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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추기경님과 대주교님.법의 심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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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원 [lee57] 쪽지 캡슐

2002-09-01 ㅣ No.38020

찬미예수님.

 

공경하올 김수환 추기경님과 정진석 서울대교구장님께.

 

저는 반포 4동 성당의 이정원 알퐁소로서 노동관계의 전문가입니다.

 

오늘 저는 한국 천주교회의 큰 어른이신 두분께 가톨릭의 노동사목과 관련된 긴급한 제언을 올리고자 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공경하올 추기경님께서 전임 이사장으로 계셨었고, 대주교님께서 현 이사장으로 계시는 가톨릭대학교의 부속병원에서는 100일이 넘는 파업이 진행 중입니다.

 

저는 위 파업과 관련하여 이 난에 이미 세편의 글(34929, 35564,37750)을 올린 바 있습니다.

 

윗글의 주된 내용은 위 파업의 불법성을 지적하고 파업지도부와 근로자들의 조속한 직장복귀를 호소하고 이에 따르는 근로자에 대하여는 신부님(사용자)의 선처를 부탁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제가 믿는 가톨릭 사업장에서 발생된 불법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선량한 형제자매들의 법적인 안전을 고려하여 파업대열에서의 이탈을 공개적으로 호소한 바도 있으나, 그 효과는 미미하였고 사태는 점점 파국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급기야 파업현장에 대한 공권력 투입 임박설이 돌고 있는 점에 대하여 무척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또한, 강남성모병원에서 위법한 파업사태를 이끌고 있는 노동진영의 리더들은 자신들의 불법행위를 일방적으로 지지하는 일부 진보성향의 단체와 연대하여 한국의 가톨릭에 대한 전면적인 투쟁의 양상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명동성당 앞에서의 시위를 하는 등의 상황들에 대하여 매우 우려하고 있습니다.

 

지금 가톨릭중앙의료원의 시설 일부를 불법점거한 파업지도부의 핵심과 이들을 지원하는 단체들의 상당수의 인사들은 지난 시대의 소위 권위주의 정권 아래에서 누구보다도 명동성당을 긴급피난처로 이용하여 가톨릭의 은혜를 입은 자들이 분명함에도 위와 같은 행동을 하고자 함에 대하여 신자로서 심한 배신감을 느낍니다.

 

당시 저들의 상당수는 수배 중 체포를 면하기 위하여 가톨릭 서울대교구장이 계시는 명동성당에 숨어 들어왔고, 이들을 쫒는 공권력은 체포영장을 집행코자 하였으나 번번히 공무집행에 실패했습니다.

 

왜냐하면, 가톨릭 사제들께서 저들을 두둔하시고 공권력의 진입을 반대하였기 때문입니다.

 

저들은 한국 천주교를 대표하는 서울대교구 주교좌 성당을 불법행위 후의 은신처로 삼아 그들의 주장과 투쟁의 주요거점으로써 명동성당을 십분활용 하였습니다.

 

그들은 분명히 실정법을 위반한 범법자의 신분임에도 존경하올 추기경님과 서울대교구장님의 배경을 믿어 공권력 앞에 너무나도 당당하였고, 어느 경우에는 교회의 어른들께서 앞장 서셔서 그들의 죄가 사면되어 지도록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하신 바도 있으실 것입니다.

  

이 무렵 가톨릭 노동사목의 방침은 산업사회의 노사관계에서 노동조합과 노동자를 무조건 약자의 편에 두었고, 어느 경우에는 이들을 어두운 사회의 양심세력으로까지  바라 보기도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천주교회는 언제나 노동조합과 노동자의 옹호자였고 불법행위로부터 도피한 노동관련 사범의 비호자였으며, 사용자와 정부는 양보하여야만 한다고 했습니다.

 

이러한 천주교의 입장은 노동조합의 신장과 노동자의 권익향상에 엄청난 기여를 했습니다.

이 점에서 가톨릭은 약자인 노동자에 대한 교회의 사명을 다 하였습니다.

 

그러나, 작금.

천주교 서울대교구 전,현임 대교구장이신 추기경님과 대주교님께서 이사장으로 되어 있는 가톨릭대학 부속병원에서 노사분규가 발생하여 석달 열흘이 지났습니다.

 

위 노사분규 현장에는

어느 해 가톨릭을 믿고 명동성당에 도피한 바 있었던 병원노동조합의 대표자가 사직당국으로부터 또 다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에서 불법파업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우리 속담에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과거 노동사목을 통하여 누구보다도 노동조합의 든든한 후원자였고, 노동자들의 편에 섰으며 각종 노동문제의 해결사 열할을 해왔던 한국의 가톨릭이 정작 자신의 사업장에서 발생된 이번 파업사태를 ’제 대로 못 깍고 있는’ 우스꽝스런 형국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점에서 한국 천주교는 현실 노동문제에 대한 깊은 반성이 있어야 합니다.

