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녹)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군중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자유게시판

추기경님께 시국미사를 청원하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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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석 [animation] 쪽지 캡슐

2009-03-05 ㅣ No.131706

굿뉴스에 좋은 글을 올려주시는 배지희(루시아)자매님께서
정추기경님께 시국미사 청원을 하셨더군요...
 
굿뉴스 자유게시판에서 오랫동안 교류했던 마음에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이렇게 글을 퍼오게 되었습니다...
 
혹시나 자매님께 누를 끼치는 것이 될까봐 걱정도 됩니다만
진솔한 마음이 담긴 자매님의 청원 내용에 공감을 하기에
뒷말을 무릅쓰고 가져왔습니다...^^;
 
교우분들께서도 마음으로 읽어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Daum 아고라

서명진행중 사랑하고자 하는 이들 모두...
정추기경님, 시국미사를 청합니다.

 

23분께서 참여해 주셨습니다.
"정추기경님께 시국미사를 청하며" 기도합니다.

-교회가 세상의 낮은 이들을 위해 기도해 주세요.
-오늘부터 40일동안 명동성당 앞에서 1인 청원기도를 시작합니다.


사랑하는 나의 가톨릭이여...
시국을 위해 미사를 봉헌해 주시기를 청원합니다.

제가 이렇게 말을 올리는 것은
저 자신 또한 죄인의 한 사람이지만,
교회에게 바라는 작은 진심때문입니다.

지금 갈 곳을 잃은 어린양들이 어려움 속에서 헤메고 있습니다.

그저 우리가 원한 것은 우리가 첫고리를 잘못 걸었으나
이제 그 잘못을 인정하고 새롭게 화합하기를 바라는 것뿐인데,
위정자들은 지신들의 잘못을 가리기 위해 더욱 더 큰 죄를 짓고 있습니다.

그들은 눈을 막았습니다. 어둠속에 있습니다.
그들은 귀를 막았습니다. 침묵속에 있습니다.
그들은 장애인입니다. 스스로 장애를 인정하지 않는 장애인들입니다.

교회가 나서서 그들의 장애를 일깨워주기를 바랍니다.
예전에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기도속에 위정자들의 눈과 귀를 열어주셨듯,
이제 또 다시 그런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랍니다.

이 세상과 교회를 받치고 있는 것은
평범한 서민들이며 가난한 민중들입니다.

그 밑바닥에서 커다란 고통을 감내하는 우리에게
예수는 직접 내려오셔서 우리와 같은 눈높이로 어루만져 주셨기에
우리는 그 예수를 따라가고자 했습니다.

그가 높은 곳에서 말했다면 우리는 그분을 따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교회여,
낮은 곳으로 임해 주소서...
우리와 함께 하시어 우리의 슬픔을 어루만져 주소서...

예수가 죄인들을 '창자가 꼬이는 듯한 아픔'으로 돌아 보셨듯...
우리를 예수의 측은지심으로 돌아 보소서...

그들의 마음이,
예전 완고했던 파라오의 마음이 변하듯 변하게 하시어
우리를 이 고통에서, 아픔에서 탈출하게 하소서...

교회여,
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소서.
제발 우리들을 위해 기도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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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호소를 시작하며...

저는 아무것도 모르는 평범한 시민입니다.
먹고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시국미사가 한창일 때 저는 그 옆에 있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새삼스럽게 교회에게 저희와 함께 해달라는 호소를 하기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새삼 이렇게 살려달라고 하는 호소를 외면하지 말아 주십시오.

어느 날 문득 본 신문을 보면서
아, 지난 1년 동안 내가 꺼버린 촛불이 이런 결과를 낳았구나, 하면서
지금 저의 죄를 고백하는 겁니다.

한 사람의 국민으로써 지금의 이 나라에서 살아가기 힘듭니다.

미디어언론법이 국회에서 상정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바퀴벌레가 들어간 라면도, 쥐머리가 들어간 새우깡도,
광고주라는 이름의 이익창출로 인해 덮어줄 수 있기에 그냥 모르고 먹어야 한다는 것은 압니다.

지하철에 나오는 광고처럼,
새만금이 우리 나라의 세계유산이라는 말을 믿어야 하고
죽어간 자연에 대해 양심의 가책은 잊은 채 자부심을 갖는 우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압니다.

