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녹)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군중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자유게시판

MBTI 그리고 다양성의 존중.

스크랩 인쇄

정원경 [kreuz] 쪽지 캡슐

2004-01-07 ㅣ No.60473

 

1. 성당에서 보조해준다고 하기에 2003년 연말에 MBTI 워크샵을 다녀왔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인간을 16가지 유형별로 나누어 분류해주는 검사인데 나름대로 재밌더군요. 성당 공동체에서 도대체 안 맞았던 사람이 저와 정 반대 성향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 사람의 그런 말과 행동이 이해가 가기도 했으니까요.

 

2. MBTI 워크샵에서 지도수녀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가톨릭교회에서는 은연중에 신자들에게 일정한 한 성향이 되기를 강조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입니다. 즉 외향적이기보다는 내향적이기를 강조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불행스럽게도 교회 내에서 강조되는 성향과 저는 대척점, 정 반대쯤에 서 있습니다.^^ 짐작이 가십니까? 저보고 ESTP라더군요.

 

3. 워크샵 이후 MBTI와 그리스도인 영성에 관련된 서적을 읽었습니다. 그곳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교회 내에서 영성 관련된 부분을 담당하거나 혹은 신자들을 사목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일정한 성향에 있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그 반대의 성향에 있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지도하기가 힘들고, 그래서 교회에서 강조하는 성향이 아닌 신자들은 대부분 지루하고 고루하며 힘든 종교생활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였죠.

 

4. 자유게시판에서도 게시판을 일정한 방향으로 몰아가고 싶어하시는 분들을 종종 봅니다. 아름답고 종교적이며(여기서 종교적이란 것은 좋은 의미는 아니겠죠?^^ 반세속적이라는 의미입니다) 주님을 찬미하고 서로 사랑하자는 식의 이야기들만이 가득하기를 바라는 것이죠. 대충 그런 분들의 성향이 짐작이 갑니다. 교회에서 강조하고 좋아하는 성향이죠. 영성가들 중에도 그런 분들이 많습니다.

 

5. 그분들이 그런 게시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까지 막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건 그분들의 자유니까요. 하지만 정말 이곳이 자유게시판이라면 그건 마음으로 끝나야 합니다. 토론을 했던 분들이 복음을 올리거나 시를 올리는 분들에게 ’그딴 글 올리려면 떠나라’라고 말하지 않는 것처럼, 그 토론이 반교회적이거나 혹은 이단을 옹호하거나 법을 위반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리고 그 내용에 각자 개인이 책임을 질 수 있다면 그것은 또 하나의 자유로 보호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6. 그런 면에서 이 게시판에서 각 사람들의 개성과 의견이 부딪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면서 게시판에서 떠나기를 주장하시는 분들이 정작 ’게시판지킴이’라는, 굿뉴스 자유게시판의 일 개인에게는 전혀 주어지지 않은 새로운 권력층을 하나 만들어서 자신들의 성향에 맞는 글만을 일방통행으로 몰아가고 싶어하시는 것은 아닌가 우려하게 됩니다.

 

7. 양심의 자유는 극단적으로 보장되어야 하지만 언론 표현의 자유는 제한을 받는 것처럼, 이 게시판의 글들에 대해 좋아하고 싫어하는 감정은 극단적으로까지 보장되어야 하겠지만 그 개인적 감정을 판단기준으로 해서 글을 써라 말아라 게시판을 떠나라라고 타인의 자유를 제한하고자 하는 것 또한 타인에 대한 권한 침해로 금지되어야 할 일은 아닐까요?

 

8. 하느님은 획일적인 걸 싫어하시고 다양한 걸 좋아하신다고 합니다. 그러나 인간들은 종종 그 다양성을 참아내지 못하죠. 왜냐하면 다양함에는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거나 자신을 짜증나게 하는 부분까지도 감내해야 한다는 의무가 들어 있으니까요. 그래서 인간들은 종종 획일화해서 자신과 똑같은 색으로 남들을 몽땅 칠해버리려고 합니다. 그게 편하죠. 아무래도 단색이 심플해보이니까요. 하지만 아무리 봐도 하느님은 심플한 건 별로 안 좋아하시는 듯합니다.

 

9. 얼마간 들어오지 못하다 게시판에 들어오니 ’저를 짜증나게 하는’ 글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감정상 짜증난다 하더라도 그 글의 내용이 극단적 오류를 범하거나 타인을 인신공격하는 불법적인 글이 아니라면 저는 제가 짜증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 사람을 이 게시판에서 쫓아내려는 생각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일방적으로 저와 똑같은 생각만 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건 그다지 재미있는 곳은 아니니까요.

 

10. 올해도 시원스럽게 밝았습니다. MBTI검사를 받았건 2004년되어서 한 살 더 먹었건, 제 성질머리가 어디 갈 것 같지는 않으니 조심들 하십시오. ^^ 근거 없는 소리나 개인적인 감정을 근거로 가톨릭 교회나 그 내부 구성원들 음해하기를 즐기는 사람들을 귀엽다며 웃어넘겨주는 성향이 못 되기 때문이지요.(명예훼손은 사실의 공공연한 적시도 해당되지만 전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까지 비판하고 싶진 않습니다)

 

11. 어쨌거나 자유게시판에 드나드시는 모든 분들 한 해 복받으십시오. 올 한해는 이 게시판에서 근거 없는 헛소리 지껄이는 인간들이 멸종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제 ’짜증스러운’ 글을 보고 싶지 않으시다면 근거 없는 헛소리하는 인간들이 이곳에 들어오지 않기를 기도하십시오....아니면.... 혹시 압니까? 제 글 보고 짜증스러우셨던 분들이 근거 없는 음해에 시달릴 때 제가 짠~ 나타나서 가로막아드릴지.......^^

 

 



497 0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