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녹)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군중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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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장홍주님께 드리는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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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하 [domini0727] 쪽지 캡슐

2009-02-21 ㅣ No.131255

 

장홍주님께

먼저 님의 말씀 중에 본인 또한 공감하는 부분이 없지 않음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바로 그러한 논지는 14년 전이었던 그날 MBC 라디오 “11시에 만납시다” 프로의 진행자였던 김한길씨와 저 사이에서 백의 숙제, 정몽주, 두문동 72현과 황희 정승, 신숙주, 윤동주 시인에 이르기까지 역사에 나오는 인물로 예를 들어가며 오고 간 논쟁의 맥락과도 같은 것이고, 또한 그날 시간이 짧고 또 생각하는 것이 서로 달라서 100% 공감은 못하고 헤어졌지만 대부분은 두 사람이 이해를 하였던 점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논쟁은 주로 용어나 단편적인 문맥의 해석에서 빚어지는 오해일 뿐 이야기나 글 전체를 다 듣거나 읽고나서 잘 분석하면 이해를 할 수도 있는 일들이 아니겠습니까.

그럼 저가 위 글을 쓴 의도와 공산당 운운한 부분에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저는 님께서 지적하신 광범위한 참인간상에 대한 글을 쓴 것이 아니라 단지 저가 쓴 글 제목에서 보셨듯이 김수환추기경님의 학병지원을 친일이라고 몰아세우면서 추기경님을 욕보이려고 획책하는 이들의 속셈(底意)에 대해 쓴 글이었습니다.

사람의 행적을 상황논리로만 판단하려 한다면 옳고 그름은 자리가 어디냐 고 하셨는데 제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한 인간의 옳고 그름은 자기양심과 하느님만이 판단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저는 옳고 그름의 자리가  어디인지를 저 스스로도 잘 모릅니다.

다만 본글에서 저는 제 생각으로서는 전혀 허물 같지도 않은 것을 가지고 허물이라고 판단하여 의도적으로 흠집을 내려하는 이들을 질타했을 뿐입니다.

 

다음에 저에게 물으신 말씀 “나와 의견이 다르면 불순한 의도를 갖고 옳지 않은 것을 책동하는 자들입니까? 자신의 생각과 엇갈린다고 험구로 내리 찍습니까?” 하셨는데 그 부분에 대해 설명을 드리지요.

저는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불순한 의도를 가졌다고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불순한 의도와 연관이 있지 않을까, 즉 지금 이 시점에서 추기경님께 그런 불손한 말을 하는 이들의 저의가 추기경님의 선종으로 모처럼 모든 국민이 일체감을 이루는 우리사회를 분열시키고자 획책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그 점을 경계해야 한다는 뜻에서 그런 저의가 있을 수 있고 그런 저의를 가졌다면 즉각 그 입을 다물라고 한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대한민국정부는 광복 후 민주적인 보통선거를 통해 국제연합으로부터 정통성을 인정받은 정부였고, 북한 김일성정권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북한정권은 김일성의 항일투쟁을 강조하기 위해서, 더더욱 친일파에 대한 숙청을 의도적으로 강조해서 언급하면서 걸핏하면 친일파를 완전히 제거하지 못한 남한정부를 비방하였습니다. 그러면서 그런 것을 빌미로 자기들이 마치 정통인양 억지주장을 펴 왔습니다. 그 주장 중에 학병에 지원한 사람들을 친일매국노, 또는 처치대상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제가 본 글에서 설명 드린 바와 같이 살아남기 위하여, 또는 부모나 아내 자식 등 가족들을 생각해서, 당시 전시동원령이 내린 시대상황에서 더 늦게 가면 총알받이로 간다는데 라는 생각에서, 지원을 한 사람들까지 친일이라고 매도한다면 안 된다는 뜻이 맥락이었으며 실제로 학병을 기피하기 위하여 심지어 자퇴까지 하고 만주로 도망갔다가 고향의 부모님들이 받으시는 수난소식을 듣고 지원입대를 한 수 많은 이들을 과연 친일파라고 매도할 수가 있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비근한 예로 6.25 때 제 외가가 있는 봉화 산골에서는 낮에는 국군과 경찰이 들어와 살고, 밤이 되면 국군과 경찰이 철수하면서 공비들 세상이 되었습니다. 살아 남기 위해서 낮에는 국군들에게 밥을 해 먹이고 밤에는 공비들에게 밥을 해 먹여야 했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모두 공산당이라고 하면 되겠습니까?

