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녹)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군중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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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위한 기도(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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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shell88] 쪽지 캡슐

2002-04-05 ㅣ No.31762

<평화를 위한 기도>

    이 해 인 수녀(부산 성베네딕도 수녀회)

 

오늘도 저희를 평화의 길로 부르시는

평화의 주님

새로이 솟아오르는 밝고 둥근 태양을

하늘에서 마음까지 들여놓고 평화를 기원하며

새 천년의 시작을 기뻐했던 새날 새해였습니다

 

새 천년의 첫 해를 마무리하기도 전에

이렇듯 상처받은 가슴으로 눈물 흘리는 저희를 굽어보소서

아니 너무도 놀라 우는 법조차 잃어버린

안타깝고 무력한 여기 저희들을 가엾이 여기소서

 

날마다 가까이 보이는 것은 폭력과 파괴의 손길

복수와 증오심에 불타는 눈빛들

들리는 것은 전쟁으로 죽어 가는 이들의 신음과

굶주림으로 비탄에 잠긴 한숨 소리들

 

기도를 하면서도 기도가 되지 않는

저희의 착잡한 날들입니다

세계에 평화가 없으므로

저희 마음도 평화를 잃었습니다

"세상을 정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폭탄이나 총이 아니라 사랑과 자비심 뿐"이라는

마더 데레사의 목소리를 다시 기억합니다

"폭력이 성취하는 듯 보이는 선은 오직 외적인 선일 뿐

폭력이 가져오는 해로움은 영원하다"는

마하트마 간디의 말을 함께 기억해 봅니다

 

진정 빛이 어둠을 이긴다고 하셨지요

원수까지도 사랑하는 용서만이

가장 힘있는 승리임을 몸소 가르치시며

모든 이에게 평화가 되신 그리스도 당신만이

저희의 변함없는 위로이십니다

 

십자가 위에서 고통받으시는 당신의 목마름에 동참하며

겸손히 회개하는 마음으로 당신께 청하고 싶습니다

 

전쟁은 다시 전쟁을 낳고

폭력은 다시 폭력을 낳듯이

사랑은 다시 사랑을 낳고

용서는 다시 용서를 낳아 평화로 이어지는

다리가 됨을 이 세상 모든 이가

다시 알아듣고 다시 실천하게 하소서

미움의 칼을 내려놓고

복수의 총을 내려놓고

진정 하늘을 두려워 할 줄 알게 하소서

 

오늘도 저희를 평화의 길로 부르시는

평화의 주님

 

오직 평화만이

온 인류가 하나로 손잡고 들어가는

생명의 문화임을 기억하면서

저희 모두 가정에, 나라에, 그리고 전 세계에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평화를 심는

평화의 도구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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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대에 평화를

  우리 마음에 평화를 주소서!하는 기도를

 

  어느때 보다도 자주 외우게 되는 요즘....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의 격렬한 분쟁을 보면서

  마음이 어둡습니다. 아프칸의 굶주린 어린이들의 모습은

  참으로 눈물겹습니다.

 

지난해 말, 수도자들의 기도모임에 함께 했던

저의 부족한 글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기쁨과 평화가

우리 일상의 삶에서도 새롭게 태어나길 기도하는 마음입니다.

 

부산 광안리 <민들레의 영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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