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녹)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군중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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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안식년이 어떤 년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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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04-09-26 ㅣ No.71722

 

 추석 연휴가 시작되었습니다.  본당에서 교우들과 함께 지낼 때는 추석 때 바쁘게 지냈습니다. 하지만 교구 사목국에 있으면서부터는 밥은 어디로 가서 먹을까 고민하면서 지내는 추석입니다. 이번 추석에도 많은 분들이 가족들과 함께 하기 위해 고향으로 가리라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둥근 보름달만큼이나 풍요롭고 즐거운 추석이 되셨으면 합니다.


 가족들과 친지들과 만나면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제가 며칠 전에 들은 이야기를 몇 가지할까 합니다.


 이번 서울 대교구의 인사이동 때 한 신부님께서 안식년을 하게 되셨습니다. 안식년이란 10년 정도 사목을 하시면 1년 정도 공부도 하고 좀 쉬면서 재충전을 하는 기간을 말합니다. 신부님께서 미사 후 공지사항 때 ‘저는 이제 안식년을 하게 되었습니다.’라고 말씀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당에서 교우들과 인사를 나누는데 한 할머니께서 신부님께 이렇게 말씀을 하시더랍니다. '신부님 안됩니다! 안식년이 어떤 년인데 안식년하고 간다고 합니까!’ 신부님은 할머니의 말씀을 듣고 한참 웃으셨다고 합니다.


 이번 이야기도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라고 합니다. 한 신부님께서 혼인 교리를 하시고 혼인 미사 때 증인이 있어야 한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랬더니 한 젊은이가 혼인 미사 때 증인을 데려왔는데 그만 ‘여호와의 증인’을 데리고 왔다고 합니다. 여호와의 증인라고 해서 꼭 안 될 것은 없지만 아마 신부님의 말씀을 잘 못 알아들은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어느 날 신부님께서 아침 미사를 마치고 마당에서 교우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데 한 할머니께서 신부님 손을 꼭 잡으시면서 알렐루야를 연발하시더랍니다. 그래서 신부님께서 할머니 무슨 좋은 일 있으세요. 라고 물어보셨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할머니께서 하시는 말씀 ‘영감이 죽었어!’ 혼자 살기 잘했다는 생각입니다.


 끼리끼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자 성어로는 ‘유유상종’이라고 합니다. 사실 이 말이 주는 느낌은 그리 좋은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 보면 이 말이 맞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양이와 쥐가 아무리 좋은 마음으로 지내려 해도 결국 쥐는 고양이가 배고플 때는 한 끼 식사밖에 되지 않을 것입니다.


 자연에서도 이런 이치를 어느 정도 찾을 수 있습니다. 사막에는 비가 오지 않고, 아프리카 밀림에는 많은 비가 내립니다. 우리가 볼 때 사막에 비가 많이 오고 아프리카 밀림에는 적당히 비가 왔으면 좋겠는데 사막은 비가 더욱 내리지 않고 밀림에는 더 많은 비가 풍족하게 내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어떤 과학자가 이런 설명을 하더랍니다. 사막에는 물이 적기 때문에 비도 적게 내리고 밀림에는 많은 물이 있기 때문에 비가 더 내린다고 합니다.


 늘 기쁘고 감사하게 사는 사람은 하느님께서 더 많은 축복과 은총을 주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늘 불평과 불만에 가득 찬 사람에게는 그만큼 더 화날 일들이 더 생기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고향으로 가는 길 조금 막히고 짜증이 날지라도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가족들과 아름다운 시간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우리들의 따뜻한 마음과 넉넉한 나눔이 함께 하는 이웃들에게 하느님 사랑의 은총으로 비추어 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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