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자유게시판

교무금 책정에 대하여

스크랩 인쇄

최문화 [ppssm] 쪽지 캡슐

2001-12-12 ㅣ No.27491

연말이 가까워 오면 성당에서도 명년의 사목계획서를 작성한다.

그 사목계획서의 근간이 되는 것이 바로 예산 편성이다.

 

이 예산 편성은 항상 작년을 기준으로 해서 +,- a로 한다.

이 a는 IMF같은 변수가 없는 한 대개 몇% 증액하는 것이 상례다.

그리고 그 기준의 기준은 교무금과 주일 헌금이 된다.

 

이 교무금과 주일 헌금의 통계에 의해서 교구에서는 새해 교구 납부금을 책정하여 각 본당에 내려보낸다.(교구 납부금이 있는 것조차 모르는 네티즌들이 많을 것으로 알지만)

대개는 그 액수가 해마다 증액된다. 그러면 본당에서는 새해에 쓸 예산을 편성하면서 교구 납부금을 첨부하여 예산을 짠다.

 

그런데 이 교구 납부금이 적은 게 아니다.

내 기억으로는 본당 예산의 삼분의 일 가까운 돈이다. 따라서 이리 짜고 저리 짜 봐도 교무금 증액을 안 할 수가 없다. 그래서 판공성사 때 좋지 않은 풍경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가을 판공 때 교무금 책정은 한국교회의 전통이었다.

가을이라는 농경사회의 계절의 의미도 있겠지만 성탄이라는 대림의 시기와 얼마 안 있으면 새해라는 복합적인 이유로 해서 새해예산을 짜야 하기 대문에 성탄과 맞물려 교무금은 책정되는 것이다.

 

아래서 안현경님이 제기한 문제점은 이맘때 어느 성당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성사표를 나누어주면서 교무금을 책정한다. 이때 구역별로 하게 되는데 그날 봉사자는 그 구역에 사는 사목위원이나 구역장이 수고하게 된다. 왜냐하면 그 구역 사정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 봉사자는 하고 싶어 하는 게 아니다. 억지로 하는 것이다. 죽기보다 더 싫은 일이 이 교무금 책정인데도 안 할 수 없어 하는 것이다. 따라서 많은 이해가 필요하다.

 

내가 다니는 성당은 이 교무금 책정이 자유롭다. 본인 의사에 의해서 결정된다. 물론 우리 성당도 한 20여년전까지만 해도 똑 같은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교회 사정이 좋아져서 그렇게 안해도 된다.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역시 대도시의 성당이라는 여건 때문일 것이다. 달동네 성당은 어림도 없는 이야기이다. 계속해서 교무금 때문에 줄다리기를 안 할 수 없는 실정이다.

 

그리고

교무금에 유난히 인색한 신자가 많다는 것도 알아두자. 내가 하느님 보기에 부끄럽지 않게 낸다고 해서 남들도 다 그렇게 내는 것은 아니다. 남이 내는 교무금의 속내를 알고보면 창피하고 부끄러운 신자가 한두 명 있는 게 아니다.

자기 체면 차리는 일에는 돈을 물 쓰듯 펑펑 쓰면서도 교무금이나 헌금에는 아주 인색하다

이런 신자들을 위해서도. 일년에 한 번 교무금 책정은 필요한 것이다.

 



1,653 0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