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녹)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군중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자유게시판

박병열 형제님 우리 같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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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선 [peterpan65] 쪽지 캡슐

2001-02-14 ㅣ No.17680

 지금 흐르고 있는 성가 아시죠?

 

[무엇을 먹을까] 라는 성가인데 제가 좋아하는 성가중 하나이지요.

 

이 성가로 배경음악 깔고서 얘기를 해도 될지 먼저 허락을 구해볼게요.

 

뭐 딴뜻은 없고, 글쓰기가 참 조심스러워져서 그래요.

 

저같은 큰 죄인이 이런 말씀 드려도 될지 망설여져서...

 

형제님 아뒤를 보니까 1974라고 써 있는걸 보니 혹시 생년이 아닌가 짐작됩니다.

 

만일 학번이라면 저보다야 대선배이시겠지만 그런거 같지는 않네요.

 

우선 전 형제님을 비난할려고 이 글을 쓰는거 결코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형제님께 분노해 있고 사실 저도 성체를 과자부스러기라는 표현과 감실을 쇳덩어리 어쩌구 하는 표현엔 저윽이 놀랬고 굉장히 파격적인 표현에 당황한건 사실입니다.

 

그리고 솔직히 혹시 개신교 신자이면서 가톨릭 흠집내기? 뭐...이런건 아닌지 의심도 갑니다. 형제님 글을 읽다보면 그렇게까지 무리는 아니라고 보는데 형제님 생각은 어떠신지 모르겠네요?

 

전 형제님께 무엇을 말할까? 고민도 많이 했어요. 왜냐구요? 웃을지는 몰라도 아는게 있어야죠? 교리상식은 목불식정(目不識丁)이라 떠들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더군요.ㅡ.ㅡ

 

하지만 한가지 드릴 말씀은 꼭 있어요.

 

혹시 제글을 읽어보신적이 있는지는 몰라도 가끔 재미난 글도 있지 않나요?

 

그리고 언뜻보면 아무 걱정없이 그냥 희희낙낙 사는놈 같기도 하고 그렇게 비추어 질수 있어요. 인정합니다.

 

하지만 저도 사람인데 마냥 즐거운 일만 있었겠습니까?

 

단지 제 아픔이라든가 혹은 무거운 얘기는 될수 있으면 삼가고 그냥 이게시판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한번씩 피시식 웃으시고 별 싱거운 놈 다 봤네...라고 여기시며 창을 닫는다면 제 소기의 목적은 이미 달성한겁니다.

 

그렇게해서라도 여러 형제자매님들을 한번씩 미소짓게 만든다면 주님께서 절 최소한 미워하시진 않겠지요?

 

그러한 저에게도 여러분이 믿지 못할 정도로 그분을 거부하고 부인하고 저주를 퍼부은 그런 시기가 있었답니다.

 

그래도 형제님은 좀 낫네요. 저보다...

 

형제님은 그나마 성체를 과자 부스러기라고 표현하셨지요.

 

전 당시에 뭐라했는데요? 그 표현 여기다 옮기면 충격받고 쓰러지는 분들 생길까봐 적진 않겠습니다.

 

약 4년간 그분을 몹시도 미워했죠.

 

지금 생각해보면 몹시 후회되고 한참 어리석었던때가 아닌가 싶어요.

 

지금 제가 몹시 힘든 일을 겪고 있답니다.

 

소리라도 지르고프고 미쳐버렸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기도 하지요.

 

어떨때는 죽고도 싶어요.

 

그럴때마다 저 자신을 자위하는것이 무언지 아십니까?

 

내가 4년간 그분을 거부하고 저주한 벌을 지금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그분께 벌을 받고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고...그것은 곧 주님께서 용서를 하신다는 뜻이랍니다.

 

하긴 벌로써 죄를 덜어내지 않고 어떻게 거저 용서를 바란단 말입니까?

 

그래서 힘든 와중에도 그렇게해서 자위를 하곤 하지요.

