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녹)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군중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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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성당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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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하 [gioia] 쪽지 캡슐

2000-11-06 ㅣ No.14905

  지난 여름, 잠시 시간을 내어 어릴적 뛰놀던 시골에 갔을 때 일입니다. 제가 살던 고향은 멀지 않은 곳에 국립 공원이 있습니다. 요즈음엔 계발이 잘 되어 누구나 쉽게 가고 올 수 있지만, 어릴적만해도 하루에 딱 2번 버스가 다닐 정도로 시골 중에 시골이었습니다.

 

  참으로 오랫만에 가본 고향은 포근하였고, 예전에 뛰어 놀던 마을의 흔적은 마음이 시릴 정도로 변하질 않아 다행이었습니다. 그리고 몇개의 예배당만 있어서 예수쟁이(당시엔 예수님을 믿고 예배당 가는 사람들을 이렇게 불렀답니다)는 알지만, 성당은 물론이거니와 신부님 수녀님들이 이 세상에 있는지조차도 모르던 그곳에 이젠 어엿하게 우리 천주교 공소도 하나 예쁘게 지어져 있더군요. 낮시간이라 아무도 없었지만 공소를 방문한 저는 얼마나 기쁘고 반가웠는지 모른답니다.

 

 

  공소에서 잠시 기도를 한 후, 아주 어릴적에 살던 고향 집터(공소에서 10리정도 떨어진 곳)

가보았습니다. 당시 5~6가구가 오손도손 살았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만, 지금은 집터만  덩그랗게 남아 있었고 주위엔 포도나무며 온갖 과일 나무들이 우거져있었는데, 과일 나무 주인은 다름아닌 저의 부모님과도 친하게 지내셨던 노부부(제가 75년경에 뵈었고 지난 여름에 다시 뵈었답니다)였습니다. 저는 기억을 더듬어 그분들을 알아 보고 인사를 드렸지만... 노부부는 저를 바로 알아보질 못하셨습니다. 몇분이 지나서야 아주 반가이 저를 맞이해주시면서 저의 가족의 안부를 물으셨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주머니께서, 내가 봉하~ 자네 친척들과 주위 사람들로부터 이야기를 듣자 하니~ 자네, 아주 좋은곳에 들어갔다면서... 그 뭐라고 하더라? 으~응 그래 가톨릭 성당 스님(?)이 되었다면서, 그래 생활하기가 얼마나 좋은가? 장개(결혼)도 안가고 혼자 산다면서~... 그래 혼자 사니까 적적하지 않은가? 외롭지 않고~?, 자네가 잘 알아서 택했을 것이고, 거~ 테레비도 보고 저 건너 동네 사람들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으니, 거~ 자네가 있는, 거~ 성당이 좋다고 하더라고... 좋은 일도 많이 하고... 우린 늙었서 그쪽은 잘 모르지만 그쪽이 좋은일 많이 한다니까 자네가 이왕 그길을 택했으니까 좋은 일 많이 해 주게... 그리고 건강하고 열심히 살면서 그 안에서도 성공을 하게 하시는 말씀을 듣는 순간 저의 마음은 기쁨으로 가득하면서 뭉클하였습니다.

 

  아주머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던 그 여름... 오늘 따라 많이 생각나고 순박하게 살고 있는 옛고향 어른들과 "아직 예수님을 믿고 따르지 않아서 예수님을 믿고 성당 다니는 사람들이 좋은일 하면서 살아간다는것 밖에 모르고, 당신들의 이웃이었던 어릴적 꼬마가 수도자로서 최선을 다해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성당도 수도자도 성직자도 잘 모르지만 당신들이 어디선가 듣고 기억했던 "가톨릭 성당 스님"을 위해 축복해 주신 노부부와, 우리 젊은이들의 살아 있는 스승이라고 할 수 있는 주위의 많은 노인들을 위해 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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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바오로 수도회

성소 담당자

이 디모테오 수사

 

 

성소 문의

(02)986-1361 / 019-484-4622 E-mail : civado@ne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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