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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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병원 파업지도부 여러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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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원 [lee57] 쪽지 캡슐

2002-06-28 ㅣ No.35564

성모병원 파업지도부 여러분께 호소합니다.

 

저는 가톨릭 신자로서 본명이 알퐁소이며, 성모병원의 파업지도부 몇몇분들과는 평소 면식이 있습니다.

 

또한, 지난 6월 12일 34929번으로 굿뉴스에 글을 올린 바 있는 사람으로서 가톨릭 사업장에서의 파업이 한달 이상이나 계속 중인 사실에 대하여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폐일언하고,

 

지금 파업지도부 여러분들께서 독려하고 있는 성모병원의 파업은 실정법상 보호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여러분들 중 상당수도 이번 파업이 이지경까지 장기적으로 진행될 줄이라는 생각을 갖고 파업에 돌입한 분은 한사람도 없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지금 현재

여러분이 주장하시는 바가 아무리 절박하고, 여러분이 주장하시는 바가 아무리 애절하다고 하더라도, 더 나아가 가사 여러분의 파업현장에서의 주장이 정당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지금 현재 여러분의 주의와 주장에 대하여 사용자가 더 이상 들어주지 아니한다면 이는 무용지물이며, 이를 들어주지 않는 사용자의 행위를 노동조합의 입장에서 비난은 할 수 있을지 언정, 그것을 실정법상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는 것을 잘 아실 것 입니다.

 

이 점에서 여러분이 이번 파업을 통하여 쟁취하고자 하는 것들을 관철하기엔 너무나 어려운 여건에 놓여 있습니다.

더 나아가 지금의 파업행위는 실정법상 불법행위 입니다.

그러므로 사직당국은 여러분께 체포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저는 과거 권위주의 정권 아래에서 시작된 여러분의 소위 "민주노조"의 활동에 대하여 남다른 평가를 합니다.

 

여러분이 잘 쓰시는 용어로 엄혹했던 시절, 노동조합의 힘이 약하여 그 활동이 제대로 보호, 보장되지 아니하던 시기에 여러분이 노동자의 권익을 위하여 옥고를 치루면서까지 투쟁해 온 점을 높이 평가합니다.

 

여러분의 투쟁이 있었기에 불법적인 노동관행을 자행해 온 사용자들의 경영마인드를 변화시킬 수 있었고, 여러분의 끈질긴 저항이 있었기에 저학력, 저임금 소외 근로계층의 노동인간화를 구현할 수 있었던 점 등을 높이 평가합니다.

 

이러했던 시기에

한국의 가톨릭은 언제나 무조건 여러분의 편이었고,

명동성당과 가톨릭의 사제는 긴급피난처이자 구원자였습니다.

 

이무렵 어느 해.

저는,

김수환 추기경님과 전 가톨릭노동상담소장 고 김말룡 선생을 직접 뵙고,

여러분들, 노동자의 편에 서서 무언가를 진언한 바도 있었습니다.

 

이 때의 여러분과 노동조합은 분명히 사회적으로 약자였습니다.

이 당시의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불법과 위법한 노동관행을 통하여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여러분은 사회적인 약자라고만 볼 수 없으며, 여러분 또한 노동자가 더 이상 약자가 아니기에 이 세상을 바꾸려고 단결된 힘으로 수 많은 투쟁을 해 오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의 노동조합은 더더욱 약자가 아닙니다.

오히려 여러분은 강고한 단결력을 가진 노동조직과 강철같은 파업대오를 가진 강자입니다.

 

과거,

사용자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노동자가 대응할 능력이 없었다면,

지금은 집답적인 힘을 배경으로 행사되는 노동조합의 위법하고 부당한 행위에 대하여 사용자는 속수무책인 경우도 허다합니다.

 

언제부턴가

정부와 공권력은 여러분의 불법행위 앞에 상당부분 너무나 관대해 왔습니다.

 

위와 같은 지적에 대하여 우리 사회 일각의 많은 사람들이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다는 점은 여러분의 이번 파업이 결코 법률면에서 최종 승리를 담보 할 수 없다는 논거가 됩니다.

 

그러므로

성모병원의 파업지도부 여러분께 간절히 호소합니다.

 

21세기.

진정으로 강한 노동조합의 파업지도부는 보다 유연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행위에 대하여 모든 책임을 질줄 알아야 합니다.

 

지금 즉시 파업을 중단하십시요.

이것이야 말로 유연이며, 책임입니다.

 

여러분의 파업 지침에 따라 불법행위를 하는 조합원들을 더 이상 위법의 굴레에 가둘 것이 아니라,

그들의 직장과 가족의 품으로 해방시켜 주십시요.

 

그리고,

파업지도부는 곧 바로 사직당국에 자수를 하십시요.

 

그래야만

이번 사태가 더 이상 희생없이 해결되는 단초가 됩니다.

 

여러분의 자수행위에 대하여,

저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사직당국에 대하여 공개적인 선처를 구합니다.

 

성모병원 파업지도부 여러분의 결단을 기대합니다

 

 

                             주님의 각별한 배려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2002. 6. 28. 깊어 가는 밤에.

                             

                              반포 4동 성당   

                           

                              이 정 원  알퐁소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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