 

다시 주님의 품으로 돌아오게 만든 그 긴여정과 극적인 카타르시스를 쓰려면 한참 걸리니 그건 나중에 또 얘기하도록 하지요.(하긴 전에 그 글 썼다가 등록할려는 순간 컴이 정지되는 바람에 못올린적 있답니다. 다시쓰기도 그렇고해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곁에서 직접모신 토마도 주님을 의심했습니다.

 

부활하신 그분을 똑똑히 두눈으로 보고도 의심했습니다.

 

거기에 비하면 우린 백번 양반이지요.

 

우리가 의심한다는거 어찌보면 당연할수 있어요.

 

그런데 의심이라는거 말입니다. 이거 끝이 없더군요.

 

의심에 의심 계속 물고나가다보니까 모든것이 다 부정되더군요.

 

하다못해 지금의 나의 아버지, 어머니는 진짜일까? 병원에서 바뀔수도 있는일 아닙니까?

 

그외 여러가지로 인해 아버지가 나의 아버지가 아닐수도 있을테고...

 

내가 태어난날 난 아무것도 기억하질 못합니다. 형제님은 기억나세요? 의사가 엉덩이 때린, 그래서 날 나오자마자 팬 그 의사넘을 웬수로 여기는...뭐. 그런기억들 나세요? 난 하나도 안납니다.(내 엉덩이 팬 그 의사넘 만나기만 해봐라...)

 

그런데 어떤 믿음을 갖고 그분들을 나의 부모님이라 여기며 살아갑니까?

 

그냥 날 키워줬고 보잘것없는 불효자를 그저 사랑해주니까...조금의 의심도 않고 내 부모님이라 여기며 살아오고 계시죠?

 

그렇다면 왜 주님껜 의문부호가 그리 생길까요?

 

부모님께는 태어난날 아무 기억도 없는자가 내부모겠거니 하고 아무 의심없이 살아오면서 왜? 주님께는 많은 의문이 생겨야하며 그런 의문들을 제기하는것이 마치 큰 철학이라도 지닌것 같은 우쭐함이 생기는 것일까요?

 

전 그랬었어요.

 

소크라테스도 우습더군요. 공자요? 내 발 아래다 두었죠.

 

예수님이요? 난 알지도 못하는 자였어요. 그저 내가 최고였어요. 내생각이 다 옳더군요.

 

그때 사이비교주라도 됐으면 큰돈 벌었을텐데...피터팬 신흥종교...뭐 이런거 하나 세울까나?

 

형제님 의심하지 마세요. 답을 몰라도 의심하지 마세요. 그게 정답입니다.

 

그 이상의 답은 기대하지마세요. 그러면 자연히 주님께서 어련히 가르쳐줍니다.

 

가끔 형식을 비판하고 내용만을 찬양하는 사람들 있죠? 이것도 저도 그랬었어요.

 

어디엔들 제가 해당이 안될까요? ...뭐...나쁜거에는 다 해당됐으니까...ㅠ.ㅠ;;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내용 못지 않게 형식이 중요한거더라구요.

 

형식이 얼마나 중요한건데요?

 

꼭 보면 자신의 외모에 굉장한 신경을 쓰는 사람들이 꼭 하는 말이 형식보단 내용이라고 하더군요...가증스럽죠?

 

밀가루로 만든 떡을 예식을 통해 주님의 성체로 모십니다.

 

그 예식을 통하지 않으면 형제님 말씀대로 그냥 과자 부스러기에 지나지 않아요.

 

그런 형식을 거쳐야 비로소 성체가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중요한것이 형식입니다. 그냥 과자부스러기에 불과한 밀떡을 성체로 바꾸는...얼마나 대단한 신비입니까?

 

미사중에 그 밀떡을 성체로 바꾸자마자 하는 기도문이 뭐죠? 한번 기억해보세요.

 

바로 신앙의 신비죠? 기도로 혹은 성가로 바로 신앙의 신비가 나오죠?

