..풀렸어..?" "아직이요.." .. 오늘은 솔직히 기분이 좋은 상태로 퇴근을 했다. 하지만 책이 영 걱정되는게 아니다. 11시가 되어 컴을 켰다. 대화방을 찾아보았지만 노총각과 아가씨라는 방은 없다. 아직 몸이 안좋나..? 이리저리 통신하며 놀다가..유머방에 가보았다. 백수의 사랑이야기? 이것도 그런데로 재밌네..조회수도 엄청나다.. 순간 나도 모르게 임대리의 소설책을 찾았다. 몇시간에 걸쳐 3부작으로 소설책 앞 몇페이지를 워드로 쳤다. 그리고 유머란에 올렸고 인터넷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올릴수 있는 곳은 다 찾아가 올렸다. 그리고 3편 마지막줄에다가..이렇게 썼다. 뒷편이 궁금하시죠..? 이것은 호떡출판사의 *****라는 책의 앞부분 이야기에요. 임대리가 지었구요..지금 서점에 가보시면 그 궁금증을 풀수 있을거에요..그럼 안녕히. 날이 새기 시작했다. 거의 밤을 새고 출근을 했다. 임대리가 오랜만에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안녕 좋은 아침입니다" 먼저 인사를 했다. "어. 안녕 정자씨.." 아직 나를 보는 표정이 어색하다. 레몬차를 끓여 갖다 주었다..그런 나를 보더니 또"풀렸어..?" "조금요.." 그날 퇴근을 하고 오랜만에 메일을 받았다. "소년이 보냅니다. 좋은 아침이 꼭 되기를 그리고 임대리가 대화를 하기를 원합니다.. 책이 뜨는것보다 임대리는 정자씨가 자기가 만든방에 꼭 찾아 주었으면 하는걸 더 바란다고 합디다." 11시50분이 되어서야 통신접속을 해보았다. 대화방에서 노총각과 아가씨라는 방을 별루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노총각:안녕 정자씨..감격 이렇게 빨리 와줘서... 아가씨:아직 다 풀리진 않았지만..제가 워낙 착하다보니.. 근데 어쩜 그렇게 속일수가 있어요..생각하니 또 분하네.. 노총각: 임대리 욕만 안했어도.. 아가씨: 쿠..욕들어 먹을짓 했다고는 생각안해봤어요? 노총각: 그래도 정자씨 말듣고 그 좋은 담배 참느라 얼마나 고생한줄 알어..? .... 아가씨:책이 생각보다 반응이 늦네..금방 반응이 올줄알았는데.. 노총각: 재밌긴 재밌었어? 기뻐..그냥 내책이 나왔다는게.. 아가씨:재밌어요.근데..궁금한게..첨부터 제가 정잔지 알았어요..? 그게 참 신기해요.. 책 잘될거에요..사람들 입에서 입으로 그렇게 전해질거에요.. 노총각:고마워.. 그냥 우리가 만난건..우연에다가 인연으로 이어진거겠지.. 아가씨:오늘은 열두시가 넘었는데도 안녕이란 말을 안하네요.. 노총각: 그냥 더 이야기하고싶네.. .... .... 며칠뒤 통신에서 퍼지기 시작한 이 이야기로 책은 재판에 재판을 거듭하며 베스트셀러로 되어가고 있다.(좀 유치하죠?) 소년과 소녀가 만나기 22일전..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른한 오후..임대리 맞은편에 아직 입사한지 얼마되지 않은 김정자씨가 전화를 받고 있다. "그래 이지지배야 내가 번개하지 말라고 했잖아.." ... "그렇게 만나면 좋니..? 쉽게 만나고 헤어지고.." ... "뭐..내아이디 가르쳐달라고..? 뭐하게.." ... "음.. 로우텔 남자들 확실히 볼게 없지..불러줄께 넷츠컴. 아이디 babyseed 비번은 내가 잘쓰는거 알지..?" 21일전.. 또 김정자씨가 전화를 받고 있다. "어 그거 내아이디 맞아.." ... "호호..가명쓴거야.. 김정미. 한자차인데 확실히 달라보이지 않디.?" ... "야 번개같은거 하지마..그냥 좋은 사람같다 싶으면..계속 서로의 거릴 좁혀.. 자연스럽게 만나야지..난 언젠가 통신에서 소년같은 남자를 만났으면 해.." 임대리는 김정자씨가 전화하는 내용을 듣고 나더니.. 조그만 쪽지에다 뭐라 적었다. - 넷츠컴 babyseed 김정미.. 그리고 소년이라..- 소년은 소녀를 만나기 위해 애써 통신에 가입을 했지요.. 그리고 소녀와 소년이라는 방을 만들었습니다. 혹시 소녀가 지나가다 한번쯤 들릴까해서.. 그렇게 소년은 그 방을 하루에 두시간씩 20일동안 매일 만들고 부수며..소녀를 기다렸지요.. 혹 딴 사람들이 지나치다 문을 두들기기도 했지만..그럴때마다 소년은 없는척 했습니다.. 20일째 되던날 우연히 소녀가 그 방을 보고..문을 똑똑 두들겼지요.. 그렇게 해서 통신에서 소년과 소녀는 만났습니다. 접속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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