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자유게시판

[RE:4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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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선 [moonsun72] 쪽지 캡슐

2002-10-28 ㅣ No.41775

학생이라고 하셨지요.

먼저 가톨릭 신자로서건 예비 직장인으로서건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고 계신 것 무척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제 직장관을 말씀드리자면 돈 받는 만큼 열심히 하자는 것입니다.

부모 잘 만나 일하지 않아도 살수있다면 모를까 대부분 직장을 얻어야 월급이라는 것을 받으며 살아갈 수가 있죠.그래서 특히 돈없는 직장인들은 달마다 생활비를 주는 직장에 감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완벽을 추구하는 제 성격탓에 제가 피곤한 스타일입니다.

대충 대충해도 될 것을 원래 성격탓도 있겠지만,사회란 정말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며 자기가 일처리 한데서 실수를 발견하게된다는 것은 정말 자존심이 상하거든요.

그리고 직장인은 자기를 믿고 일을 시키는 만큼 그 조직을 발전시켜야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제 몫을 충분히 해내는 것이 생활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데에 대한 최소한의 보답이겠지요.

다만 직장인은 한 직장에 속해 있기는 하지만 전체 노동자의 삶을 향상시키기위한 일에도 절대 게을리 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그것은 내가 월급받아 그만큼 안락하게 사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좁게는 나의 자식 그리고 수많은 후손들 그리고 아직 직장에서 가족의 생계를 짊어지고 계시는 우리의 아버지들을 위한 것이지요.

그러고보면 직장의 이익과 전체 노동자의 이익은 상반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노동자는 자기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일하고 사용주는 그런 노동자의 피땀으로 얻게된 이익에 대해 노동자에게 환원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기업은 망해도 기업주는 떵떵거리고 사는 나라는 절대 옳은 나라라고 할 수 없습니다.

노동자와 기업은 같이 성장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자유주의가 세계를 지배하고 있습니다.점점 더 노동자는 죽어라 일하면서 대우받지 못하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노동자가 깨어있지 않는다면 노동자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 단언합니다.그래서 노동자로서 사회적 책임이 중요하겠지요.

서두가 길어졌습니다만 노동자는 열심히 일하면서 그에 대한 댓가(노동 환경까지 포함한)는 정정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첫째.우선 제가 생각했던 15%정도의 임금 이상분보다 더 많은 인상분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병원의 추가적인 손실은 200억원 이상으로 소요될 것으로 여겨집니다.

평직원들은 이번 임단협에서 임금인상은 안돼도 좋으니 내 돈 내고 내가 퇴직금 타가는 것 만이라도 고쳐보자는 생각이었답니다. 그런데 님께서도 알고계시듯 올해 긍정적으로 얘기해보기로 해놓구선 정작 올해는 말도 못꺼내게 하였지요.

사학연금 사측 부담율을 몇 % 상향조정했을 때 200억 정도의 추가 지출(손실이 아니지요.)이 예상되는지는 모르겠으나 100%는 절대 해 줄수 없었을 것입니다.

매해 조금씩 늘려가는 식이었겠지요.

여의도 성모병원은 적자라 망하기 직전이라는 소문이 무성합니다.그런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느냐 하면요.병원 옆의 골프장까지 매입해서 증축할 예정이랍니다.

강남성모도 연구동인가 뭔가를 또 짓는다고 하더군요.의정부는 나라에서 응급의료센터 설립을 위해 나라에서 몇 %까지 대주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10층짜리 건물을 증축할 예정입니다.

병원에서 경영자료를 공개하지 않는한 누구도 적자다 흑자다 말하기 힘들 것입니다.

 

시설문제인데 경희 의료원이 CMC보다 열악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쪽은 물론 임금협상은 타결되었으나 재단 전입금이 문제가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CMC도 대학 부설인지요? 천주교 부설이니 재단 접입금의문제가 발생하겠네요. 그런데 그 문제에 대한 이야기는 본적이 없습니다. 별루 중요한 문제가 아니거나 그런 일은 없는 것인지요?

