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수)
(홍) 성 토마스 사도 축일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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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이라는 이름의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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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형 [largo7a] 쪽지 캡슐

2001-07-04 ㅣ No.4011

..  미움이라는 이름의 병(病)

 

삶의 여정에서 사람을 만나고, 사귀다보면 어떤 이는 여름날 시원한 강바람 같기도 하고, 청송(靑松)밭의 솔바람 같은 느낌을 주는 사람도 있습니다.

 

때로는 자신이 속해 있는 삶의 현장에서 만나고 헤어지는 이들 가운데 좋아하는 사람과 미워하는 사람을 스스로의 마음으로 만들어 갑니다.

 

좋아했거나,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름다운 추억을 우리들의 기억에 남기고, 싫어했거나 싫어하는 이들의 마음과 행위가 우리들 마음에 상처를 남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 스스로의 마음이 그렇게 만들뿐입니다.

 

비록 하느님을 섬기는 신앙심이 깊은 사람일지라도 미움의 심성에서 자유스러울 수 없으며, 서로 모습이 전혀 다른 사랑과 미움의 두 마음을 왕래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때로는 세월이 삶을 피안(彼岸)으로 이끌면 그 미움의 색채도 바래고, 차츰 잊혀지거나 망각(忘却)되기도 합니다.

오늘 제가 가족 여러분과 함께 생각을 나누고자하는 것은 지금 이 순간 우리의 마음에 자리잡고 있는  미움과 또 지난 날 우리가 어떤 이들을 미워했던 잊혀진 미움에 관한 것입니다.

참으로 우리의 신앙생활과 삶이 사랑을 실천하기 위하여 주어졌다고 전제한다면, 지금 이 순간 우리의 마음을 미움의 노예로 방치하여서야 되겠습니까?

설령 미움이 세월의 흐름에 묻혀버렸다고 한들, 우리 스스로 미움의 대상과 원인을 용서하지 않았다고 하면, 그 미움은 상흔으로 우리의 영혼의 깊은 곳에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저에게도 정말 미웠던 분이 있었습니다.

그 중 한 분은 이미 고인이 되셨습니다.

생존해 계실 때 그 분에 대한 미움을 거두지 못하고, 돌아가신 후에야 그 분을 용서해드린 것이 못내 가슴 저미는 후회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최근의 체험입니다만

또 한 사람은 꿈속에서까지 저를 괴롭혔습니다.

그 사람에 대한 미움 때문에 2년 이상을 같은 내용의 고백을 반복해야 했습니다.그 당시 내 의지로서는 도저히 용서할 수도 없고, 세상의 잣대로도 용서해서도 안될 분이었습니다.

통회와 고백,  고백과 기도, 그리고 끊임없는 기도는 결국 그 미움을 극복하도록 해주었습니다.

하느님께 나의 모든 것을 온전히 의탁하였을 때, 하느님께서는 그 미움의 병을 치유해 주셨습니다.        

 

만약 지금 이 순간이나 지나 온 삶의 발자취에 미움의 대상이 존재한다면, 사랑을 실천하고자 하는 내 자신의 삶을 위하여 그 미움의 대상이 내 곁에 있을 때나 이 세상에 생존할 동안 모든 것을 용서하시게 되기를 빕니다.

 

 

정말 용서하기 어려울 때에도 하느님께 기도하고, 내 몸과 내 마음 다 의지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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