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바뀌듯
우리의 삶도
가로질러
드디어 산을
넘습니다.
산을 넘어가듯이
넘어가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삶과 죽음의
허허로운
여정입니다.
잠시 들렀다
가는 우리네
인생길입니다.
함께 했던
소중한 시간마저
내려놓고
하느님께로
돌아갑니다.
버리지 않고서는
돌아갈 수 없습니다.
소유를
다 버리는 행위가
바로 하느님을
믿는 믿음의
행위입니다.
소유에서 넘어지고
버림에서 다시
일어섭니다.
붙잡고 있는 것을
놓으니 하느님께서
손을 잡아주십니다.
하느님이심을
깨닫는 은총의
순간입니다.
버림과
비움이 필요한
우리들입니다.
버리지 않고서는
볼 수 없고
비우지 않고서는
이해할 수 없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만나게 되는
은총입니다.
묶인
소유욕에서
우리를
풀어주시는
하느님이십니다.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들에
마음 빼앗기지
않습니다.
하느님마저
저울질했던
어리석은
교만에서
빠져나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생명의
여정은
버림과 비움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버림과 비움으로
하느님을
알게 됩니다.
우리의 것이
아닌
하느님의 것을
하느님께
돌려드리는
버림과 비움의
기도입니다.
버림과
비움으로
하느님께로
돌아가는
우리들입니다.
단풍나무와
은행나무도
잎을 비우는
비움의
시간입니다.
(한상우 바오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