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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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에가서 듣기싫은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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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monody] 쪽지 캡슐

2001-08-26 ㅣ No.23856

서울이건 지방도시이건.. 요즘은 어느성당을 가나 본당에 첫 발을 들여놓으면 주보를 나눠주는 봉사자들의 "안녕하세요" 다음으로 듣는말은 대개가 "앞자리가 비었으니 지금오시는 분들은 앞으로 나오시고, 뒤에 앉아계신 분들은 앞으로 자리를 옮겨 주십시요"하는 소리입니다.

 

물론 먼저 성당에 온 사람이 앞자리부터 차례로 앉아야 할 충분한 이유는 있습니다. 우선,먼저온 사람이 앞자리부터 채워야 늦게(미사시작 후)들어오는 사람이 남아있는 뒷자리에 조용히 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늦게오면 대개.. 자리를 찾느라 우왕좌왕하게 되죠.)

 

남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요즘 대개의 성당은 미사가 시작되면 아예 문을 잠궈버리고 늦게오는 사람은 다음미사를 보라고 합니다. 아마도 신부님이나 성당의 관계자 분들은 피치못해 늦게오는 몇몇사람의 사정 보다는 먼저온 사람의 조용히 미사볼 권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 봅니다. (아니면 늦게온 대가를 치뤄야 한다고 생각하시거나..)

 

그런데... 이렇게 되면, 나중에 오는 사람들을 위해 앞자리부터 앉으라는 얘기는 설득력이 없어집니다. 어떤 신부님께서는 신자들에게 당신은 신자들이 앞에서부터 차례로 앉지않고 여기저기 띄엄띄엄 앉아 있으면 보기가 싫고 집중이 안된다고 하시더군요. 그러시면서 뒤에 앉은 사람들에게 "뭐 죄졌어요? 앞으로 나오세요." 하십니다.  그럼 우리중에 죄 짓지않은 사람있습니까?

 

제가 하고자 하는 얘기는 죄가 있고 없고간에... 신부님이나 미사안내 하시는 분들이 신자들에게 자리에 앉는 것 까지 이래라,저래라 하지 않았으면 하는 겁니다.

 

천성이 앞에나서지 못하면 좀이 쑤셔서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반면, 죽어도 앞에 나서기 싫은 사람도 있고.. "앞자리에 앉는게 뭐 힘들어?" 하는 사람도 있지만, 앞자리에 앉으면 1시간동안 마음이 편치 못한 사람도 있고..  어느날은 마음이 너무 기뻐 맨 앞자리에 앉기도 했지만, 또 어떤날은 뒷자리나 사람없는 구석자리에 조용히 앉아 기도를 하고 싶을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거 저런거 다 무시하고 일단 성당에 들어오면 신부님이나 안내자들의 지시(안내?)에 일사불란하게 앞자리부터 착,착 앉아야 한다면 성당에 갔다와서 마음이 편해지기 보다는 오히려 더 불편해 질 수밖에 없습니다.

 

어차피 미사시작하면 출입문 꽝 닫고, 늦게오는 사람은 다음미사를 보시라.... 할거면 신자들이 앞에앉건.. 뒤에앉건.. 홀로 구석을 지키고 있건...  이미 자리잡고 기도하고 있는 사람을 툭,툭 치면서까지 "앞으로 옮기시죠" 할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더구나 그것이 신부님의 개인적 성향때문이거나 정신집중을 위해서라면.....

제발 다시한번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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