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녹)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군중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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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자]얼굴을 가리신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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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진 [kahlil1] 쪽지 캡슐

2001-06-25 ㅣ No.21574

찬미예수님†

 

잔뜩, 어두운 하늘은 금새라도 굵은 빗방울을 뿌릴것만 같네요.

조금은 우울할지도 모를 한주의 시작이지만, 우리! 예수님의 사랑을 생각하고, 실천하는 마음으로 한번 밝게 웃고

시작합시다! ^.^

 

주일 미사를 마치고, 어떤 한분이 나오셔서(저는 아직 본당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어떤 일을 하시고 그 명칭이 어

떠한지를 전혀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설명을 제대로 할 수가 없네요.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본당의 재정상태에 관해서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어려워지는 나라경제의 탓으로, 우리 믿는 가톨릭신자들의 가정경제도 많이 어려워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연

적으로 교무금이나 헌금같은 재정적인 지원이 넉넉하지 못하게 된 듯 싶습니다. 그러다보니, 본당내에서도 그 어

려움이 조금은 있는 듯 싶습니다.

그분은...말씀하셨습니다. 원래 저희본당이 참 빚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주임 신부님의 노력으로 그 빚을 모

두 갚을수 있었다고 말입니다. 그러기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셨을까요....

 

모든 면에서 아끼고 절약을 하셨다고 합니다.

냉난방기 사용을 최대한 줄이며, 모든 물품은 재활용하거나 아끼는... 그런데도, 사람들은 불평을 늘어놓았다고 합

니다. 그렇겠지요...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육신을 가진 우리인지라... 덥고, 춥고 배고픈 일에는 꽤나 민감하기

마련일테지요... 이해가 가면서도... 어쩔수 없이 가슴은 또 아파옵니다.... 그 순간에는 갑자기...느닷없이 개신교가

생각이 나더군요... 잠시 개신교였던 저라서...개신교교회의 사정을 조금은 알고 있었습니다... 이런면에는...조금은

개신교도와 좀 닮았으면.... 하는... 나쁜 생각도 들기도 했었답니다...(하느님 죄송합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본당의 신자분들도 그 수가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고 했습니다...

어째서일까..... 저는 그 이유를 알수가 없었습니다... 그만한 동네에... 신자수가 늘어나면 늘어나지...어째서 줄어들

까하구요....행여나...신부님이 너무 팍팍하셔서.... 그래서 다른 성당으로 옮기시는 것인가..하는 불경스러운 생각도

들기도 했었답니다. (신부님 죄송합니다.)

 

본당의 재정적인 사정이 좋지 않으니 조금씩만 노력해달라고 하셨습니다...

형제분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동안..... 앉아 계시던...신부님께서....갑자기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셨습니다.

잠이오셔서..그러신건가...눈을 부비시려는 것인가...하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왠걸요... 한참이나 그렇게 두 손

으로 얼굴을 가리셨습니다...... 갑자기...가슴이 너무나 아파왔습니다.... 너무나... 아파왔습니다...

 

우리의 선한 목자... 너무나 착하신..어지신... .험한 세상 풍파속에서도 조금의 흔들리심없이... 늘 강직한 그 모습

그대로... 서 계시는 우리의 사제....

그분이 잠시 얼굴을 가리셨습니다....어째서일까요....어째서... 그분이 어째서 얼굴을 가려야하는지요....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재정적인 지원을 이야기하는 가운데...신자분들은.... 그 심각한 상황에서... 그분들은...모두가 엉뚱한 짓을 하고만

계시는 겁니다... 모두들 딴곳을 둘러보거나, 딴짓을 하시는게 아니겠습니까...

가슴이 철렁하고 내려앉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아직 이런겁니다...

아직은.... 인간적인 면을 조금도 버리지 못하고 있는겁니다...

사람들이란, 부끄러움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줄때는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서 목소리도 커

지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그 반대의 입장에서는... 우리는 움츠리고..고개를 들지 못합니다.

내 자신이 얼마나 못나게 느껴질것인가...아.... 내가 왜 이지경에까지 이르렀는가하고 말입니다...

 

어째서... 그 형제분이 본당의 재정을 이야기하는데....너무나 어렵고 힘들게 말하는 것일까요...

왜 그렇게나 미안한 듯.... 그렇게 진땀을 흘리시는 걸까요....

 

신부님이 얼굴을 가리신 참 이유를 저는 알지 못합니다...

그저 짐작할 따름이지요.... 제 생각에는...아무래도... 너무나 슬퍼서가 아니었을까 하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하느님께 너무나 죄송해서가 아니었을까 하는 마음입니다..

당신의 자녀들이.... 당신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자녀들이... 그럼으로써 영세의 특권을 받은 자녀들이....

모두가...고개를 돌리고 있으니 말입니다...

 

" 형제 여러분, 우리는 하느님께서 마케도니아 여러 교회에 얼마나 큰 은총을 내려주셨는지를 여러분에게 알려

드립니다. 그들은 환난을 만나 큰 시련을 당하면서도 오히려 기쁨에 넘쳤고 극심한 가난에 쪼들리면서도 많은 희

사를 했습니다. 나는 확실히 말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제 푼수대로만 희사한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희사까지도

했습니다. 그리고 부디 자기들에게도 성도들을 구제하는 일에 참여하는 특전을 달라고 자진해서 간청해 왔습니

다. 우리가 기대도 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들은 먼저 주님께 그들 자신을 바치고 하느님의 뜻을 따라

서 우리에게도 헌신하였습니다. " -----Ⅱ고린토 8 : 1 - 8 : 5 -----

 

제가 생각하는.... 이 마음이... 이 의혹이... 이 슬픔이..... 오해로 인하였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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