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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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의 두 자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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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복희 [agnus-dei55] 쪽지 캡슐

2002-01-31 ㅣ No.29345

 

 

오늘 지하철에서 엿들은 이야기입니다.

자리가 없어서 저는 한 칠십 가까이 되어 보이는 노자매님들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다음은 두 분의 대화 내용입니다.

 

 

 

(그 전 까지의 대화의 내용은 모르고..)

 

"만석지기는 만 가지 걱정이 있고, 천석지기는 천 가지 걱정이 있다아이가"

 

"그래 말이여"

 

"내사 성당에 댕기니 마 아무 걱정이 없다아이가"

 

"성당에는 사람들이 참 친하더구만"

 

"그거이 말이다, 무슨 단체나 회에 들어야지 아이먼 영 본 척도 안하는기라"

 

( 이 부분에서 저는 찔끔 했습니다)

 

"그래?"

 

"나는 노인대학도 들고  봉사단체도 들었는기라. 그라이 맨날 사람들이 만나면

 

자매님 자매님 함서 무지 반갑게하는기라. 나 같은 노인네를 누가 그리 반기노.

 

자식보다 낫고, 친척보다 낫다이~"

 

"나는 고향 친구들 12명이 모이는 게 있다"

 

"그거는 한 달에 기껏 잘해봐야 한 번 보는 거 아이가"

 

"그으래 말이다"

 

"무슨 일 생겨봐라, 성당 사람들은 뽀로록 달려온다 말이다"

 

"혼차 사는 우리 같은 노인네들은 좋겠네"

 

자매님의 관심이 기울어 질 즈음, 저는 목적지에 도착하고 말았습니다.

신앙은 그런 것인가 봅니다.

 

"든든한 이웃이 되어주고,

 

 걱정을 없애주고

 

 존중받는 느낌을 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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