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녹)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군중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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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길을 거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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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근 [KRISOZ] 쪽지 캡슐

2002-12-10 ㅣ No.45006

참담한 심정으로 이 글을 올리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습니다. 80년대 저 또한 노동운동의 기치에 동참했으며 찬바람 맞으며 구로공단 사거리를 헤매던 사람으로 오늘처럼 부끄러운 적은 없습니다.

 

적어도 민노당은 저의 과거 동지들이 훌륭한 명맥을 이어가는 곳이라고 심정적으로 생각했고, 비록 저는 운동을 떠나 생업의 전선에 몰두하고 있으나 아직도 변치않는 고귀한 마음을 지닌 분들이라 존경해왔습니다.

 

그러나 오늘 권영길씨의 소행을 지켜보면서, 왜 김문수 이재오 이부영같은 사람들이 한나라당에서 썩어빠진 민자당 패거들보다 더한 짓을 일삼고 있는가에 대한 해답을 얻는 느낌입니다. 한마디로 확 깨는군요!

 

많은 현명한 국민들이 판단하듯이 저 또한 대한민국의 현재는 노무현이요, 장래는 민노당이어야 한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얼마전 여론조사 전화가 걸려왔을 때도 지지후보는 노무현이요, 지지 정당은 민노당이라고 주저없이 눌렀었지요.

 

그러나 민노당은 현재와 같은 사고와 철학을 바꾸지 않는 한 한나라당의 다른 이름일 뿐이라고 오늘 결론짓습니다. 이들에게는 국가의 장래나 국민의 현실같은 것은 안중에 없습니다. 오로지 권력을 누가 쥐느냐, 나냐 너냐하는 힘의 논리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그런 사고가 내재된 사람이 아니라면 오늘 권영길씨가 민주당의 표를 어떻게든 깍아서 자기 지지도를 높여 향후 정치생명의 입지로 삼고자하는 작태는 보이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회창씨와 권영길씨는 차라리 아주 사이좋은 의형제처럼 보이더군요!

 

이회창씨가 진작에 권영길씨에게 적절한 보상과 댓가를 약속했다면 오늘의 이재오씨보다 훨씬 더 충성심강한 이회창의 충복이 되었을 것임을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과거 그리고 현재에 걸쳐 주의주장, 프로파겐더와 슬로건을 주요동력으로 하여 정치투쟁을 하는 자들의 속성은 파쇼세력의 본성과 다르지 않음을 오늘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현실세계에 대한 진지한 고뇌도 없으며 대안이나 성실한 문제해결의지도 없는 자들입니다. 오로지 비판만이 그것도 그 핵심적인 비판을 "내가" 하고 있다는 사실만이 중요한 아집덩어리들일 뿐입니다.

 

오늘 권영길씨의 말을 집약해본다면, 그는 자본주의를 부정하자는 것입니까? 그럼 그가 표방하는 이념은 무엇입니까? 사회주의입니까, 아니면 공산주의입니까?

 

도대체 대한민국의 경제문제의 해법을 대하여 진지한 고민을 단 일분이라도 해보긴 한 겁니까?

오늘 보인 모습대로라면 어차피 내가 정권을 맡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 나는 영원히 신랄한 비난이나 하고 원론적인 주장이나 읊조리자는 사람이지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사람의 모습은 분명 아니었습니다.

 

저같은 필부도 20대 학생때 외친 주장과 30대 후반이 되어 세대의 허리가 되어 책임을 져야 하는 기성세대가 되었을 때의 현실인식이 얼마나 그 깊이가 다른 것인가를 느껴가며 살고 있습니다. 하물며 한 당의 대표이며 대통령 후보라는 분이 이십대 대학생 구호외치는 수준이상의 현실인식을 갖추지 못하고 오로지 책임질 필요없는 선동과 구호외치기에 몰두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 개혁정당의 수준을 떨어뜨리는 짓임을 알고 계신지요...!

 

그는 오늘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차별없는 비난을 퍼부으며 한무리로 싸잡아 몰아세움으로써 국민의 의식을 호도하는 범죄를 범했습니다. 무조건 말끝마다 "이건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나 모두 책임이 있습니다" 란 말을 내세우며, IMF 대환란이며 어리석은 시장개방의 전초가 되었던 김영삼 정부의 책임이며 그 내용을 그대로 담보하고 이어오며 아무런 책임도 지지않은 한나라당에 대한 언급은 한마디도 없이, 모든 것은 민주당 정부에 이르러 이렇게 더욱 부패했다는 말만을 되풀이했습니다.

 

아무리 민주당이 실정을 했다친들, 그 부패의 심각성이나 실패한 정책의 문제가 있다 하여도 과연 5년간 그들이 저지른 잘못이 이 나라를 30년 이상 농단하며 치유불능의 기형사회로 만들어온 한나라당으로 이어지는 권력집단보다 더한 것입니까?

 

오늘날 민주당이 이토록 비판의 단두대에 세워진 것은 국민의 정부로 새롭게 탄생했건만, 기대만큼의 몫은커녕 구권력집단의 행태를 그대로 답습한 절망감에 기인한 것이지 그들이 한나라당보다 훨씬 더한 역사의 죄인이기 때문은 아닙니다!!

 

그런데 적어도 민노당의 대통령 후보로 나온 권영길씨가 어쩌면 그리도 천박한 역사인식과 현실인식을 보여주며 오로지 민주당 부패정권 비난에만 몰두하며 나라의 단초를 뿌리부터 썩도록 몇십년동안 농단해온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그토록 너그러우실 수가 있단 말입니까?

 

저는 잠시 권 후보의 출신지역에 대한 의심까지 스쳐가는 것을 어쩔 수 없었습니다. 혹시나 권영길씨도 어쩔 수 없는 전라도 알레르기, 뼛속깊은 안티 김대중 정서에 기인하고 있는 사람은 아닌가...합리적인 후보라는 이회창의 사탕발림에 입이 귀에 걸리도록 좋아 어쩔 줄 모르며 희희낙낙하는 분별없는 모습을 보이는 이면에는 이성적으로 해명되지 않는 그런 불합리한 정서적 뿌리가 존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 말입니다.

 

이 의심이 정녕 저의 출구를 찾지 못한 분노에서 기인하는 아둔한 착각이기를 바랍니다. 그렇지 않다면야 망국적인 지역가르기, 당파싸움의 역사를 이오가는 이 나라가 너무나 참담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권영길씨가 조금이라도 분별이 있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남은 몇일이라도 공부 좀 하시고 자기의 욕심으로 역사의 죄인은 되지 않도록 노력하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이제 겨우 파란 새싹을 틔워내는 민노당은 대한민국에서 영원히 동사하고 말 것이고 저는 그 싹을 짓밟는 선봉장이 기꺼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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