 

공경하올 추기경님과 서울대교구장님.

 

가톨릭중앙의료원 불법파업 사태에 즈음하여 노사관계의 당사자로서 노동조합과 직접 교섭을 하고 그들을 상대해 본 병원의 경영담당 신부님들로부터 그 간의 소회를 보고 받으셨습니까?

 

저들은 자신의 위법하고 불법적인 모든 행동에 대하여 인정하거나 반성하는 바가 없습니다.

오히려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을 신부(사용자)와 정부에 전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정부 및 대천주교 투쟁을 불사하겠다고 합니다.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입니까?

적반하장도 유분수입니다.

 

제가 아무리 가톨릭 신자이지만, 노동조합의 위와 같은 주장에 대하여 도저히 납득할 수 없고, 더더욱 신자라 하여 이들을 무조건 사랑만 할 수 없습니다.

 

어찌하여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참으로 이 나라와 천주교회의 꼴이 한심스럽습니다.

 

그것은

지난 날 우리 천주교회가 각종 노사분규와 노동문제에 대하여 일정 부분 무조건 노동조합과 노동자의 주장에 귀 기울이고 그들이 약자이기 때문에 가진자(사용자)들이 우선 양보해야 한다는 논리에 근거한 노동사목을 해 온 탓이 큽니다.

 

한 마디로 내 탓이요, 내 탓인 것입니다.

 

이번 가톨릭중앙의료원의 근로자들의 파업행위는 실정법상 전혀 보호받을 수 없는 명백한 불법행위입니다.

 

그러므로 노동법의 전문가(공인노무사)인 저는 여러 차례 다양한 경로를 통하여 강남성모병원의 파업지도부에게 불법행위를 조기에 해소할 것을 직접권유하거나 공개적으로 호소하였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천주교는 노동사목의 방향을 전환하여야 합니다.

노동조합을 절대 약자의 처지에서 바라 본 과거의 노동사목 방침에서 탈피하여야 됨을 제언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한국의 노동조합은 사용자 보다 더 강력해져 있음을 교회가 직시하고, 또한 한국사회의 어떤 이익집단 보다도 노동조합의 정치적인 힘이 더 막강한 경우도 있으며, 더 나아가 이렇게 강한 노동조합이 자본주의 사회와 법치주의의 정상한 질서를 훼손하는 위험한 방향으로 그들의 힘을 잘못 사용할 수도 있다는 인식을 토대로 노동사목의 새로운 방향성을 정립할 것을 제언합니다.

 

이번 파업사태와 관련한 위 제언의 당면 실천방안으로써

교회의 어른들께 건의합니다.

 

우선,

공경하올 추기경님께서는 우리 사회의 존경받는 원로로서 가톨릭중앙의료원의 파업 중인 근로자들에 대하여 조건없는 24시간 이내의 직장복귀를 호소하시는 성명을 발표해 주십시오.

 

그리고

서울대교구장님께서는 가톨릭대학의 재단 이사장(가톨릭중앙의료원의 법적인 사용자)으로서 역시 24시간 이내의 조건없는 선 직장복귀를 파업근로자에 대하여 명령해 주십시오.

 

위 성명과 명령에 따라 복귀하는 근로자에 대하여는 이번 불법행위와 관련하여 향후 재발 방지의 각서를 개별적으로 징구하시되, 이를 제출한 자에 대하여는 향후 사용자로서 행사할 수 있는 인사권의 범위내에서 최대한 사면해 주겠다는 약속을 동시에 해 주시고 이를 반드시 이행하시기 바랍니다.

 

위와 같이 하셨음에도 노동조합과 근로자들의 반응이 없다면,

 

단언컨대

" 법대로 하셔야 합니다."

 

저들의 지금의 주장이 정당한지, 과연 저들의 주장대로 사용자(신부)들이 잘못하였는지를 대법원까지 가셔서 판결문으로 이번 사태의 시비를 가려아 합니다.

저들의 주장대로 신부들의 잘못이 있다면 신부님들도 법정에 서십시요.

 

반성하지 않고, 잘못을 인정치 않는 사람들을 종교의 이름으로 용서해서는 아니됩니다.

실정법이 허용하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그들의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설사, 수 백명이 해고되고 수 십명이 구속된다 하더라도 절대로 종교의 이름으로 양보해서는 아니됩니다.

 

이 시대 자신의 불법행위를 인정치 않으며 자신의 모든 잘못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자가 있고 그 탓을 급기야 이유없이 천주교를 향하여 던지는 자가 있는데, 그 자가  이제까지 천주교회가 조건없이 약자로 보아왔던 노동조합이라면 교회는 이러한 자들을 새롭게 교화시켜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의 불법파업 사태는 노동사목의 새로운 길을 요구하고 있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공경하는 추기경님과 서울교구장님의 영육간의 건강 하심을 기도합니다.

                      

                                          연중 제22주일. 반포4동 성당에서

                                          이 정 원 알퐁소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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