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사순절 아름다운 순례자 이야기 |
---|
화려한 길바닥순례피정을 떠납니다...
오늘은 제 부친의 49제일로 탈상을 마치고 내일부터 1달간 도보순례피정을 떠나려 합니다. 제게는 사제서품 29년만에 참으로 화려한 피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내일 사순절을 시작하며 머리에 재를 받고 해남 땅끝 마을로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내려갑니다.
땅끝 마을 - 강진 - 장흥 - 보성 - 벌교 - 송광사 - 곡성 - 남원 - (지리산은 예정) - 함양 - 거창 - 무주 덕유산 - 영동 - 황간 - 상주 - 가은 - 문경새재 - 월악산 - 제천 - 영월 - 평창 - 오대산 월정사 상원사 - 갈천 - 양양 - 속초 - 간성 -고성 통일 전망대.
대략 위와 같은 850여 km 예정된 길을 걸으려 합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이며 생명이다" 하신 길바닥예수맏형님을, 저또한 길바닥을 저려밟으며 길바닥위에서 만나뵈려 합니다. 그리하여 저도 마침내 작은 길바닥이 된다면 더 바랄 나위 없겠습니다.
어르신들의 만수무강과 조국평화통일을 염원하며 길바닥 피정을 떠나겠습니다.
저의 피정을 허락해 주신 모든 어르신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유무상통마을과 성베드로의 집, 작은 안나의 집과 여기애인의 집 어르신들을 위하여 미사를 드려주실 안성지구와 송전본당, 대신학교 신부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여기에 이렇게 저의 길바닥피정을 밝히는 이유는,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체면때문에라도 길바닥피정을 잘 마치도록 하려는 뜻이 있을 뿐입니다. 저를 위해 기도까지 해주신다면 언감생심이라 할런지요...
그리고 인연마저 닿는다면 위 예정지 어디에선가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을 만나 하루라도 함께 걸을 수 있다면 무척 행복하리라 생각합니다.
요즈음 저는 걷는 연습을 해보고 있습지요. 미리내서 애덕 망덕 신덕고개를 넘어 은이성지로 작은 안나의 집까지 6시간을 걸어 보았습니다. 미리내에서 안성시내 왕복은 6시간 걸리던데 양쪽 다 꽤 할만 했습니다. 하루평균 35 km정도는 걸어 볼 생각입니다만, 빗님을 만나거나 하면 좀 더디겠지요...
여정중에 길바닥맏형님을 만날 수만 있다면. 내친김에 이어서 영원한 길바닥동무요 동반자로 살아갈 수도 있는 무쌍의 축복을 누리겠지만 이 또한 꿈일 뿐인가 합니다.
3월 25일에 돌아올 예정입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여러 어르신들 및 친구들이시여 항상 평안하시고 늘 행복하십시오.
"복되게 살려거든 철없는 짓을 버리고 슬기로운 길에 나서 보시오." 아멘. (잠언 9,6)
2004. 2. 24.
길바닥피정을 하루 앞두고,
多夕多 방상복 두손모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