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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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컴맹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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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권 [redsky] 쪽지 캡슐

1999-03-10 ㅣ No.342

제목 : [어느 컴맹의 일기] # 7월 3일 금요일 # 오늘 그렇게 기다리던 컴퓨터를 샀다... 이 자리를 빌어 어머니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 컴퓨터가 참 이쁘게도 생겼었다... 방문을 잠그고 컴퓨터에 뽀뽀를 했다... 참 사랑스러웠다... 오늘 밤에는 컴퓨터가 어떻게 생겼는지 잘 관찰해야 겠다... # 7월 4일 토요일 # 어제부터 관찰 했지만 도대체 어떻게 해야 켜지는지 모르겠다... POWER라는 키는 아무리 생각해도 전원은 아닌 것 같았다.. POWER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 보았지만 힘, 능력, 재능 이라는 뜻이었다.. 역시 아닌 것 같아 건들지 않았다.. 피곤한 하루였다.. 내일은 컴퓨터를 켜고야 말겠다... # 7월 5일 일요일 # 아무래도 RESET 키가 의심스러웠다.. 다시 사전에서 찾아 보았다... RESET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찾아 보아도 없는 것이 매우 수상쩍었다.. 심호흡을 하고 눌러 보았다.... ..............아무 반응이 없었다.. 난 의지의 사나이다... 오늘도 정말 피곤했다.. 난 속으로 '컴퓨터야, 내일 보자꾸나' 하고 모니터에 뽀뽀를 했다.. 조금 쑥쓰러웠지만 난 그만큼 컴퓨터를 사랑한다.. # 7월 6일 월요일 #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어머니에게 컴퓨터 학원에 보내달라고 했다.. 학원은 내일부터 가기로 했다.. 내일이면 학원에서 컴퓨터 켜는 법을 배울 것이다... 내일이 너무 기다려져 일찍 일어나기 위해 일찍 자기로 했다... # 7월 7일 화요일 # 오늘 늦잠을 자서 학교에 지각을 했다... 지각한 벌로 화장실 청소를 하고 오는 바람에 컴퓨터 학원에도 지각했다.. 친절한 학원 선생님은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 난 열심히 배웠고,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컴퓨터 켜는 법은 배우지 못했다.... 내일은 쑥쓰러워 하지 않고 당당히 물어보리라... 집에 도착해서 난 학원에서 배운 것을 까만 모니터를 바라본체 키보드만 두들겼다.. (사실 글자 써진 판떼기가 키보드라는 것을 오늘 알았다... 기뻣다....) # 7월 8일 수요일 # 역시 '용기 있는 자가 지식을 쌓는 구나' 라는 옛말이 생각 났다.. 내가 선생님께 질문하자 선생님도 정말 흐뭇하신지 마구 웃었다.. 무슨일이 있는지 주위의 초등학생들도 마구 웃는다.. 정말 귀여웠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았다... 드디어 학원에서 컴퓨터 켜는 법을 배웠다... 집에와서 어머니에게 말씀드리니 어머니께서 축하하신다며, 짜장면을 시켜 주셨다... 고마우신 우리 어머니.....사랑합니다..... # 7월 9일 목요일 # 드디어 컴퓨터를 켰다...모니터도 켰다... 잠시 컴퓨터에서 소리가 났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색 배경에 멋있는 그림이 나오는게 아닌가... 역시 많은 돈 주고 컴퓨터를 산 보람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끄는 법을 몰랐다... 매우 당황 되었다.. # 7월 10일 금요일 # 오늘 학원에서 컴퓨터 끄는 법을 물어 보았다... 역시 선생님께서 웃음을 지으며 선생님께서 친절히 가르쳐 주셨다... 학원을 마치자마자 집으로 달려가, 어제부터 켜져있던 컴퓨터를 껐다.. 컴퓨터를 만져보니 매우 뜨거웠다... 나 때문에 컴퓨터가 열받았다는 그런 웃긴 생각은 하지 않는다.... 난 이미 컴맹이 아니기 때문이다... 부채로 열을 시키려니 팔이 아팠다... 내일은 선풍기로 열을 시키리라.... 홈페이지 주소 http://my.netian.com/~redsky 놀러와서 방명록좀 남겨주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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