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수)
(홍) 성 토마스 사도 축일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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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은 내 삶의 단순한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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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동옥 [songdo] 쪽지 캡슐

2001-06-01 ㅣ No.3629

[타인은 내 삶의 단순한 기쁨]

조르주의 어머니는 재산을 노린 남자와 결혼했다.

계부의 농간으로 약혼녀가 떠나버린 뒤

그는 의붓아버지가 정해준 여자와 결혼했다.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그는 계부를 죽였고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사면을 받고 귀향했을 때 조르주는 아내가 감방동료와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자살을 기도했다.

조르주의 사연을 듣고 피에르 신부는 말했다.

“당신을 위해 내가 해줄 게 없군요.” 신부는 계속 얘기했다.

“가난한 사람들을 돕느라 나는 빚까지 지고있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죽기만 원하니 거치적거릴 게 없지 않습니까?

집짓기가 빨리 끝날 수 있도록

죽기 전에 나를 도와주실 수 있습니까?”

집을 지은 뒤 조르주는 고백했다.

“신부님이 돈이든 집이든 그저 베푸셨더라면

아마 다시 자살을 시도했을 겁니다.”

그는 가난하고 불행한 사람들을 돕는 데서 삶의 의미를 찾았다.

한 때 죽기만을 바랐던 조르주는 빈민구호 공동체 엠마우스의

초석을 다진 사람이 됐다.

‘프랑스가 가장 사랑하는’ 아베 피에르(90) 신부는

어느날 절망 끝에 자살하려던 사람과 만난 뒤 자전 기록 ‘

단순한 기쁨’을 쓰기 시작했다.

그는 50여년 전 만났던 자살 미수자 조르주를 기억해 냈고,

맨발로 지내며 성경을 암송하고 기도하던 수련원 시절부터

엠마우스가 전세계에 퍼진 오늘날까지를 돌아봤다.

피에르신부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레지스탕스로 활동한 투사였다.

쫓기는 유대인들을 피신시키기 위해 험준한 피레네 산맥을 넘고,

유대인에게 자신의 신발을 벗어주고는 맨발로 눈길을 돌아왔다.

피에르 신부는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빈곤과 불평등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정치의 힘에 호소하면서

그는‘정치인의할 일은 누구에게서 돈을 얻어내 재분배할 것인지

결정하는것 이라는 사실을 터득했다.

피에르 신부의 전 생애는

사유와 행동을 일치시켜 나가는 과정이었다.

인간의마음은 ‘상처입은 독수리’와같다.

빛과 그림자로 짜여져 용감한 행동과 비겁한 행동을

모두 할 수 있는 것이 인간의 마음이다.

피에르 신부는 상처입은 독수리들을 위해 집을 지었다.

집 없는 사람들과 부랑자들,

전쟁 고아들이 그의 집‘엠마우스’로 모였다.

엠마우스는 현재 44개국 350여 곳에 퍼져 있다.

엠마우스로 모여든 사람들이 모두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그러나 적어도 예수가 건강한 사람들을 위해 온 것이 아니라

가난하고 길 잃은 사람들을위해 왔다는 사실을 안다.

예수는‘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은 누구나 가릴 것 없이

“다내게로 오라”고 외쳤다.

그는 예수의 말씀을 행동으로 실천했다.

이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이렇게 질문하지 말자.

“교회에 다니십니까? 우파세요 좌파세요?

투쟁가 이십니까 협력자이십니까?”

대신 엠마우스의 사람들처럼 물어 보자.

“배고프세요? 졸리십니까? 목욕을 하시겠습니까?”

피에르신부는 자전 기록을 통해

“타인은내 삶의 단순한 기쁨”이라고전한다.

 

                                                        (한국경제신문에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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