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녹)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군중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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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사건이라고 용서 되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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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중 [amor11] 쪽지 캡슐

2002-05-29 ㅣ No.34205

 

안녕하십니까?

구본중(세례자요한)입니다.

 

제가 중.고등학생 시절에는

시골이라서 하루 버스가 두대 밖에 안 다녔습니다.

아침 7시에 한번 동네에 버스가 들어오고

오후 8시에 유구 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여 동네에 들어가면

그날 버스는 끝났지요..

 

그날~

정확히 중학교 2학년 때로 기억 되는대요..

겨울이었습니다.

일찍 어두어 졌으니까요.

 

아마 하교는 4시 30분정도에 했던 걸로  기억됩니다.

다른 아이들은 여기저기 구경도 다니고 군것질도 하고 다녔지만

가난하고 용돈도 없었을 뿐더러 좀 순진했던 저는  터미널 안

대기실에서 차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유구 버스 터미널 -버스가  들어오는 입구에서  

7시 정도해서 웅성 웅성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제 이름 소리가 들리고 제 동생들 이름도 들리더니 누군가가

제에게 다가와서 제 아버님이 뺨맞고  있답니다.

너무 기가 막혀 눈물이 나오고 그 현장에 가보고 싶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꾸역꾸역 일어나서 천천히 사람들 사이에 끼어 저는

빰을 맞고 계시는 어버님을 바라볼 수가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어버님 멱살을 잡고 술이 취해서 술 사달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습니다.

간간히 아버님 뺨을 때리셨는데..

그때마다 아버님은 -나 돈없어 -나 돈없어-이 손 좀 놔~~

를 연발하셨습니다.

30여분 그러다가  사람들이 말리고 그 사람도 멱살을 잡았던 손을

놓는 걸로 끝났습니다.

 

그 사건은 평생 저를 나쁜 기억 속에 가두어 버렸습니다.

어떤 나쁜 사건이 이렇게 평생을 기억속에 저장되고 때대로

그 기억은 아픔으로 종종 제가슴을 태웁니다.

몇일 뒤 아버님께 그날 일을 돌려서 물어 보았지만 아버님은

기억도 없으시다 하셨고 당신 잘못이라고만 하시더군요..

그날 아버님 뺨을 때린 그 아저씨가 다음날 아버님께 정중한 사과를

하는 모습만 보았어도 저의 기억속에 평생 기억으로는

남아 있지 않았을 것입니다.

 

한번의 실수는 어떤이 에게는 고통을 가슴에 안고 평생을

지내야하는 것입니다.

본인은  취중의 실수로 치부할 수 있지만 당사자는 평생갈 수

있음을 상기 해야할 것입니다.

취중의 실수로 치부만 하여서는 그 고통을 치유할 수 없다는

것을 저는 압니다..

부디 한사람이라도 가슴에 저장되는 아픔이 없기를

하느님께 가슴을 졸이며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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