외람되지만 CMC가 병원 중에서 최악의 병원입니까?

이야기 된 적이 있습니다.신자분들께서 병원이 적자라는데 너무하는 것 아니냐고 파업 초기에 그러셨었죠.병원은 적자라교 합니다.왜냐면 영안실에서 나오는 모든 수입이 학교 수입으로 잡히기 때문이지요.영안실 수입에 대한 것은 어느 정도 인지 님의 판단에 맡길 수 밖에 없지만 이런 말이 있습니다.병원은 영안실로 돈번다는...(영안실 수입을 제하더라도 적자는 아닙니다.)

그리고 시설문제인데요.제가 며칠 전 서울대병원에 간적이 있습니다.서울대는 우리나라에서 의료수준은 몰라도 시설들은 정말 낙후됐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병원에서 일하다 보니 다른 병원에 가게되면 그곳 시스템을 유심히 살펴보게되는데 저는 어쨌든 침대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중환자실 환자 침대 상단부나 하단부를 올리려할 때 간호사가 주저앉아 수동으로 돌리고 있는 실정인데 거긴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되더군요.돌리는 것 말이 그렇지 얼마나 뻑뻑한지 잘 돌아가지도 않습니다.돌리다가 손목 등 산재 발생 위험도 있구요.

경희대는 가보지 않아서 비교는 힘들겠지만 간호사들이나 방사선과 직원들이 지속적으로 그런 침대를 사용하자고 건의 했었다는 것만 말씀드립니다.

 

셋째. 이 일이 확장일로에 있는 것은 여러분들의 감정적인 언사가 시초가 아닌가요? 그런 일에 대한 사과는 있었습니까? 뭐 그도 아니라면 말고요.

 

34359,허수령, 5/30:다른 사립대 병원들이 이미 아픔을 알고 치유하고 지나간

상황이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우리의 아픔이 잘치료될수 있도록 이글을 보시는 분들은

우리병원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처음에 분노로 시작하지만 마지막은 언제나 사랑으로 맺음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33907,김근식,5/24:파업을 중단하시오지금이 어느때 인데 파업을 합니까?  국민적 염원인 월.갚이 내주에 개최 됩니다.즉시 해산하십시오. 할 말은 월.캅이 끝난후 하십시오.

                                  alkim, Seoul  2002. 5. 24. (Fri)  7:51 p.m.

굿뉴스 게시판에 들어오고 난 후 저도 언제부터 여기에 우리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을까 궁금했답니다.찾아봤더니 위 두글이 각각 맨 먼저 올라와 있더군요.

잘잘못을 따지기 이전에 신자분들과 저희 사이의 교집합에는 어쩔 수 없이 일부 신부님들이 계십니다.노조 입장에서는 그 일부의 신부님들을 무조건 옹호하는 신자분들이 원망스러웠을 것이고 신자분들 입장에서는 일부 신부님에 대한 문제 제기에 대해 전체 가톨릭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셨던 것 같고.사람들은 확대 해석하기를 좋아합니다.그 이면에 무엇인가가 분명 있을거라고 단정부터 한뒤 상상하기 시작합니다.이런 문화는 정치가들로부터 전염된 것일 수도 있겠지요.현대,북한,서해교전,협상 등 결론없는 추론과 연결 고리들...나중엔 무엇이 사실인지 조차 알 수가 없답니다.

생각을 비틀기 시작하면 끝이 없습니다.원인보다는 아름다운 결말을 위해 서로 노력했으면 합니다.지금은 복귀해서 우리와 같이 있지 않지만 허수령님과 같이 했던 시간들이 떠오르는군요. 처음에 분노로 시작하지만 마지막은 언제나 사랑으로 맺음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는 님의 말씀이 진리인 것 같군요.더불어 허수령님의 건강을 위해 기도합니다.

 

 

넷째. 정말 제 글에 답은 있었나요? 답이 안되는데.. 읽어도 답이 안나오던데 좀 조목조목 달아주시면 안되나요? 그도 궁금하네요....

