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유머게시판

어느 고딩의 변태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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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윤 [dig7447226] 쪽지 캡슐

2000-09-12 ㅣ No.1197

 

http://cafe.daum.net/dig7447226

 

나의 홈을 변경했습니다..관리하기 쉬운곳으로....

 

 

 

 

 

고딩 1학년때의 일입니다...

 

그때....울 반에는 유치하기 짝이없는 장난이 유행하고 있었슴다..

 

꼴보기 싫은 넘의 물건을 감추는...쩜 쩍팔린 놀입니다...-.-;;

 

첨에는 볼펜, 노트...머 이렁걸로 재미삼아 시작했슴다...

 

그러나...모든 일에는 변증법적 발전이 있는 법..-.-;;

 

숨기려는 넘과 찾으려는 넘간의 치열한 잔대가리 싸움은

 

서서히 그 난이도를 높여가기 시작했던 것임다..

 

책이나 가방은 물론....숨기는 장소도

 

옆반이나 옥상...심지어는 학교옆 가정집으로까지

 

그 범위를 넓혀가기 시작했슴다..

 

이젠 잠시라도 정신 안차리고 있으면...알거지되게 생겼슴다..

 

정말...공부할 겨를이 없었슴다....--;;

 

 

그런 불안과 긴장의 연속이던 어느날이었슴다...

 

넷째시간이 끝나고 드뎌 점심시간이 왔슴다..^^;;

 

그날 오후 첫시간은 교련시간...(그때는 이런 무서븐 과목이 있었슴다)

 

교련시간에는 군복같은 옷을 따로 갈아입어야 했는데..

 

울반에 성질 디기 급한 놈이 있었던 것임다...

 

문제는 그넘의 성질에서부터 발단이 되었슴다...

 

이넘이...종이 울리기 무섭게...

 

한손으로는 도시락 뚜껑을 열면서...

 

동시에 나머지 한손으로는 교복바지를 까내리고...

 

발꼬락을 이용해서....교련복을 꺼내는...

 

그런 고난도 멀티플레이를 연출하기 시작했던 것임다...

 

그러나 그 당시의 우리는....

 

도시락 냄새만 맡아도 뒤집어지던...배고픈 하이애나들 이었슴다...

 

그넘이 동시다발적 써커스를 하건말건

 

도시락 뚜껑이 열리자...우르르 그넘한테로 달려갔던 것임다....

 

이때 그넘은..교복 벗는데는 성공했지만...아직 교련복으로 갈아입지는 못한..

 

엉거주춤 빤쑤바람으로 도시락 보호에만 매달려야 했슴다...

 

머...사실 옷보다는 밥이 우선아닙니까?

 

남자들끼리니까...일단 밥이나 먹고보자고 생각했던지...

 

빤쑤만 입고 달랑달랑...옆자리로 껴댕기며 밥을 먹기 시작한 것임다..

 

그러나...이게 그넘의 최후의 만찬이 될줄은 누가 알았겠습니까

 

이리저리 돌아댕기며...열라게 먹다가 자리로 돌아온 순간..

 

그넘 주둥아리에 붙은 밥풀이 진도7.5로 떨려대는 것이었슴다

 

지 자리에 가지런히 있어야할

 

교련복이며 교복이 홀연히 사라져버린 것임다...-.-

 

그 뿐이 아니었슴다...

 

가방은 물론, 책상이며 의자까지 세트로 몽창 없어진 것임다.

 

감추기놀이가 벌어진 이래 희대의 엽기적 사건이 터진 순간임다...

 

졸지에 그넘은

 

빤수에 도시락만 달랑든채 밥풀 붙은 난민이 되어버린 것임다...-.-

 

도시락 딸랑걸려가며...거시기(?) 딸랑 거려가며 ^^

 

온 반을 쑤셨지만 흔적은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슴다...

 

우리도 이젠 이정도 일쯤은 개무시하고...아주 평화롭게 밥만 먹슴다...

 

 

드뎌 교련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립니다...

 

다급해진 그넘 눈에 다연발 불꽃놀이가 시작됐슴다...

 

아는지 모르겠지만 교련은 군사교육시간입니다...

 

어떨땐 총에 대검끼워서 얍!얍! 총검술을 연마하기도 합니다...

 

울 교련 선생은 땅땅하게 생긴 공수부대 중대장 출신임다...

 

(별명이 "인나와"임다....걸핏하면 눈째려가며 "이리나와"...하는데

 그 발음이 특이해서 붙은 별명임다.....인나와!)

 

얼룩무늬 군복에 빨간 모자쓰고...살짝 째려보며 인나와! 하면

 

애들 이미 반죽습니다...

 

우리는 고딩때 이미 총 개머리판으로 엉뎅이 맞으면서

 

준군바리로 자랐슴다....T.T

 

당연히....그넘 얼굴이 떵색으로 변하기 시작했슴다...

 

이넘 오늘 잘못걸려서 엉뎅이 반은 날라갈겁니다...

 

어디 신성한 교련시간에 빤쑤바람으로 총질을 합니까...

 

 

다들 운동장에 줄맞춰서 섰슴다...

 

인나와가 앉은번호를 시킵니다...

 

하나! 둘! 셋!.....열둘!...만!......당근 한명이 모자랍니다..

 

반장의 얘기를 듣더니 인나와가 엄청 열받기 시작했슴다....

 

창문을 보니....그넘이 공포에 떨며 내다보고 있슴다...

 

그넘을 향해...인나와가...살짝 째려주더니...

 

검지손꾸락 까딱거리면서 최후의 통첩을 날립니다....

 

"인나와!"

 

사실 쪽팔리는거 보다는 맞아 뒤지는게 더 두렵습니다..

