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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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본질이고 무엇이 지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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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섭 [happy1017] 쪽지 캡슐

2003-03-12 ㅣ No.49645

 

대통령과 검사들의 토론에 있어 문제 본질의 핵심을 모르고 자꾸 지엽적인 얘기가 나와 한심스럽다.

 

검사들이 대통령 앞에서 불손하다.

어른 앞에서 감히...

건방지다.

인간성이 안되었구만.....

할말, 안할말이 있지 지나치다.

검사들은 그렇게 잘난척하냐?

수준이 의심스럽다.

검사들은 애비도 없냐?

검사스럽다.....

 

 

이런 얘기는 본질을 모르는, 핀트가 빗나가도 한참 빗나간 비판이다.

이 토론은  예의와 자세가 본질이 아닐뿐아니라 그런 시각으로 접근하면 전혀 도움이 안된다.

 

토론의 본질을 알기위해서는 왜 이 토론이 열리게되었는지를 살펴보는데서부터 접근해야한다.

 

그 바쁘신 대통령이, 중대한 국사는 물론 장관과 청와대 참모진들의 큰 행사(워크숍)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젊은 검사들과 진검승부같은 토론의 장을 왜 마련 할 수 밖에 없었는가가 문제를 푸는 핵심의 열쇠이다.

 

그것은 주지하는바와 같이 검사장급 간부 인사안이 알려진것이 기폭제가 되었다.

인사안이 문제가 있고 납득할 수가 없어 모든 검사, 심지어는 평검사까지 인사안의 문제점을 지적하자, 대통령 편인줄 알았던 평검사까지 대통령을 지지하지않아 실망하고,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데서부터 문제는 출발되었다.

 

대통령은 평검사가 아닌 부장검사급이나 검사장급을 대상자로 삼아 토론하고싶다라고는 아예 생각하지도 안했을 것이다.

 

평검사와의 토론은 대통령이 먼저 제의하였고, 평검사가 이에 호응하여 마련된 것으로 안다. 당초 평검사들은 방송 생중계를 반대했었다. 왜냐하면 앞서 지적한 지엽적인 역작용이 우려되고 시간도 짧기때문이다.

그리고 상호 견해차때문에 개최하는 토론은 마음에 있는 말을 대등한 입장에서 가감없이 모두 표현하여야하는데 방송 생중계의 제약때문에 상호 좋은 공약수의 해답이 나오기 힘들다고 우려했던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은 생중계를 고집했고 검사들은 토론에 응할것인지를 두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토론에 응하지 않는것이 소극적으로 보일 수 있고, 현정부 일방통행의 빌미를 줄 수 있고, 안하는 것보다는 그들 입장을 전달하는데 유익할 것이라는 판단하에 할수없이 이에 응할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주시해 볼 필요가 있다.

 

처음 토론장 좌석배치가 강의자와 수강자가 있는 강의실 좌석과 같이 배치하여 평검사가 이의를 제기하고 토론에 응하지 않했던 것이 그 좋은 예이다.

.

상대방이 생중계를 고집하고 다목적의 계산이 있었음을 평검사들이 모를리 없었고 이에 최대한 말려들지 않고 자구와 방어를 위해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는 것이 검사들 입장이었다.

 

이 토론을 왕과 신하의 연장선과 같은 시각으로 보아서는 안된다.

대통령과 평검사 관계이지만  그 위계를 인식하면 토론은 하나마나다.

할 필요가 없다.

이 토른은 자기 입장이 정당함을 논리적 설득과 때로는 증거제시로 상대방을 이해시켜야한다.

그 것이 이 토론의 요체이다.

 

일방적인 연설만 듣고, 상대방이 이에대한 이의제기와 자기주장 개진이 불손하다는 시각이라면, 거기에 맞추는 토론을 강요한다면 그게 무슨 토론인가?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평검사들이 대통령 훈시나 듣는 것이 낫지...

 

평검사 일부에서 한 얘기중 일부 부적절하고 수준이 넘은 말도 있다고하나 그것은 핵심이 아닐뿐아니라, 검사가 집권층 또는 정치권에 불신이 깊은 입장에서 막연한 엄살이 아님을 그 증거 제시로써 보아줄 수도 있지 않은가?

 

왜냐하면 과거 대통령이 모두 말로는 독립이요 정치적 중립을 외쳤지만 실은 자기(편) 비호와 입장강화의 도구로 활용하여 검찰에 폐해만 주었기때문이었다.

 

이 토론은 인간 노무현과 인간 평검사의 토론도 아니오, 대통령과 부하의 위계질서를 인식한 토론도 아니다.

오로지 그동안 갈등이 깊을 수 밖에 없었던, 그리고 피해의식에 짓눌려 있던 검찰이, 국민의 불신을 받고 이제는 막다른 벼랑으로 쫒길 수 밖에 없었던 검찰이, 바로 상대방(그 귀책 책임자)인 최고 집권층과의 이해관계자로서의 허심탄회한 토론일뿐이다.

 

인간 노무현 대통령이 미워서도 아니요, 싫어서도 아니요, 정치적인 반대가 있어서는 더욱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기때문에 충정어린 소회를 각색없이 피력했다고 본다.

젊은 검사들이 아니었다면 누가 이 몫을 해냈을까 의심이 들 정도다.

 

작금 조순형 의원이 사심없이 집권자에 참소리를 하고있다. 그것도 건방지다고 할것인가?

나이가 있으니 건방지나 참고 있는 것인가?

 

만일 노무현대통령이라면 무조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분들이 있다면 여기에 심각한 오류가 있지않나 잘 성찰하기 바란다.

 

만일 이회창이 대통령이 되었을때도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면  토론은 꼭 같았을 것이다.

 

평검사들은 최소한 그런 이중성은 없을 것이라고 기대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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