...

 

마지막으로 대학생이니 나중에 알꺼다라고 하셨는데 저는 아마도 님들보다 적은 봉급을 받는 곳에서 일을 할 것입니다. 정시 퇴근도 없고 아마도 휴일에 더 바쁜 말이죠. 물론 이일은 여자가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성적 차별 문제가 아니라 육체적 노동이 많이 필요한 직업이래서요... 잡소리가 길었네요.. 정말 힘없는 노동자가 될 운명이긴 하지만 이런 식으로 파업을 하더라도 하지는 않겠습니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며 정당성을 주장하는 것은 절대로 정당한 것이 아니니까요.

덧붙여서:저도 대학교 다닐 때 집회도 나가보고(나름대로 뜨거운 90년대 초반을 보냈답니다.) 했으면서도 정작 파업에 가담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었답니다.

그건 유독 남의 일인 것만 같았거든요.

요즘 전 저를 테스트하고 있는 중이랍니다.사회에 나와서 거의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처음으로 크게 부딪혀보는 불의(제가 판단하기에)와의 싸움이지요.(병원 내에서 사소한 불의는 많습니다만.)

안될거라고 지레 겁먹고 권력에 순응하느냐 아니면 담에라도 나에게 닥칠 불의에 맞서서 싸울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계기로 삼느냐.

알베르 까뮈의 이방인이라는 책에서처럼 아무 생각없이 살다가는 내가 어디로 흘러가게 될지 모르는 세상입니다.그것은 곧 나의 죽음으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지요.

하지만 그냥 흘러가다 그러는 것과 생각하면서 고민하면서 그러는 것은 엄연한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저도 가끔 이 파업이 옳은가에 대해 제 자신에게 되묻곤 한답니다.

파업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저에게 불이익이 달칠 수도 있습니다.아니 불이익을 이미 경험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하루에 한끼 간신히 먹고 빚은 엄청 늘어나고...

허리가 아파도 치료도 못받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제가 심사숙고 끝에 잘못됐다고 그래서 바뀌는게 옳다는 판단이 선다면 한번 해보는 것이지요.제 자신에게 사회적 자신감을 주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노동운동가가 되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전 철저한 직장인입니다.그저 대충 일하면서 돈받고 다니는 것은 질색입니다.전 보이지 않는 데서도 병원 이미지를 좋게 하기위해서 많이 노력했습니다.

병원 내에서도 복도에 할머니 할아버지 서 계시면 저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아도 도와드릴 것 없는지 가서 여쭙니다.그러니 작금의 파업으로 인해 병원 이미지가 실추된 대에 대해 얼마나 마음 아파하는지 아실수 있을 것입니다.

직원들 나름대로 병원에서 보이든 보이지 않든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병원 발전을 위해서라도 이 사람들과 같이 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셔야지 어떻게 그들을 가벼이 여기신단 말입니까?

직원들을 생계를 위한 돈벌이로 전락시킬 것이 아닌 가톨릭중앙의료원의 발전을 위한 협력자로서 끌어올리셔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대내외적으로 가톨릭중앙의료원의 이미지를 신뢰할 수 있는 병원,친절한 병원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일 것입니다.지금도 병원의 이미지는 계속 실추되고 있습니다.

더 늦기전에 복구하는데 더 오랜 시간이 할애되기 전에 대화로써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님께 적당한 답변이 됐는지 모르겠습니다.노동자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거의 비슷할 것 같습니다.임금같은 것이 아니라 노동자로서 느끼는 한계같은 것 말이지요.

사회는 무수히 많은 변수들이 있습니다.직접 체험하기 전에는 잘 모르지요.

그 속에서 좌절도 하게되고 능력의 한계도 인식하게되고 그리고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야 하는 오기도 생기게됩니다.그러면서 알게됩니다.이게 노동자라는걸.

이번 파업에서 희망을 발견하길 바라면서 이재우님께 몇마디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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