 

이넘....빤쑤만 입고 졸라 딸랑거리며 뛰어 나옵니다...

 

교련복속의 흰빤쑤라.....앞에서 보니 가관이 아니었던지...

 

갑자기 인나와가 출석부 팽개치면서...우리반 군기가 빠졌답니다...

 

이 한마디를 시작으로....우리반 반죽기 시작했슴다...

 

선착순에 꼬라박아 닥치는대로 시킵니다..

 

밥 잘먹고 졸라 뛰댕깁니다...

 

그넘도 누리끼리한 빤쑤만 입고 졸라 달랑거리면서 뜁니다..

 

쩍팔리니까 더 잘 뛰는거 같슴다...^^;;

 

참고로 우리학교 남녀공학임다...-.-;;

 

창가에 앉아있던 여자애들...졸지에....생쑈를 보게 생겼슴다...

 

여기저기서 얼굴들이 하나둘 삐져 나옵니다

 

아예 무데기로 함지박만한 입내밀고 쳐다보기 시작합니다.

 

카메라 들이대는 뇬도 있슴다...쩝~ 망원경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그 와중에....같이 내다보는 여선생은 멉니까...--++

 

암튼...인나와 사전에 빤쑤 교련복은 용납이 안되나 봅니다...

 

한시간내내 단체기합만 받았슴다.

 

김밥말이, 선착순, 원산폭격, 한강철교 희안한거 다 해봤슴다....

 

 

교련시간이 끝나고 다들 녹초가 돼서 들어왔슴다..

 

그러나...여전히 빤쑤입은 넘만 원기왕성해서 씩씩댑니다..

 

빤쑤만 입고 두시간째 버티고도 쌩쌩한 그넘은

 

정말 초인적 능력을 가졌나봅니다....

 

그넘 빤쑤가 존경스러워 보입니다....-.-;;

 

 

6교시는 지리시간....여선생이 들어왔슴다..

 

이 넘 책상도 없고 의자도 없으니

 

빤쑤만 입고 책상이 있던 자리에 떡 버티고 서있었던 것임다.

 

여선생 들어오자마자 놀라 기절초풍하다가

 

게거품물고....수업못하겠다고 나갔슴다..

 

울 반애들...다들 좋아라 책상두디리고 난리났슴다...

 

이눔..지가 영웅된줄 알고 빤쑤만 입고 덩달아 좋아합니다...

 

빤쑤입은채 집단으로 칭찬받은 넘은 이넘이 첨일겁니다..^^

 

 

이제 마지막 종례시간임다...

 

담임이 열 씩씩받으며 들어왔슴다...

 

울 담임 학생주임임다....만만치않은 승질임다....

 

오자마자....거대한 몽뎅이로 칠판 땅! 때리믄서

 

감춘넘 나오라고 소리질렀슴다...

 

잘못하다간 또 단체로 원산폭격에 한강철교하러 나가야함다...

 

이제 다들 빨리 찾아주라고 난립니다...

 

그러자 네명이 일어납니다...--++

 

갸들이 나가서....책상, 의자, 가방, 교련복, 교복

 

하나씩 싸들고 왔슴다

 

어디 쑤셔박혔다 왔는지....난민 보따리 같슴다..

 

먼 냄새도 쫌 나는거 같슴다...--

 

담임이 어디다 감췄었냐고 묻습니다...

 

애들이 씩씩하게 대답 올립니다...."화장실 두 번째 칸이요"

 

우엑~ 다들 박수쳐주고 난리도 아님다..

 

담임이 갑자기...꼭지가 돌았슴다...5초내로 집합하랍니다...--;

 

그넘...옷도 못입고 또 빤쑤 바람으로 쫓아 나갔슴다..

 

한시간동안...딸랑거리면서 선착순에 원산폭격 합니다....

 

누리끼리해진 빤쑤는 여전히 잘 달립니다....

 

그넘의 빤쑤가 이제는 불쌍해 보입니다....ㅠㅠ

 

게다가.....지 물건 간수못했다고...

 

빤쑤만 입은채로 엉뎅이 엄청 봅?터졌슴다...

 

그넘 빤쑤 완전히 걸레 되부렀슴다...-.-;;

 

 

근데...담날부터...참 이상한 일이 벌어졌슴다...

 

우리반이 완전히 달라지기 시작한 것임다....

 

휴식시간만 되면 난리뿌루수를 땡기던 애들이

 

다들 조용히 면벽한채 도닦는 넘들이 된것임다...

 

꼼짝도않고 책상에 붙어앉아 책만 딜다보고 있슴다...

 

체벌의 효과가 이래서 대단한가 봅니다...-.-

 

오시는 선생님들마다 마구마구 칭찬해줌다..

 

착해졌다고 전교에 소문이 막 다 났슴다..

 

교장선생님도 조회시간에...모범반이라고 치켜세워 줍니다..

 

담임은 입이 모니터만하게 째져서 돌아 댕깁니다...

 

말투도 고분고분 굉장히 친절해 졌슴다...

 

이러다...단체로 서울대 가는거 아니냐고 걱정이 태산입니다...-.-;;

 

 

그러나...그러나...그들은 진정 우리를 몰랐슴다...

 

우리가 왜 화장실도 안가고 꿋꿋이 버티고 앉아 있었는지를

 

왜 맨날 빤쑤 새걸로 갈아입고 등교 했는지를...

 

하교할 때 보면...

 

왜 우리반 애들만 얼굴이 똥색으로 변해 있었는지를....

 

 

단체로 변비에 걸려 고생했던...

 

어느 고딩들의 슬픈 가을을 아십니까? 흑흑~

 

 

                    즐거운 추석연휴 되십시오...

 

                        -오빠생각- 이었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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