 

다음부터는 신앙의신비 기도중에 그냥 아무 생각없이 흥얼흥얼 거리지 마시고 형제님께서 말한 그 과자부스러기가 성체로 변한 그 기적을 생각해보면서 신앙의 신비를 읊조려보세요.

 

의심이요? 다 부질없는 짓입니다.

 

불교에 대해서 말씀하셨는데 전 많이 알고있지는 않아요.

 

하지만 불교에서 말한 인간이 받는 고통의 가장 큰 원인이 무어라 설명하던가요?

 

집착이라고 하죠? 탐욕이라고도 하고요.

 

의심도 집착이고 탐욕입니다.

 

부처님 말씀대로라도 한번 실천해보세요.

 

1982년도인가요? 아니면 83년도인가요? 하여튼 한국 선교 150주년 기념 행사때 여의도에서 큰 모임을 가졌었죠?

 

저는 그때 그 현장에 있었습니다.

 

유명한 사건이 있었죠? 신문에도 한참 보도됐었는데...

 

일단 개신교도분들 부활절 부흥회때 여의도에서 한번 행사하고 가면 쓰레기차 몇대분이 와서 어마어마한 쓰레기 치워야했는데 우린 어땠나요?

 

껌종이하나 발견 못했죠? 전 당시에 현장에 있어서 생생히 기억나요.

 

그게 왜그런줄 아십니까? 공동 고백성사를 주었어요. 당시에 어느분인지 기억은 없습니다.

 

주교님이시겠죠? 그런데 보속으로 무얼 주신줄 아십니까? 기도문 몇구절이요? 아니요.

 

주위에 쓰레기 하나도 버리지말고 다 주워가세요! 가 보속이었답니다.

 

그리고나서 식사들을 돗자리 깔고 김밥이며 집에서 싸온 음식들을 먹었어요. 그 여의도 광장에서...

 

그리고 주위를 치우며 백만인파가 하나둘 빠져 나가는데 깜짝 놀랬어요.

 

정말이지 여의도 광장엔 콘크리트 바닥외에는 아무것도 없었어요.

 

무엇을 말하는 대목인줄 아세요? 그마만큼 우리 천주교인들은 고백성사의 신비를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있다는 대목입니다.

 

모처럼 씻은 죄에 대한 보속이 혹시라도 나의 부주의로 휴지 하나라도 떨어뜨린다면 물거품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마음에 그런 기적이 일어난거죠.

 

그런거보면 천주교인들 순진하고 귀여운 면도 있지요?

 

그리고 그당시 여의도에서 일어났던 기적이 하나 더 있었지요?

 

이땅의 신부님들 동시에 입장하는 순간 여의도 하늘위의 구름이 십자가로 열렸던거 얘기 들어는 봤나요?

 

신문에도 보도 됐었지요. 당시에...

 

다른거는 다 몰라도 그날 그때 그 현장에 제가 분명히 있었다는 겁니다.

 

형제님 우리 의심하지 맙시다. 의심도 고통이더군요.

 

저도 의심많고 부족하고 아주 큰 죄인입니다.

 

전 형제님을 비난해야할 아무런 자격도 없고 또 형제님을 설득할만큼 대단치도 않습니다.

 

단지 옛날 제가 의심의 소용돌이 속에서 저 자신을 한없이 죽여갔던 모습이 떠올라 안타까운 마음에 저 자신도 나약해지는 믿음 다시 추스리고자 하는 마음에 형제님께 우리 같이 가자! 라는 심정으로 이 글 쓴것입니다.

 

지금 흐르는 이성가 구절에 보면 이런 대목이 있네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걱정마시오.

 

아버지께서는 이모든것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계십니다.

 

여러분은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하느님의 뜻을 찾으십시오.

 

그러면 이모든 물질적인 것들도 여러분은 덧붙여 받게 됩니다.

 

형제님의 비판과 비난으로 인해 다시금 약해져 가는 제 믿음을 돌아본 좋은 계기가 되었음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글 쓰고나니 슬슬 배가 고파오는군요. 출출해지네요?...

 

무엇을 먹을까? (ㅡ.ㅡ)-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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