님의 말씀처럼 "그때 상황이 그랬습니다." 란 널찍하고 편리한 문이 열려 있다고 해서 그런 것도 아니잖습니까?"하는 말씀을 돌려 드릴테니 한번 깊이 생각해 보십시오.

더구나 님께서도 “사람의 삶이 그렇게 녹녹한 것이 아니잖습니까?”하셨으니요.

 

물론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찌할 수 없다하지 않고 결연히 떨치고 일어나는 대장부가 되기 위해서 필설로는 담아내기 어려운 참혹한 고통과 희생 때로는 목숨까지도 내놓아야 할 경우”도 있을 수가 있고 그런 분들은 더욱더 존경받아 마땅합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고 해서 그것을 흠이라고 할 수는 없으며 좋지 않은 점이라고 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 제 주장입니다.

 

님의 말씀처럼 “어느 한 쪽의 소리는 막아놓고 (찬양이든, 비난이든) 한 쪽 소리만 내라고 하고, 듣겠다고 하는 것은 횡포이며 독선에 다름 아니라고 생각 합니다.”는 말씀은  님의 말씀이며 주장일 뿐입니다.

저는 이 오픈 된 공간에 누가 뭐라고 하든 다 들을 준비가 되어 있으며 김수환 추기경님의 학병지원문제, 단 하나 그것을 가지고 김수환추기경님을 친일행위자라고 욕보이고 헐뜯는 인간들 한테는 “야 이 독사 같은 놈들아!”보다도 더 험한 욕도 할 수 있으며

때에 따라서는 주먹을 쥐고 그들과 싸울 수도 있다는 것을 끝말로 남깁니다.

그러나 다만 님이 진정 가톨릭신자라면 그 마음에 평화가 있기를 바랍니다.

 

 

추신: 장홍주님께 답변을 하고보니 저가 어제밤에 11시경에 굿뉴스에서 나간 후에 많은 분들이 잠을 설치시며 오간 말씀들이 많군요.

그 중에서 배지희 루시아 자매님께서 저를 변호하시는 뜻의 말씀에 큰 감사를 드립니다만 저는 루시아님의 글 중에서 추기경님께서 학병에 가신 것을 교회내에서 나름 부끄러워하셨다는 말씀을 해석함에 있어 배루시아님과는 해석을 전혀 달리함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김수환추기경님께서 그 점에 대해서 자책하셨다면 그 어른의 인품이 그토록 고결하심이 한층더 돋보이는 점이며 숙연하게 받아 들여할 부분일 뿐입니다. 보통사람이라면 굳이 그 점을 자책할 필요가 없고 더더구나 남이, 상대가 처한 상황이 어땠는지도 모르면서 그것을 탓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며 더더욱 교회내부에서 그런다면 그것은 더더욱 아니올시다 하는 것이 제 글의 논조입니다. 

우리 교회내에 어떤 분들이 추기경님께서 학병에 가신 것을 부끄러워 했는지 저는 과문하다보니 금시초문입니다만  그분들과 부끄럽게 여기는 분들께 묻고 싶습니다.

 

과연 그대들은 얼마나 고결하게 삶을 살아왔습니까? 설령 고매하게 살아왔다 해도 그런 상황에 처한다면 그대들은 어떻게 처신 하시겠습니까?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돌을 들라 하셨을 때 그대들 손에 돌을 들 수 있다고 생각들 하십니까?

어쩔 수 없는 상항에서는 사람을 죽여도 정당방위가 되는 것이 인간이 사는 사회입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더구나 김추기경님 같은 성품을 가지신 분이 학병에 지원하신 것을 왜, 무엇 때문에 부끄러워해야 한다는 말입니까?

교만 걷어 치우세요. 우리 모두 원죄를 지은 아담의 후예임을 망각하지 마십시오. 

우리 모두 대동소이한 죄인일 뿐입니다.

스스로의 양심에조차 부끄러운 죄를 저지르고 살고 있지 않습니까? 그 죄를 조금이라도 덜 지으려고 신앙을 가지는 것이고 말씀을 따라 살려고 노력하는 것 아닙니까?

 

물론 그 당시 일제치하에서 뮈텔주교가 한국교구장이었을 때 한국가톨릭이 잘못 처신한 일에 대해서는 우리교회가 참회의 뜻을 밝혔던 것이 타당하다고 여기나 위에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보통사람으로서 학병지원을 부끄러워 하거나 자책해야 할 정도의 큰 죄는 아니었다는 것이 제 주장임을 밝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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