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녹)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군중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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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님 말씀도 옳으십니다...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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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희 [lusi71] 쪽지 캡슐

2009-02-21 ㅣ No.131250

+ 샬롬...
 
제가 글의 깊은 뜻을 잘 이해하지 못한 것은 아닌가 염려되어 이렇게 답글 달면서도 망설입니다.
하지만, 이해하기 위해 몇 번이고 제가 되풀이해 읽었음은 알아 주시기 바랍니다.
 
아마도 형제님은 권형제님의 글이 한 쪽의 의견만 반영한 채
다른 방향의 생각을 내리 누르신 것이라 여기신 듯 합니다.
 
권형제님의 글의 요지는 추기경님의 일제 징병을 말씀하신 것으로 압니다.
" 그 때 상황에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라는 요지가 형제님께 걸리신 것이겠지요.
 
물론 교회안에서도 김추기경님이 일제때 징병가신 것을 나름 부끄러워 하신 분들이 계시고
여러 의견이 분분한 것을 많은 이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무작정 감싸자,,,로 생각하신다면, 형제님의 생각도 조금 마음을 열고 읽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전혀 그런 뜻은 아니라고 저희는 읽으면서 받아 들였습니다.
오해가 아니신가 합니다.
....
 
형제님이 하신 말씀도 옳으십니다.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찌할 수 없다” 하고
 그 상황에 순응하는 사람은 저 같은 졸장부가 됩니다.
 하지만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찌할 수 없다하지 않고
 결연히 떨치고 일어나는 사람을 대장부라 할 것입니다.
 
 따라서 그 결연한 행동에는 필설로는 담아내기 어려운 참혹한 고통과 희생이 따를 것이며,
 때에 따라서는 하늘과 땅에 오직 하나 뿐인 목숨까지도 내놓아야 하고.
 그래서 역사는 그 가없이 숭고한 희생을 기리며 옷깃을 여미고 고개 숙여 받들어,
 우리 삶의 길잡이로 세우고 따르지요.)

네, 맞는 말씀입니다.
정말 우리도 추기경님이 젊으셨던 그 때,
과감히, 결연히 일제 징병을 피해 어디로든 도망을 가셨다면?
저런 사진이 지금 새삼스럽게 회자되지도 않았을 것을 생각하지요.
 
하지만,
그 분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순명'' 이라는 이름 아래 일제 군복을 입으신 것 맞습니다.
네,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형제님 말씀 중에 스스로 말씀하신 것처럼...
 
(이렇듯 찬양과 비난 속에서 세파에 시달리고 입에서 입으로 저울질 당하고난 뒤에야
 비로소 그 사람의 참 됨이 드러나고,
 드러난 평가에 따라서 역사의 한 장을 차지하는 인물로 자리매김 하던지,
 망각 속에 묻어가던지 할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그 뒤의 그 분의 행적을 알고 있습니다.
 
형제님 말씀처럼,
더 이상 졸장부가 되지 않기 위해
그 인생의 단 한 번의 시간을 아버지에게 끝없이 죄인이라는 자책으로 봉헌하며
모든 일상이 도청되고 감시되고 불면증을 이루는 시간들을 받아 들이시면서
스스로 죄인의 대장부가 되는 길을 걸어 오시지 않았습니까?
 
저희는 형제님 말씀대로 찬양과 비난 속에서 시달린 그 분을 압니다.
정부를 향해 민주화의 음성을 낼 때마다
얼마나 많은 핍박과 비난에 시달려야 했습니까...
지금이야 이렇게 그 분의 그 때 말씀을 칭찬하지만,
그 당시에 그 분의 말씀은 언론속에서 비난의 대상이었을 뿐이었습니다.
정부에서는 감시의 대상이었을 뿐입니다.
 
그 분의 참됨은,
지금 그 분이 땅 속에 묻히는 이 시점에서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 겁니다.
사실 그 분이 사셨던 지난 시간의 역사는 이미 흘렀습니다.
 
저희는 지금 이제 그 분의 진정한 평가가 시작되었다고 볼 뿐입니다.
아직 멀었습니다...
 
그 분 스스로 살아 생전,
겸손이라는 이름으로, 스스로 죄인이라는 이름으로
너무 많은 것을 숨기고 사셨기 때문입니다.
 
형제님,
역사의 평가는 냉정합니다.
잘 압니다...
 
아버지의 심판은 더욱 냉정합니다.
더욱 잘 압니다...
 
추기경님의 부끄러운 과거를 감싸는 것이 아니라,
그 뒤의 그 분의 일생이 얼마나 그 보속을 위해 처절했는지를 알기에
그 분이 정당히 평가받기를 원하는 마음입니다.
 
독선이라는 오해는 풀어 주십시오.
한 쪽으로 치우친 것이 아니라,
삶안에서 너무 큰 보속을 치루신 추기경님이 안타까워서...
더욱 그 분이 드러나기를 바라는 저희 신자들의 바램입니다.
 
스스로 ''죄인''이라 끝없이 부르신 그 분을,
아마도 예수님은 따뜻한 빛으로 지금쯤 감싸주고 계실 것을 믿습니다.
 
좋은 밤 되십시오...(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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