문화 예산이 바뀌었습니다.

독립영화의 예산도, 대중문화제의 예산도...돈이 되지 않는 사업들의 재정이 끊긴 것은 압니다.

2만개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거대한 타이틀 안에,
폭력과 정사가 난무한 영화가 아닌,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을 담겠다고 작은 카메라를 들었던 이들이,
이제는 다시 폭력장면과 벌거벗은 이들을 찍기 위해 충무로를 헤메야 합니다.

복지 예산이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직원들의 수를 줄여야 하고, 담당하는 장애인의 수를 늘려야 하고,
돈이 들지 않는 자원봉사자들을 찾아야 하고,
후원자를 찾기 위해 장애인들을 다시 길거리에 세워 동정을 구걸해야 합니다.

독거노인들은 생활보조비를 받지 못할세라,
아파도 병원에 입원하기를 꺼려해야 하며 아픈 몸을 추스려야 합니다.

최저 임금이 줄었습니다.

이제는 능력있는 이들은 외국계 기업으로 가서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아야 하고,
과연 나의 적어진 월급이 진정 함께 일자리를 나눔의 기쁨인지를 확인받지 못한 채
능력없는 자신의 허탈한 박탈감에 사로잡혀야 합니다.

일제고사가 시행됩니다.

이제는 '너의 반의 누구는 무엇을 잘하니?' 라고 질문하지 않습니다.
그 아이는 몇 점짜리인가,,, 만 중요할 뿐입니다.
내 아이가 한국의 1%가 되지 않는 다면,
결국 나와 같은 꼴이 될 것이라는 두려움만 앞서기 때문입니다.

비정규직이 4년으로 늘었습니다.

이제는 나의 직장이라는 자부심도 의미도 사라져 갑니다.
2년만 참으면...이 4년이 되고... 또 6년이 될 수도 있는 현실을 보며
언젠가 이 곳이 내가 몸바칠 공동체 의식은 사라지고,
언제든 떠날 준비를 하는 뜨내기의 보따리만 짊어진 채 출근을 하게 되었습니다.

교과서가 바뀌었습니다.

자신의 삶을 타국에서 보내며 바란 것은 오로지 대한민국의 독립뿐이셨던 분들,
생명까지 걸고 걸어오셨던 분들을,
이제는 테러범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치며
총과 칼로 국민을 누르려고 했던 독재자들을,
혼란한 나라를 구한 영웅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것을 압니다.

삶의 터전을 지키다 누군가 죽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가난하다는 이유로 그들은 죄인이 되어 죽음을 당하고,
국민의 0.01%도 안되는 이는 상처 하나에 국민을 죄인으로 만듭니다.
이제는 저 역시 없는 이라는 이유로
저들 마당의 개보다 못한 대우를 받을 것을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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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도 기도합니다.
촛불을 들어 봅니다.
그러나 저는 보잘 것 없는 죄인이고,
제 기도가 하늘에 닿지 않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교회력으로 사순절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바라며 40일 동안 그분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우리 자신을 그분께 봉헌하고 보속하는 시기입니다.

저도 제 죄를 고백하며 통회합니다.

나 혼자만 잘 살아 보겠다고 이웃의 가난과 고통을 외면한 이기주의,
이 나라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살지않은 개인주의를 고백하고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며 살지 않은 제 자신을 통회합니다.

내 자신을 봉헌하며 교회에 청합니다.
교회여,
기도해 주십시오.

이런 죄인 하나하나를 끌어안은 예수의 마음으로
가난한 이들, 낮은 이들 안에서 살아오셨던 김수환 추기경님의 마음으로
우리들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우리를 위해 시국미사를 드려 주시기를 감히 청합니다.

제가 먼저 땅에 엎드려 절을 하오니,
교회 역시 세상 앞에 낮은 곳으로 내려와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한다는 것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기도의 힘을 믿나이다.
우리가 둘이나 셋이 되어 기도할 때
그 분은 분명 우리의 기도를 들어 그 분의 손을 높이 들어 주실 것입니다.

저는 오늘부터 40일동안 명동성당 앞에서 절을 하며
부활대축일에 그분과 함께 선한 교회가 다시 부활할 것을 갈망합니다.

기도해 주소서, 교회여!

 

청원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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